2009년 8월 5일 수요일

복숭아의 독특함

복숭아는 사과나 감자와는 질감이 차이가 있다.
일단 털이 복슬복슬하고, 그보다 살짝 안쪽은 물컹하다. 그리고 깊어질수록 단단해진다.
그래서인지 면도기처럼 생긴 감자칼로는 복숭아를 깎을 수 없다.
사과나 감자는 그 칼로 잘 깎이거든.

두번째 실험은 식탁에서 스테이크 써는 나이프. 역시나 나이프로도 껍질을 벗겨내기 힘들었다.

세번째는 과일칼(과도). 음. 당연히 과일칼로는 잘 깎이네.
과일칼로는 스테이크는 잘 안 썰리거든. 어떤 식의 날의 설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다 특징이 있네.
그냥 톱니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내가 가진 과일칼은 2개인데, 하나는 톱니가 없고, 하는 2mm 정도의 주기를 가진 톱니가 있지만 여전히 고기 나이프는 아니고 과일칼이거든.

치과의사는 칼을 많이 쓰니까 그런 특징들이 연구하는 게 언젠가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외과 수업시간에 배운 게 대략 5가지 종류쯤 되거든, 그냥 암기식으로 외웠지만 나중에 직접 써보면 알겠지. 면도기, 치실, Dental bur도 마찬가지일꺼라고.

자, 그럼 이번에는 얼마의 두께로 과일을 잘라먹으면 맛있을 까?
Wegde 방식으로 자르는 게 사실 감자, 사과, 복숭아에서 모두 일반적이다.
Sphere를 대략 8~12등분으로 자른게 wegde.
감자는 slice로도 많이 잘라먹는다. Potato chip이 되게.
사과도 그렇게 잘라먹어도 맛있던데.
복숭아는 그렇게 먹으면 왠지 맛이 없는 것 같애.
사과와 달리 물컹한 부분이 여기저기 있어서 그렇게 얇게 자르면 너무 물컹해져서 씹는 맛이 없어지거든. 그리고 복숭아는 사과와 달리 신맛없는 단맛을 가지고 있긴하지만 당도가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복숭아는 slice보다는 wedge로 먹어야 될 것 같다.

@ 나는 치즈, 감자, 고구마, 오이 왠만한 것들은 다 slice로 먹는 걸 선호하는 데, 복숭아는 예외로 해야 겠다.

2009년 8월 4일 화요일

CFL(Compact fluorescent lamp, 절전형 형광등)

. CFL Lightbulbs in Plain English
  . http://www.youtube.com/watch?v=cF5g0FgZQsA&feature=fvst

. CFL wikipedia
  . http://en.wikipedia.org/wiki/Compact_fluorescent_lamp

기존 백열등 소켓에 CFL 전구가 끼워지는 데, 모양도 꼬불꼬불해서 더 간지나고 전기세도 아껴진다니까 바꿔야 겠다.

모양이 예뻐서 고급제품인 것 같아서 고르기 망설였는 데, 돈도 더 절약되면 안 쓸 이유가 없지.

사실 우리집에서는 2년 전부터 CFL을 쓰고 있었다. 뭐 전기효율 따위를 생각한게 아니라, 집이 좀 더 밝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일반 형광등을 전부 CFL로 바꿨거든. 그리고 부엌에는 예전에 살던 사람이 이미 CFL을 설치해놨었고. 방금 화장실도 CFL로 바꿨더니 더 밝아졌더라고.

2009년 8월 1일 토요일

해수욕장 여행

영어 선생님인 혜경 누나와 남편 Warren씨와 함께 강진/완도 남쪽에 있는 섬에 가기로 했다.
(수영장 등록 첫 날인데, 바다에 수영하러 가야해서 수영장을 못 간건 좀 아이러니한 것 같다.)
10년 전에 대학을 막 합격하고 다녔던 학원의 영어 선생님이셨는 데, 4~5년 전에 담양에 놀러갈 때 한 번 보고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형호가 자주 연락을 하고 있었더라고.

어젯밤에 갑자기 결정된 일이라서 또 한 명의 친구를 데려갈 수 있는 기회는 놓쳤다. 늦은 밤에 연락이 되는 사람이 있어야 말이지.

광주 -> 나주 -> 영암군(월춘산) -> 강진군 -> 마량면 -> 가사해수욕장 -> 강진 도자기 구경 -> 탐진강 은어 축제 -> 광주

옆에 있는 항구에서 배를 타고 섬으로 가고 싶었는 데, 기다리는 차가 100대가 넘어서 못 갔다. 한 번에 12대 정도 밖에 실을 수 없다나봐.
차는 못 싣고 가는 작은 배인줄 알았는 데, 그보다는 크네. 하지만 역시나 너무 많은 차가 기다려야 하니 결국 못 갔지.

의사소통을 위해서 3명 다 하루 종일 영어만 쓰게 됐다. Warren씨는 미국인인데, TESOL을 취득하면서 혜경누나를 만나 한국으로 오게 된 것 같다.
한국 말고도 동아시아 나라들을 참 많이 여행했더라고, 그리고 선생님이니까 한국인들을 많이 가르쳐봐서 나랑 대화할때도 별 어려움은 없었다.
1년 반씩 미드 보면서 이럴때나 한 번씩 써먹는 영어니까.

수영복도 안 가져가서 반바지도 빌려 입고 바닷물로 퐁당. 해수욕장에 있는 다른 꼬마들도 외국인 아저씨에게 관심이 많았다. 덕분에 더 큰 에어 매트리스도 꼬마들에게 빌리고 함께 놀 수 있었다. 영어 잘하는 꼬마도 있더라고.

모래사장이니까 당연히 flip-flop를 신어야 하고, 신발 벗으면 모래가 참 뜨겁지, 홀짝홀짝 뛰어서 바다로 달려가야.
하지만 바다도 처음 들어가면 춥다고, 담글수록 아래는 괜찮아지는 데, 바닷물이랑 공기의 경계가 항상 가장 추운 것 같애.
평영을 배워뒀더니 머리는 젖지 않고 개헤염으로..
하지만 결국 튜브에서 놀고 물장구치다보면 완전히 젖어버리는.
눈에 소금물이 들어가니 좀 따갑기는 한데 참을 만하고, 물도 흐리고 나무조각도 좀 떠있어서 물 속에 잠수는 좀 그랬다는..
Warren씨는 등치가 부인보다 크기 때문에 치어리더 놀이처럼 물 속에서 부인을 어깨에 업고 다녔다는. 음.. 나는 쉽게 부릴 수 없는 재주인 것 같네.

생각보다 거리가 멀어서 Warren은 왕복 5시간 정도 운전을 한 것 같다.
라디오도 들었다가, mp3도 들었다가, 이런 저런 얘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거지.

아, 내가 왜 국내 여행을 안 좋아하는 지 기억이 다시 났는 데, 그게 여러가지 편의시설이 불편하잖아. 화장실도 지저분하고, 주차장도 없으니까 여기저기 적절히 찾아서 차를 주차해야 하고, 차가 없으면 갈 수도 없고. (그렇지 나는 차가 없지.), 음식점도 그다지 깔끔한 곳에 가본 적이 없는 것 같애, 탈의실도 없고, 샤워장도 있기는 했는 데, 찬물로.
중간에 강진터미널 근처에서 커피를 한 잔 하려고 시내에 멈췄을 때도 주차할 곳이 없었다고.
하지만 재미있는 사람들과 놀러갔기 때문에 재미있었다.

전라도 여행을 가족 아닌 사람들과 가본적이 거의 없더라고. 왜냐면 어른이 되서는 전라도에서 살지 않았으니까.
(특히 나주 -> 광주 가는 길은 할머니를 보기위해 가족과만 항상 다니던 길이 었잖아.)

돌아오는 길에는 도자기 구경을 하려고 했는 데, 거의 문닫은 것 같아서 볼 수는 없었다. 그냥 다음에 봐야지.

대신 은어 튀김은 먹을 수 있었는 데, 이거 너무 큰 물고기를 통째로 튀겨놨더라고, 2만원에 8마리. 3명보다는 4~8명이 가서 조금만 맛만 보고 다른 걸 먹는 게 낫지 않았을 까 싶다. 은어 매운탕 같은 거라면 더 좋았을 텐데, 만들기도 번거롭고 치우기도 번거로워서 인지 팔지 않았다.
축제라서 수백명 자리를 만들어둔 모양인데, 우리가 앉자마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서 음식점 외의 야외무대에는 손님이 없었다.
탐진강 변에 그물을 쳐두고 직접 은어를 잡을 수 있게도 해두었더라고.

바자회 같은 것도 열려있고, 작은 페이스 페인팅이나 마술쇼도 있다던데, 비오니 그런건 다 물건너 간듯하고.
탐진강은 크기로 보면 음.. KAIST 앞에 있는 갑천이 생각나는 것 같다.

비가 엄청나게 와서 돌아오는 길에는 앞도 잘 안 보였어.
비오는 데 엄청 차까지 뛰어가고, 역시 장마철.
글쎄 은어를 먹을 때는 완전 베트남, 캄보디아, 미안마에 온 기분.

오늘 길에 길에서 복숭아도 사서 얻어먹고.
그렇지.. 길에서 배, 복숭아, 포도를 파는 곳이 간간히 있었지.

2009년 7월 30일 목요일

냄비 걸기

나는 양손 냄비보다 한손 냄비를 좋아한다.
양손 냄비(양수냄비)는 손잡이가 2개라서 두 손으로 잡을 수 있고,
한손 냄비(단수냄비, 편수냄비)는 프라이팬처럼 손잡이가 1개인 대신 길다.
예) http://www.interpark.com/product/MallDisplay.do?_method=Detail&sch=list&sbn=ane_prd&sc.shopNo=0000100000&sc.dispNo=008001&sc.prdNo=105307652

한손 냄비가 조리할때 더 편하거든 흔들어서 음식물을 뒤집거나 섞을 수도 있고.
양손냄비가 언뜻보기에 더 안전해보지만 손잡이가 짧아서 거의 항상 두손을 써야 한다고. 그리고 양손냄비를 한 손으로 잡으면 한손냄비를 한 손으로 잡는 것보다 위험해.

한손 냄비를 보면 손잡이 끝에 항상 구멍이 크게 뚫려있는 걸 알 수 있다.
어디에 쓰나 생각해보면 이걸 걸어둘 수가 있다.
마트에서 물건을 진열할때도 국자나 냄비를 걸어두거든. 그래야 좁은 공간에 많이 넣어두면서도 서로 겹쳐지지 않아서 쉽게 꺼낼 수 있다.
한국 서민 주방에는 별로 걸어놓는 곳이 없는 데, 서양 사람들 주방을 보면 주방가득 뭐가 걸려있다. 지진나면 와창창 떨어지기도 하고 말이지.

근데 사실 거는 게 그다지 비싸지도 않다. 보니까 우리집에는 5단 메탈렉이 있어서 피사탑처럼 철골로 되있기 때문에 갈고리를 걸 곳이 많더라고. 그리고 작년에 내가 S자 갈고리도 10개나 사왔기 때문에 거기에 걸면 된다.

http://www.interpark.com/product/MallDisplay.do?_method=Detail&sch=list&sbn=ane_prd&sc.shopNo=0000100000&sc.dispNo=008001&sc.prdNo=73315522
(10개에 800원 밖에 안하는 구나.)

대신 냄비를 많이 걸어두면 서랍장에 넣어두는 것보다 먼지가 잘 가라앉는 단점은 있지만 정말 편한 것 같애. 물이 좀 떨어지지만 설거지 후에 말리기도 더 좋고.

테이블

새로 테이블을 하나 샀다.
원래 집에 있는 거랑 똑같은 1800 x 900 x 750 짜리로.
보통 두 사람도 앉을 수 있는 큰 건데, 이리저리 책상으로도 쓰고 편해서,
주방에 두면 재료 준비나 식탁으로도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혼자 들 수 있을 만큼의 무게니까, 사람들 놀러오면 거실로 옮겨서 써도 될 것 같고.

황당한 사용법은 침대로도 쓸 수 있다는 것.
서울대 대학원 기숙사에 가보니까 침대가 이 테이블과 거의 같은 높이와 크기를 가졌더라고.
그래서 올라가서 누워봤더니 은근히 편하다.

테이블 아래에서 자볼 생각도 했는 데, 6살때 책상 밑에서 상상하던 톰소여의 모험 속 동굴 생활이 생각나서 말이지.
그 때는 정말로 텐트 같은 걸 너무 좋아해서 마당에서 텐트 치고 놀기도 하고 그랬다. 놀이에서 중요한 것은 좋은 장난감 뿐만 아니라 상상력이라고.
세상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장난치기를 좋아하고 그런식으로 2층 침대도 탄생 했겠지.

@ 액션 영화에서는 테이블이 쓰러지면 항상 방패나 엄폐물이 되던데.

잠긴 문

아무것도 없이 반바지/티셔츠 차림으로 복도에 나왔는 데, 문이 잠겨버렸다.
30초만에 일어난 일이라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더라고.
우리집은 자동으로 잠기는 문도 아니거든. 정상적이라면 절대 잠길 수 없지.

휴대폰도 없고, 지갑도 없고, 십원도 없다.
철저한 방범으로 방범창도 안 열리고 창문도 잠궈두었네.
1층 관리실 아저씨도 없었다. 다행히 15층에 사는 친구가 있어서 찾아가서 전화기를 빌렸다. 보조키를 가지고 있을 만한 친척이 엄마랑 이모.
엄마는 외출하셨고, 이모는 엄마에게 키를 넘기셨고.
가장 가까운 친척집은 외가(외할아버지 계시는)라서 거기서 잘 생각으로 1층으로 내려왔다.
머리 속에 들어있는 전화번호가 우리집 번호랑 아버지 휴대폰 뿐이더라고. 엄마, 이모, 외가, 동생 같은 번호는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자주 바뀌기도 하고 기억의 한계라서..

관리 아저씨가 자리에 이제 계시더라고. '주야'라고 써진 밤에도 하는 열쇠수리공 아저씨를 찾아서 전화를 했다. 문 앞에서 기다리는 동안 이웃집 사람도 지나가는 데, 복도 앞에서 들어가지도 않고 서성거리는 내가 이상했을 것 같다.
문이 부서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열리기를 바랬는 데, 생각해보면 이런식으로 보조 자물쇠가 또 다시 잠긴다면 그 때마다 수리공을 불러서 열어야 되잖아. 그래서 부수기로 했다. 보조 자물쇠는 부술 수는 있어서 아저씨 실력으로 열 수는 없단다. 아저씨는 마스터키나 진동으로 이리저리 떼려서 여는 자동 장치같은 게 있을 줄 알았는 데.
다행히 보조 자물쇠 이상이 맞더라고, 메인 자물쇠 이상이었으면 1개 더 부숴야 했잖아.;
아무튼 이번에는 디지털락으로 설치해보기로 했다.

드라이버를 망치로 쳐서 보조키의 열쇠구멍에 박고 스패너로 여러번 돌리니까 1분만에 열리더라고, 우유 투입구로 여는 방법도 있다고 하시는 데, 우리집은 우유 투입구도 막아뒀지.

. 보조키 부수는 비용 : 3만원
. 디지털락 새로 설치하는 비용 : 10만원
  . 배터리 : AAA 4개
  . 배터리 방전시 : 9V 전지를 이용
  . 배터리 수명 : 1년, 소모시 비상벨이 울림

2009년 7월 25일 토요일

생일케익

한국에서 생일 케익을 먹어본게 수백번은 되는 것 같다.
특히 기숙사에서 사람들과 많이 모여살면서, 회사에서 최대 30명 쯤 되는 모든 팀원들의 생일을 챙기면서, 그리고 대학원에 와서 동기들이 70명이나 되니까.

12살때까지 내 생일에는 둘 중 한 종류의 케익 밖에 먹을 수가 없었다.
엄마는 항상 본인이 만드신 동그랗고 커다란 노란색 빵을 주셨고,
아버지는 항상 광주에서 제일 큰 제과점(궁전제과)에서 흰색 케잌을 사오셨거든.

개인적인 경험이 그랬지만, 다른 사람의 케익을 먹을 때도 거의 대부분 동그란 케익을 먹어야 했다.

왜 한국에서 만드는 케익은 거의 대부분 동그란 걸까? (원통형말이다.)
물론 제과점에서는 토끼모양, 곰돌이 모양, 직사각형으로도 만들지만
내가 아는 길거리의 제과점(파리바게트 등..)들은 동그란 걸 제일 많이 만들고 토끼 얼굴모양도 결국은 원형(round)에 약간 변화를 준것이다.
비슷한 모양이 생각해내기도 쉽고, 대량생산도 쉽고, 포장할때도 편리할 테니까.

반면에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생일 케잌은 직육면체 모양이 더 많다.

케잌 모양이야 어떤 것이든 맛있으면 그만이지만 흥미롭지 않은가?
한국인은 서양 문화인 케잌을 들여 왔으면서 왜 미국에서 주로 만드는 거랑 다른 모양을 택했지? 한국에서 가장 큰 제과점의 공장에 설비를 넣을 때 디자이너가 그렇게 설계를 해서?

뭐 산업공학적인 내용들은 그렇다고 치고.
이제 케잌을 잘라보자.

사람들은 원통형의 케잌을 자를때 첫번째 컷은 지름(장경)을 따라 정확히 반으로 자르는 경향이 있다. 첫번째 컷은 항상 생일의 주인공이 한다.
그리고 다음 컷은 이제 아무나 하면서 나눠먹는 데, 첫번째 컷이 그렇게 되면 그 다음컷도 반지름으로 자르는 일이 주로 반복된다.
따라서 부채꼴 모양의 조각들을 사람들이 나눠 먹는 꼴이 되는 거지.

그런데 사실 부채꼴 모양은 상당히 불안정한 면이 있다.
케잌의 두께가 지금 주로 팔리는 것보다 절반쯤 얇고 부채꼴의 각도를 아주 작게 한다면 한 입에 쏙 들어가는 좋은 모양일텐데, 보통은 그보다 크게 자르거든.
그래서 먹기가 힘들다. 그리고 잘 쓰러지고 바닥에 잘 떨어진다.

우리는 왜 이렇게 먹기 힘든 케잌을 사야만 하는 걸까?

미국에서 많이 먹는 얕지만 직사각형 넓은 케잌은 자른 후에도 직사각형이라 잘 안 쓰러질것 같단 말이지.

물론 그 직육면체 케잌은 운반하기가 힘들다. 높이에 비해 너무 넓어서 한 손으로 들기가 어렵다.

한국인들은 운반의 편리성을 택했고, 미국인들은 자른 후 먹을 때 편한걸 택한건가? 아니면 넓으니까 글씨를 많이 쓰기 편하게 한건가?

그것도 그렇고..
한국인들의 케잌 섭취 습관을 생각했을 때, 케잌을 포장할때 초만 나이갯수만큼 싸주지 말고, 일회용 접시도 3~4개쯤 주고, 젓가락도 4~8개씩 끼워서 팔면 어떨까? 생일은 혼자만의 행사가 아니니까 케잌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나눠먹는 데, 접시, 젓가락을 따로 챙기려면 무지 번거롭단 말이지.
왜 제과점들은 이런 고객의 불편함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을까?

접시, 젓가락 세트를 2,000원쯤에 팔아도 될텐데, 패스트푸드점에서 세트메뉴를 고를때 항상 추천메뉴도 알려주고, 추가사항이 없는지도 물어보는 것처럼.

2009년 7월 23일 목요일

옛날 미드

이제는 옛날 미드도 많이 찾아보고 있다.
사실 simpsons만 해도 20시즌이니까. 시즌 10은 10년 전에 나온거고, 시즌 1은 20년 전에 나온거긴하지.
왠만한 유명한 미드들은 시즌 3~8까지 모두 나오기도 하고.

그보다 더 오래된 것들을 보고 있다고. 음. 1980~90년대에 나온 것들.
Startrek만 해도 그렇게 오래됐고, The wonder year도 그렇고.
이번주에 보기 시작한 건 Dawsons Creek.

이제 너무 많이 후비고 다녔더니 최근 나온 TOP 100 중에서는 거의 다 본 것 같아서 새로운 소스를 발굴하기 위함도 있고, 안 본 것들은 공포, 의학, 범죄쪽이 너무 많아서 보기 싫더라고.
1980년대로 가면 그런게 좀 적은 것 같거든.

그리고 현재만 본다고 서양인들(특히 미국인들)을 이해할 수는 없지.
사람은 누적적인 존재인데, 미국인들도 평생 드라마를 본거잖아.
자신들의 현재를 즐기면서도 그것은 과거랑 연결되어 있고, 과거를 추억하기도 하고.
요즘 나오는 것보다 속도가 조금 느리고 차분하고 상업주의에도 약간은 덜 찌든 미국인들.
정말로 많이 거슬러 올라가서 1920~70년대 것들을 보면 현재의 한국과도 mapping이 잘 돼.
한국이 50년간 그들을 따라하려고 엄청나게 노력했고 압축성장을 했기 때문에 서양인의 200년사가 우리의 50년에 모두 들어있고 그 사람들이 모두 살아있다고 하잖아.

옛날 미국드라마이긴 하지만 그 속에는 나의 친구의 모습도 들어 있고, 옆집 아저씨, 택시기사 뭐 그런 사람들의 지금의 행동과도 연결이 된다고.
요즘 미국 아버지들은 권위적인 모습이 별로 없는 데, 70's show를 보면 공화당을 지지하는 권위적인 아버지도 나오고, Dawsons Creek에는 손녀가 교회에 가지 않는 다고 서운해 하는 할머니도 나오고.

그리고 아시다시피 성문종합영어 같은 케케묵은 한국의 영어문제집은 100년 전 서구사회를 반영하고 있지.

옛날 미드도 보고, 옛날 영화도 보고.
로마의 휴일의 오드리 햅번을 분명히 젊은 시절 엄앵란씨는 따라했을 꺼라고.

내가 최신 미드만 본다면 미국의 10대나 요즘도 TV를 자주보는 사람들과만 대화가 되지만, 옛날 것들을 본다면 과거에는 TV를 많이 봤지만 지금은 잘 안보는 사람이라든지, 30~60대 사람들과도 대화가 가능하게 되는 거지.

그리고 좀 더 자세히 말해보자면,
현재의 미국 30대는 10년 전에 20대였고, 20년 전에 10대였기 때문에, 10년 전 20대를 타켓으로 하는 드라마와 20년 전 10대를 타켓으로 하는 드라마도 같이 보면 그 사람과 대화를 좀 더 깊게 할 수 있겠지.

Online-offline ratio, Online-offline gap

내가 14살 때, 아마 1995년 쯤, 방학 때 집에 앉아서 케텔 같은 BBS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 때 어머니께서 같이 나가서 공을 찰 친구도 하나도 없고 학원에서 수학 공부만 하거나 집에서 컴퓨터만 하는 걸 참 걱정하셨지. (물론 입시 공부에 해당하는 수학을 잘 한다는 것은 대견스러운 일이었지만, 친구도 필요한거잖아.)
그 때는 말하자면 Online-Offline ratio가 90:10에 가깝다고 해야겠지. Online에서만 놀고 Offline의 삶이 없었으니까.

그리고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Online에 있을 시간이 급격히 줄었어. 기숙사 학교인데 입시 공부하라고 하루 종일 교실이나 자습실에 앉혀두고 감시를 했으니까.
음 그럼 ratio가 10:90이 되네. 그래도 일주일에 몇 시간은 컴퓨터 수업이 있었으니. 그리고 내가 입시에 빠져 있는 동안 인터넷 혁명이 일어나서 사람들이 다들 e-mail을 만들고, 카페에 가입하고, 채팅을 하고, 번개를 하고, 홈페이지도 만들었지.

대학에 가서는 KAIST 교내 BBS를 엄청나게 했어, 하지만 다시 90:10이 되지는 않았지. 왜냐하면 그 때부터는 사실 online과 offline의 gap을 줄여나가기 시작했어.
Offline에서 친한 사람들이 모두 online에서 친한 사람이 되었다고, 물론 몇몇 사람은 online에서 더 친했지만. (Offline에서만 친하고 online에서 안보이는 사람은 거의 없었군. 생물과의 일부 친구들을 빼면.. 그 친구들은 대부분 의대로 편입했고.)
그렇게 online과 offline의 gap이 줄어든 행복한 시절이었지.
회사에 취직해서도 옆 사람과도 MSN, e-mail을 사용해야했지. 단지 말로만 전달되고 물질을 주고 받는 일이 아니니까. 서로 프로그램을 같이 짜고, 프로젝트 일정을 공유하고, 문서를 주고 받고 그런것들.
어떤 것은 메신저가 더 편리했고, 어떤 내용은 메신저로 하다가 안되면 직접 사람들이 내 자리를 찾아와 내 등을 두드리고 그러면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했지.
채팅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일회적이었고 다시 보거나 오프라인에서 보는 일은 없었다고.
online과 offline ratio가 아마도 60:40이 아니었을까.
IT 회사니까 하루종일 컴퓨터만 했을 것 같지만, 세미나도 있고, 회의도 있고, 카페에서 잡담도 해야 하고 뭐 그런 시간들이 있으니.

회사를 나와서 학교에 복학하고 나서 online시간이 늘었지. 왜냐면 offline의 친구들이 대전에 더 이상 없었거든.
그러다가 다시 DEET 준비를 하면서 고등학생처럼 10:90이 되서 입시학원에서 공부만 했지.

치대에 들어가니 의외로 1학년 때 시간도 있고, 학교 자체는 online을 매우 싫어하고 치의학이라는 전공의 모든 시술과 대부분의 communication이 offline에서 일어났지만 모든 수업시간에 노트북을 쓸 수 있었어. 220V 전원이 들어오는 곳에 앉았거든.
그래서 다시 online-offline ratio가 50:50이 되는 균형을 이루었지.

online-offline ratio가 50:50이 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 균형 잡힌 삶이지. 컴퓨터를 잘 못하는 보수적인 분들(인터넷 중독을 막는 법을 만들어야 된다는 분들, 인터넷/미디어에 이런 저런 규제법안을 만드는 분들)은 10:90이 적당하다고 보시겠지만 내 생각에 우리의 미래는 50:50이거나 30:70이라고. (뭐 직업에 따라 좀 다르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online-offline gap이라는 거지.
online-offline ratio로 봤을 때, 나는 매우 균형적인 삶을 살고 있지만,
지금의 상황은 예전처럼 균형적이지 않아. 왜냐면 내가 offline에서 매일 보는 치대생들은 대부분 online을 안 쓰거든. 내가 online에서 친한 사람들은 대부분 서울에 살거나, IT 종사자(혹은 공학/과학자들)니까.
결국은 내 자아도 이분화될 수 밖에 없어. 이 Gap이 커질수록 내 가랑이는 찟어지고 다중인격이 될지도 모르는 거지.

나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이 사회도 online-offline ratio도 맞춰야 하지만, online-offline gap을 줄여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사실 해법은 시간 분배라기 보다는 online과 offline 세상을 모두 편리하게 만들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유하고 mirror image로 만들어갈 필요가 있는 거지.

정부와 민원인의 입장이라고 친다면, 어떤 일이든 online, offline 양쪽에서 동일하게 접수되고 처리될 수 있는 수준을 갖춰야 한다는 거지.

경영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면 경영학 책을 본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조금은 말을 해주거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바쁘게 사는 지 그런 것들 말이지.
그리고 재미도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쁜 아이돌이 춤을 추고, '1박 2일' 같은 TV 프로에서 강호동이 노는 게 재미있겠지만, 나는 경영학책이 차라리 더 재미가 있다고.

뭐 나도 아주 전문적인 책을 보는 건 아니고 그냥 베스트셀러로 팔리는 것들 말이지. (베스트셀러라면 사실 보편적으로 독자(사람)들이 많이 좋아한다는 소리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예 책 자체를 읽지 않으니까. 책을 읽는 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평균보다는 나은 거라고.)

그래서 읽긴 하는 데, 좋은 말들이 역시 많아. 왜 이렇게 당연하고 좋은 말들이 많은 데, 많은 사람들은 실천을 하지 않을 까 의문이 들기도 하고, 과연 내가 속한 사회(한국사회, 그리고 내 전공관련되서.)가 이런 것들이 잘 통하는 지도 모르겠고.

내가 왜곡된 이상한 사회에서 사는 것인지, 그래도 공부해두면 알게 모르게 평생 도움이 될지 모르겠어.
나도 내 나름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인생을 살고 싶은 데, 나태해져서 안될때도 있고, 최선을 다해서 살았는 데, 그 결정에 대해 남들이 비난할 때도 있고, 손해본 것 같을 때도 있고 말이지.
뭐, 예를 들자면 나는 남는 시간에 신문을 읽었는 데, 다른 사람들은 그 시간에 술을 마시면서 자기들끼리 친해져서 나만 왕따가 되서 결국 버려진다든지 그런거.

지식이 많은 사람보다 친구가 많은 사람이 성공하는 다는 것도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이기는 한데, 어떤 친구가 도움이 될 친구인지 그런게 어디 정해져있는 게 아니잖아. 이리저리 공부해두고 주워들은 지식 중에 세상 어떤 것이 나를 지켜주거나 도와줄지 모르는 것처럼.

내가 아는 어떤 친구는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려고 e-mail을 보내곤 하는 데, 의도와 다르게 사람들은 그 친구가 e-mail을 보내는 걸 몹시 싫어하기도 한다는 거지. 남들하고 친해지려고 어떤 행동을 하는 데, 남들은 오히려 그 행동때문에 그 사람이 싫어진다면 이거 얼마나 난감한 일이야.

내가 남들과 친해지려고 수없이 재잘거리는 말들도 남들이 듣기에는 잘난척이고 궤변이기도 하다는 거지. 그냥 남들처럼 '안녕', '괜찮아?'라고 뻔하게 routine하게 물어보는 게 낫지 괜히 도움준다고 이것저것 하는 말 싫어하는 민족이라는 거지.
그들의 반응은 '너 잘난건 알겠는 데, 그런 네 능력 따위 우리한테는 필요 없어.'라고.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이 많은 것은 과연 재주인지, 저주인지 알 수가 있냐고?
(미드 'Monk'에서 주인공이 하는 말처럼)

@ 내 인생을 경영하기 쉽지 않다고.

어떤 인생을 살게 될 것인가?(어떻게 살아야 할까?)

세상에서 여러가지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있을 텐데,
그런 것 중에 내게 해당되는 한 시나리오를 생각해보자면 말이지.
나 같은 사람은 내가 잘 하는 아주 좁은 영역의 몇가지 일(좁다면 좁고, 여기저기 잘 써먹는다면 그렇게 되기도 하긴하는 데.) 외에는 사실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훨씬 못하는 거 많거든.

뭔가 사고력을 동원해서 머리를 쓰고 그런건 잘 한다고 생각하는 데, 세상 사람들이 그런 일을 내게 주지 않고, 그런 일을 주더라도 적절히 평가해주고 보상해주지않으면 다 필요없다는 거지.

말하자면 청소를 하거나, 인사를 하거나, 햄버거를 뒤집거나, 물건을 나르거나 하는 일들만 평생시키면 하위 10%에 해당하는 인간이 될 수도 있다고.

수학이나 과학이 들어가는 시험이 있으면 상위 1%까지는 해볼만 한데, 과연 이 사회가 그런 사람을 필요로 하느냐 이거지. 일단 대학 시험이나 직장에서 그런 걸 좀 이용하고 영어성적으로 인간을 뽑기는 하는 데, 그 후에 그게 얼마나 필요할지 말이지.
어찌보면 나는 몇몇 종류의 시험문제만 잘 푸는 기계이기도 하다고.

그 외에 검색엔진에서 뭔가 찾는 법, 분석해서 보고서를 쓰는 일, 컴퓨터 코딩 간단하게 하는 것, 그 외에 잡다구리한 지식들, 열심히 컴퓨터에 정리해두는 습관이나 뭐 여러가지 습관들이 있기는 한데, 그런 것들도 사회가 크게 가치를 쳐주지 않는 다고.

특히나 50~60살이 된 어느날 사업이 망한다든지 했을 때, 과연 내게 사회가 줄 기회가 뭐가 있겠냐는 거지. 아무리 날고 뛴들 차라리 정치인들처럼 인맥이 많아서 한 자리 하기도 힘들다치면, 아파트 경비나 맥잡들만 좀 남아 있을 텐데, 근육에 힘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남 밑에서 묵묵히 구르는 걸 잘하는 것도 아니고 완전 바보 된다는 거지.
수학 문제 잘 풀어서 남들보다 점수를 2배로 많이 받았다고 해서, 햄버거를 2배로 빨리 만들리는 없잖아.

그리고 수학이나 컴퓨터나 잡다구리한 지식이나 그런것도 수십년간 안 쓰면 다 잊어버리지 않겠어? 그럼 내게 그 때까지 축적해둔 자산 외에 뭐가 남는 거지?

모르겠어, 그 날이 50~60살이 아닌 80살에 올 수도 있는 데, 그럼 쓸모 없는 인간되서 돈 까먹으며 살다가 병이 들어 죽거나 혹은 돈이 먼저 떨어져서 죽겠지.
그런 것까지 고민하면 답이 없는 것 같애. 뭐 그 날이 오면 그동안 수고하셨으니 이제 편히 여생을 잘 쉬라는 소리 들으며 살겠지.
그냥 그 때까지만 열심히 살고 짧고 굵게 죽을까보다.

좀 가늘고 오래 살아보려고 이 길을 고른 것이 과연 제대로된 짓인지 모르겠어.
빛나는 20~40대를 살아야지, 재미없게 50살까지 살다가 은퇴해서 돈이나 까먹고 있는 게 과연 보람되게 사는 인생일까?

하고 싶은거 다 해보고 화려하게 40살이나 50살까지만 살고 죽는 게 누구말처럼 멋진 인생 아닐까?

2009년 7월 16일 목요일

Micropackage

생각해보면 USB 메모리 같은 제품은 참 독특하다.
굉장히 비싼 매체거든. 하드, DVD 같은 것에 비해 용량당 가격이 수십배 비싸다.
하지만 너무도 작고 편리해서 사람들이 다들 사용하는 거지.

소포장도 4인 가족 기준을 넘어서, 1인 가족기준, 심지어는 단 1개 분량으로 줄이면 어떨까?
식빵도 딱 1~2장만 넣어서 팔고, 치즈도 1장, 햄도 1장만.
완제품으로 된 샌드위치는 지금도 팔고 있지만, 그런거 말고, 반제품들을 모두 개별단위로 팔아서 알아서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말이지.
피자에 딸려 나오는 케찹, 디핑 치즈 소스처럼.
다들 10g 단위로 수십가지 재료를 파는 거지. 오이, 당근, 상추, 양파도 2~4cm 직경에 2mm 두께로 잘게 잘라놓고.

라면도 짜장범벅 같은 제품이 작긴 한데, 그것보다 1/2 ~ 1/4 사이즈로 내 놓으면 어떨까? 마치 시식코너에서 딱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분량처럼.

편의점 같은 전문점을 만들어서 그런 수백가지 재료들을 파는 거지.
이 전략의 장점은 분량을 작게해서 가격도 싸고, 소비자들이 수많은 재료를 알아서 잘 골라서 조합하게 만든다는 것.
단점은 한 번에 수십가지 재료를 동시에 출시해야 되기 때문에 초기에 리스크가 크다는 것. 한국 소비자들이 과연 이런걸 좋아할까?
미국 소비자들은 양 많은 거 좋아하니 싫어할지도 모르겠고.
일본 10~20대 여성 소비자들은 좋아할 것 같기도 하다.
점심시간에 아기자기하게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조합을 골라서 만들어 먹는 거지.
자기들끼리 여러가지 방법을 연구해서 새로운 레시피도 만들고 인터넷에 서로 올리면서 즐기지 않을까?

@ 일드를 보고 있으니까 이런 생각이 드는 것 같애.

2009년 7월 12일 일요일

중국집

중국집은 항상 최저가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는 데,
점점 세분화되는 것 같다.

사실은 내가 회사처음 들어왔을 때, 1인당 4만원 하는 청담동 시안이라는 중국집에 한 번 갔었거든. 가본 중국집 중에서 가장 비싼 듯.. (법인카드 예산이 좀 부족할 뻔 했다는.)

그 후로 검색팀에 있을 때는 2만원대 코스요리 파는 중국집에 가끔 팀장님이 데려가셨던 것 같다.
코엑스 동천홍이나 칸지 고고도 거의 매주 갔었구나.
동천홍은 서빙하는 아저씨가 친절했고, 칸지 고고는 밸렛 파킹이 됐다는.(하지만 걸어서 가는 데 그런거 뭐 되건 말건.. 칸지 고고에서 짜장면만 먹는 사람들도 우리팀 밖에 없었다. 보통 고급요리 먹으러 가는 곳인데.)

학생으로 되돌아갔으니까 그 뒤로는 싼 것만 먹고 살았나 싶었는 데,
짬뽕 전문점에도 친구들이랑 대전에서 한 번 갔던 것 같다.

그리고 전대 후문에서도 친구들과 다니는 중국집이 최저가는 아니다.
생각해보면 1~2천원 정도 더 비싼데, 식기는 2만원 이상하는 것 같고 (인터넷 찾아보니.) 자취생들이 집에서 쓰는 식기보다는 약간 더 나은 거라는 거지. 깔끔하고 서빙도 더 친절하게.
소스도 OX 소스 같은 걸 써서 맛도 차별화하고.

학생들도 더 이상 싼 중국집만 가지는 않는 다는 거지.


2009년 7월 9일 목요일

마스킹 테이프

지난 2년간 힘들게 내가 가진 모든 물건에 각각의 용도를 적으려고 작은 종이를 테잎으로 부치곤 했는 데, 왜 진작 마스킹 테이프를 생각 못했는 지 모르겠다.

마스킹 테이프에 먼저 글씨를 쓴 다음에 붙이든지, 붙인 다음에 글씨를 쓰면 되잖아.;

인터파크)
http://search.interpark.com/dsearch/total.jsp?wf=2&tq=마스킹테이프&mbn=gnb&mln=search_btn&bl_id=M10121

다이어리를 쓸 때도 일정이 2박 3일, 5박 6일쯤 되는 장기 일정일 때는 쭉 줄로 그어서 쓰는 것보다 테이프를 붙여버리는 게 편한 것 같다.

치과용 도구나, impression, wax 위에도 붙여서 써야지. ㅎㅎ

@ 스티커 인쇄를 하면 제일 편할 것 같은 데, HP프린터로 되는 건가, 또 사야 되나;

2009년 7월 8일 수요일

Timeout

가끔 느린 컴퓨터는 고장난 컴퓨터처럼 동작할 때가 많다.
특히 웹에서 그런일이 많은 데, 왜 그런지 생각해보면 timeout 때문인 것 같다.
timeout이라는 것은 너무나 일이 늦게 처리될 경우에 뭔가 이상이 생긴 것으로 판단하고 일을 멈춰버리는 것. (이론적으로는 halting problem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다.)
결국 너무 느린 컴퓨터는 버리고 더 빠른 걸로 살 수 밖에 없다.
이론적으로 전혀 문제 없이 동작한다고 생각이 되어도 자꾸 timeout 같은 것에 걸리면 어쩔 수 없이 못 쓰는 거라고.

말하자면 체온이 26'인 사람이 단순히 정상인(36.5')보다 효소 반응이 절반 느리므로 50%의 속도로 움직이지 않고, 46'인 사람이 단순히 2배 빨리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체온이 10도씩이나 변하면 그냥 죽을 수 있다는 거지;

질문들

전산학 전공일때는 사람들이 내게 컴퓨터 고쳐달란 소리를 많이 했는 데,
어느 순간부터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프로그래머로 채워지면서 그런 소리는 거의 사라지게 됐다.

그리고 몇 년 뒤, 새로운 전공을 가지게 되었는 데, 사람들이 예전보다 내게 더 많은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다행인 점은 친구들은 나를 임플란트 가격이 비싸다면서 몰아세우지는 않는 다는 것. 많은 택시 운전기사 아저씨들은 나를 몰아세우거든.

당연히 나는 아직 무면허지만 그 사람들은 내게 그냥 질문을 한다.
제대로된 치과의사가 되려면 지금부터 열심히 듣고 어떻게 내가 도움을 줘야할지 생각하는 것도 훈련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단순하게 돈이 얼마 들지 물어보는 사람도 있고, 치료기간을 묻기도 하고, 서울에서 제일 유명한 교정치과가 어딘지 묻기도 하는 데, 이런 것들은 내가 정말로 대답해 줄 수가 없다.

그 중에 제일 흥미로웠던 질문은 사실 위와 같은 기술적인 질문들이 아니었다.
아는 누나가 한 질문인데, 그 누나의 친구가 있는 데, 사각턱이라고 생각을 한단다. 그래서 치과에 가서 교정을 하고 싶은 것. 그런데 교정을 하면 2년이 걸린단다. 그녀의 나이는 29살.
그녀는 소개팅을 먼저 해서 시집을 간 다음에 교정을 해야 할까? 아니면 교정을 마치고 예뻐진 모습으로 남자를 꼬셔야 할까?
뭐라고 대답해줘야할지 모르겠더라고. 그런데 정말로 이런걸 물어볼 환자가 미래의 어느날 내가 치과의사가 됐을 때 매달 1~2명 쯤은 있지 않을까?
신문에서 고민 상담을 들어주는 Dear, Abby가 된 기분.

교정을 한 후에 예뻐지는 건 사실인데, 교정 중간 동안에는 와이어를 끼니까 교정하기 전보다 남자들이 더 싫어하지 않을까 고민하더라고. 29살이면 그래도 소개팅이 많이 들어오는 데, 31살이 되면 30살이 넘어서 소개팅이 안 들어올까봐.
설측교정도 치과에 문의해봤냐고 했더니, 가격이 비싸서 망설이더라고. 그리고 기술에 대한 신뢰도 떨어지고. 설측교정과 협측교정 중에 어떤 것이 결과가 좋겠냐는 기술적인 질문에 대해서도 내가 대답할 수는 없었다.

면도

가끔은 게을러서 이틀정도 면도를 안하는 때가 있다.
그럴때는 도저히 신경이 쓰여서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다.
나는 턱을 쓰다듬는 습관이 있어서 계속 턱을 쓰다듬는 데,
뭔가 거칠거칠하니까 턱뿐만 아니라 온몸이 고슴도치가 되버린 기분이 든다.

턱을 쓰다듬는 습관은 아마도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에서 온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사람들은 뭔가 깊게 생각한다는 제스처로 그런 포즈를 시도하니까.

2009년 7월 7일 화요일

A형 간염 백신

맞으려고 여기저기 알아보는 데 없다.
의료에 관심 많은 사람이 나만 있는 게 아니네.
그래도 나는 이 분야에 있으니까 일반인보다 빠르지 않을 까 싶었는 데,
일반인들이 백신을 다 맞아버렸나보다.

인상적인 점은 상도동 집 옆에 있는 중앙대학교 병원에서 맞으려고 했는 데,
첫 화면에 뜨는 팝업이 'A형 간염백신 일시 품절'이라는 것.
문의하는 사람이 정말로 많았나보다. 7월 중순~말 입고 예정이라고 친절하게 안내 되어있다. 역시 병원이 이 정도는 광고해줘야지;
http://ch.caumc.or.kr/
(중앙대 병원도 2개인가보다. 동작구랑 용산구에)

어제 연락했던 관악구, 강남구 보건소에도 없더라고. 보건소 어디에도 없는 건가. 보건소에 문의하니 가까운 소아과들도 알려주던데.
같은 백신이라도 보건소나 대학병원이면 좀 더 저렴할 것 같기도 하고 물량도 많을 것 같아서.

들어간 김에 보니, 중앙대도 학부에 치대는 없는 데 치과는 있네.
대부분 교수진들은 서울대 인 것 같고, 전남대, 조선대도 하나씩 있고.
진료하는 날은 거의 주 3~4일쯤 되는 것 같다. 다른 때는 수업이나 연구중인가?
진료 스케쥴로만 보면 널널해보이지만 인생 그렇게 한가하게 놔두는 대한민국이 아니잖아.

북구 보건소나 전대병원, 광주 어느 개인병원에서 맞아도 되지만 그냥 평소에 가볼 일 없는 서울에 있는 다른 병원 견학가보고 싶어서. 이리저리 찾는 중.

2009년 7월 6일 월요일

빨간색 가이드

영화에서 스나이퍼 총을 보면 항상 빨간색 빛으로 가이드를 해준다고.
과연 사수가 어디를 지금 조준하고 있는 지 보여주는 거지.
그 빨간 포인트만 봐도 범죄자들은 패닉에 빠지잖아. 그 점을 피하려고 도망도 가보고.

안경이나 카메라에 적용하면 어떨까?
안경 테두리에 적외선 LED들을 박아서 과연 내가 안경으로 지금 어디를 보고 있는 지 배경에 표시를 해주는 거지.

카메라도 마찬가지로 이 카메라가 현재 공간의 어디까지를 사진에 담을 수 있는 지 빨간선으로 표시를 해주는 거지. 그럼 단체 사진을 찍을 때 가장자리에 찍히는 사람도 자신이 과연 사진 안쪽에 서있는 지, 바깥쪽에 서 있는 지, 팔이나 다리가 짤려서 안 보이는 건지 쉽게 할 수 있잖아.

3층 침대와 육각형 튜브

잠수함이나 항공모함에서는 3층 침대는 거의 필수인 것 같다.
좁은 공간에서 일단 많은 사람들을 재우려면 그렇게 해야 된다고.

그런데 3층 침대가 반드시 완벽하게 포개진 3층이 되어야만 할까?
한 사람이 자야하는 공간이 반드시 옆에서 봤을 때 직사각형이 되야 하냐고.
벌집모양인 납작한 육각형으로 설계하면 좁은 공간에 더 많은 수면 공간을 끼워넣을 수 있지 않을까?

왜냐면 말이지 사람은 sagittal section의 medial에 가까운 몸통이나 얼굴 부위는 두꺼운데, lateral 쪽에 해당하는 팔다리는 얇거든, 말단인 손, 발은 더 얇고.
그러니까 6각형으로 집어 넣는 게 더 나을 수가 있는 거지. 어쩌면 자는 사람에게도 더 편하게 될지도 몰라, 침구를 잘 설계해서 집어 넣는다면.
마치 욕조에 팔을 걸치고 편히 쉬다가 잠이 드는 것처럼 말이지.

주둥이가 2개인 PET병

. 주둥이가 2개인 PET병

주둥이가 2개인 PET병이 있었으면 좋겠어.
그렇다면 뚜껑도 2개가 되야겠지.

왜 주둥이가 2개인 PET병이 필요하냐고?
두 사람이 PET병 1개에 빨대를 꼽고 마실 때, 빨대가 자꾸 움직이니까 어느 것이 왼쪽 사람 것이고, 어느 것이 오른쪽 사람 것인지 헷갈리잖아.
주둥이가 2개라면 확실히 구분이 될테니 안 헷갈리겠지.

그럼 3명이서 마시려면 주둥이가 3개?

. 십자홈이 여러개인 종이컵의 캡

위와 같은 문제에는 다른 방식의 용기와 뚜껑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음료수를 주문하면 큰 종이컵에 담아주고 가운데 십자홈이 있는 캡을 씌워 주잖아. 그 십자홈은 평소에는 닫혀있다가 빨대를 찌르면 열린다고.
그 홈을 여러개 만들면 여러사람이 하나를 마셔도 빨대 위치가 고정되어 있어서 쉽게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있겠지.

. 문제점
  1. 경제학적으로 그런 것을 채택해서 주문량을 줄일 가게가 없다.
  2. 위생상 음료수 한 개를 여러명이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 문제점 피하기
  . 음료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 적용시킨다.


2009년 7월 2일 목요일

쥬스 만들기

믹서기를 새로 사서 쥬스를 만들기로 했다.

첫번째 야채는 당근.
생각보다 당근이 훨씬 수분이 적었다.
이거 너무 퍽퍽해서 먹을 수도 없고, 방망이처럼 저렴하게 아래에 칼날이 달려있으면 칼날 주위로 점점 당근 particle이 죽처럼 모이면서 위에 있는 큰 당근 덩어리가 내려오지 못해서 결국은 더 이상 갈리지 않게 된다.
다른 과일이나 야채 먹을 때 조금만 넣어야 겠다. 쉽게 갈고 싶으면 녹즙기 같은 걸 사고. 단맛도 없고 그냥 밋밋하다. 설탕이라도 넣어 마셔야 하나. 시중에 파는 당근 쥬스는 신맛이 매우 강한데, 전혀 신맛이 없다.
면으로 된 보를 이용해서 잘 짜내야 될 것 같다.

결론 : 당근은 갈기도 어렵고, 쥬스 대신 죽이 된다.

두번째는 참외.
참외는 수분이 많아서 한번에 쉽게 잘 갈렸다. 그리고 원래 단맛이 있으니 맛있더라고.

결론 : 참외 쥬스는 만들기 쉽고 맛있다.

과일/야채 쥬스에 첨가할 수 있는 것들.
설탕, 소금, 우유, 요구르트, 딸기잼, 꿀.

. 믹서기들의 장단점
참고) http://kin.naver.com/detail/detail.php?d1id=8&dir_id=80611&eid=cngu75HYMvka1ISsujXbZLlh65hR/BsK&qb=64u56re8IOylrOyKpOunjOuTpOq4sA==&enc=utf8&section=kin&rank=2&sort=0&spq=0&pid=fCxUidoi5Twsstsrjp8sss--470552&sid=SkxM1PMjTEoAAD7dxwU

2009년 6월 29일 월요일

화장법(make-up)


좀더 편하게 화장을 하는 방법은 없을까?
보통 여자들은 엄마, 이모 화장품을 몰래 가져다쓰면 8살에도 화장을 하고,
뭐 대게 18살이면 당연히 모두가 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처음 몇년간은 화장이 참 엉성하다.
수능이 끝나면 화장품 업계에서 교양강좌를 열기도 하고,
친구들과 그 이후 평생토록 모여서 화장법을 서로 가르쳐주고 배운다.
미인대회나 결혼 같은 중요한 행사가 있으면 미장원이나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찾아가서 화장을 받기도 한다.

좀 더 나은 화장 도구를 개발해서 화장을 편하게 할 수는 없을까?
이미 여러가지 가루, 젤, 붓 등이 나와있지만 그게 어디 쉽냐고.
화장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여성이지만, 공학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성이다.

예를 들자면 3차원으로 얼굴을 스캔한 다음에 소프트웨어로 미리 얼굴의 구조에 따라서 이리저리 세팅을 해주고 제일 맘에 드는 게 완성되면 그걸 다시 얼굴에 그려주는 거지.

피부는 민감하니까 한 번에 많은 실험을 할 수는 없지만 소프트웨어로 스캔한 후에는 맘대로 이것저것 시도해 볼 수가 있다.

성형외과 소프트웨어도 많이 나오고 있는 데, 그런 것들을 좀 더 응용해보자는 거지.
아무리 성형외과 시술이 발달한다고 해도 매우 위험한 술식들이 많고, 골격이나 피부색 자체를 다 바꾸기는 쉽지 않으니까. 보톡스로 좀 부풀리고, 여드름 없애고, 점 빼고 밋밋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그것에 다시 색을 입히는 일은 아무래도 화장이 해줘야 하니까. 성형은 화장하기 전에 가질 수 있는 최선의 캔버스 상태를 제공하는 수준에서 역할을 마치게 된다.

그리고 3차원의 얼굴에 자동으로 혹은 반자동으로 색칠해주기 위해서 customized facial mask를 만든다거나 하는 것도 시도할 수 있겠지.
일단 그 기술을 처음부터 사람의 얼굴에 적용하기는 힘들테지만, 좀 더 모양이 단순한 팔뚝이나 허벅지를 위한 자동 문신 시스템이나 자동 화장 시스템을 만들고 그 다음에 안전한 볼(cheek)부터 시작해서 난이도가 높은 눈(eye)까지 가는 거지.

고체형광펜

기존에 나와있는 액체 형광펜보다 편할 것 같아서 사봤다.

. 장점
  . 잘 말라서 번지지 않는다.
  . 손에 잘 묻지 않는다.
  . 코딩된 종이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 단점
  . 색이 연하다.
  . 크레파스 같이 약간 물컹한 느낌이 든다.
    . 액체 형광펜은 펜촉이 플라스틱 같은 것으로 되어있어서 단단한데, 고체형광펜은 펜촉 자체가 안료이므로 사용할때마다 표면의 contour가 바뀐다.
  . 굵기를 맘대로 조절하기 어렵다.
    . 표면의 contour가 바뀌니까
  . 굵기가 너무 굵다.

. 위 문제들을 생각해볼만한 다른 분야들
  . 립스틱, 마스카라의 모양과 크기를 어떻게 설계해야 될 것인가?
    . 크게 찍어바르는 게 좋을까? 붓으로 바르는 게 좋을까?
    . 얼마 정도의 setting time을 주고 마르는 게 좋을까?
    . 수성, 유성의 특성을 어느정도로 조합할까?
  . 유치원생을 위한 크레파스의 모양, 크기
    . 크레파스를 잡다가 쉽게 부러지는 데, 끝부분만 크레파스로 하고 가운데 몸통은 안료가 아닌 플라스틱으로 감싸거나 그냥 플라스틱으로 하면 안될까? 어차피 짧은 크레파스는 사용하기 힘드므로 힘을 받는 부분은 안료보다는 다른 물질로 하는 것이 수명연장에 도움이 된다. (물론 파는 입장에서는 얼른 부러져야 새 것을 사게 되지만.)


2009년 6월 21일 일요일

Blood pack

. 헌혈과 수혈을 위한 적절한 혈액의 포장 단위

지혈은 항상 하겠지만, 내가 구강외과 수술방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수혈을 직접 해줄 기회는 별로 없어 보인다.

하나 생각해보고 싶은 점은 헌혈을 하게 될때 pack을 1개씩 채우는 데, 그게 과연 적절한 양으로 포장을 한 것일까?

헌혈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 사람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만큼 최대한 뽑은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pack 사이즈의 기준으로 잡고 있다.

하지만 수혈을 받는 사람 쪽에서 보면 어떨까?
과연 그 pack은 적절한 사이즈일까? 사람마다 받아야 하는 수혈양이 다르겠지.
pack을 반만 받는 사람도 있을 까? 어떤 사람은 여러개 받고 말이지.

아무튼 남는 피는 감염의 우려가 있으니 다음 사람에게 또 쓸 수는 없고 버릴텐데. 그럴꺼라면 가능한 소포장으로 가는 게 좋지 않을까?
물론 포장을 나누다가 중간에 오염이 될수 있으니까 조심해야 겠지만, 처음에 헌혈 받을 때부터 여러 pack에 나누어 들어가게 할 수는 없나?

무조건 큰 포장이 그 개별 환자나 의사에게는 편리할지 모르지만, 수혈을 받아야 하는 세상 모든 환자들을 두고보면 그렇지 않잖아.

소포장(기존의 1/2 포장)으로 피를 10% 절약할 수 있다고 치면, 그 방법을 시도해야 되지 않을까? 특히나 지금은 피가 부족하다고 그러잖아. 헌혈 받는 피가 남아돈다면 그런 생각 안해도 되지만.

그리고 피도 남으면 폐기물이라고. 의학적 폐기물들은 항상 위험하기 때문에 잘 처리해야 되니 비용도 많이 든다. 의학이 사람을 살리지만, 의학적 폐기물이 사람들을 더 괴롭힐 수도 있다고.

일단 병원에서 환자들이 피를 얼마나 쓰고, 얼마나 남기는 지, 통계를 내서 분석해야 되지 않을까나.

마취제나 다른 약품들의 1개당 용량도 그런식으로 결정했을 테고.


2009년 6월 20일 토요일

분실(Lost)

치대에 오고 나서는 불가피하게 물건을 정말 잘 잃어버리게 된다.
전산과에서는 backup도 쉽고, copy도 쉬워서 어떤 tool들도 다 repository에 save하면 잃어버리지 않아서 좋았는 데 말이지.

볼펜 쯤은 그냥 거의 매일 잃어버린다.
항상 흰가운, 양복으로 갈아입다보면 뭔가 떨어지거든.

수첩도 잘 잃어버리고, 최근에는 필통도 잃어버렸다.
치과용 도구들도 워낙 작아서 시술 중에 일단 바닥에 떨어지면 찾기가 어렵다.
그리고 감염 예방 때문에 가끔은 떨어지면 그냥 버리기도 해야 하고.

소모품도 굉장히 많아서 이것저것 다 쉽게 부서지는 것 같다.
물에 젖고, 불에 타고, 피가 묻고, 갈라지고, 가루가 되서 사라지고, 닮아 없어지고. (이런 물불 안 가리는 전공은 처음이야..)


Communication

글쎄 어떤 점이 나는 이 동네(광주 북구 문흥2동)에서 답답한 걸까?

예를 들자면 매주 토요일 이 시간(오전 8시 근처)면 주변에서 클래식 음악이 나온다. 굉장히 맘에 드는 선곡이라서 내가 좋아하는 곡들인데, 누가 틀어주는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우리집이 12층인데도 이렇게 크게 들리는 거면, 완전 온 동네에 울리는 걸 텐데. 지난 1년반동안 항상 같은 요일이라면 개인이라기 보다는 역시나 초등학교 같은 관공서에서 공무원(행정직원, 선생님, 교무주임, 교감, 교장 등..)이 트는 게 아닐까?
뭐 나쁘게 말하면 소음 공해라고 할 수도 있고. 왜냐면 듣기 싫은 사람이 있을 테니까.

중요한 점은 이런 것들이 논의될 공간이 별로 없다는 것.

만약에 KAIST 였다면 다들 ara BBS에서 내가 위에서 말한 모든 내용들이 구성원들에 의해 언급 됐을 꺼라는 거지.

. 누가 트는 거예요?
. 몇 분 동안이나 계속 되요?
. 선곡은 어떻게 해요?
. 이번주는 어떤 노래들이었나요?
. 소음 공해 아니예요?
. 음악이 너무 좋네요.

왜 이 동네에서는 그게 안될까?

1. 임계치 이상의 네티즌 밀도를 가지지 못해서.
  . 한국은 원래 의사소통이 되기 위해 필요한 임계치 이상의 인구밀도가 더 높다.
    스위스 같은 나라는 사람이 적어도 자기들끼리 신문도 만들고 하던데, 우리나라는 뭐든 자기들의 이야기는 별로 소중하지 않다고 생각하니까. 내 생각에 그 ratio는 한 10배 ~ 100배 정도 차이 나지 않을까?

. 어떤 지역 사회 내에서 인터넷에서 communication이 발생하기 위한 역치
  . 인터넷 사용률 x IT 교육수준 x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줄 아는 능력(글쓰기 능력 x 논술력 x 자신의 주관) x 여유시간 x 지역의 응집력(동질감) x 지역에 대한 관심

@ 이건 무슨 외계문명의 존재를 추정하는 드레이크 방정식같은 분위기.

Customized product

치과에는 가루나 액체로된 물질들이 매우 많다.
반제품들인데, 조금 가공해서 결국은 구강내 어떤 구조물에 접촉시켜서 negative impresion을 뜬 후에 이리저리 이용하는 거지.

결국은 그런 비슷한 것들이 인체공학이라고 팔리고 있고.

그렇다면 키보드, 마우스, 손목보호대, 마우스패드, 신발, 모자, 안경, 어꺠 보호대, 무릎보호대, 글러브나 다른 어떤 물건들도 그런식으로 제작해서 만들어서 팔면 안될까?

키만 주고 배열은 소비자가 반죽이 굳기 전에 원하는 대로 맘대로 한다든지,
마우스도 손으로 반죽을 한 번 가볍게 쥐어주면 자신의 손에 딱 맞는 마우스를 만들 수 있다.

체험 도자기 공방이나 인사동에 많은 그런 신체복제물들.

집 손잡이도 내 손 크기로 딱 맞추고, 냉장고 손잡이도 그렇게 하고.
주인이 아닌 사람이 만지면 뭔가 이리저리 불편하게 만들면 도둑도 짜증이 나고, 보안에 도움이 되는 몇가지 개선을 할 수도 있다.

지문인식기의 손가락 스캔 투입구 자체를 손가락 주인의 모양에 맞춰버리면 손 큰 도둑은 미묘하게 번거로워 진다고.

기능적인 이유로 틀니는 엄청나게 customize를 많이 해야 되는 데, 다른 물건들도 그렇게 하면 편한게 참 많지 않나? 옷은 이제는 기성복이 거의 승리했지만, 고급시장으로 가려면 individualize, customize해야지.

권투를 할 때도 최적의 글러브는 어쩌면 손주먹을 꽉 쥔후에 알지네이트 같은 젤 물질을 발라서 굳혀버린 것일수도 있지 않을까?

@ 보철과 실습 때 틀니에 사용하는 reliner를 보고 있으니 떠올라서...

2009년 6월 13일 토요일

번개모임

대학 때 학교에서 번개모임이 많이 있곤 했다.

울 학교는 학교에 사설 BBS가 여러개 있고, 게시판도 개인별로 여러개씩 있었거든. 이미 20세기부터 블로그나 개인 홈페이지가 있었던 거지.
나도 2~3개를 가지고 여기저기 오가면서 글을 썼었다.
사람들은 K대 학생들을 공부만 하고 사람과 소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BBS 문화를 봤을 때, 그들은 온라인에서 누구보다도 열려 있는 사람들이다.

아무튼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번개모임을 했었다.
무슨 향우회, 동아리 모임도 있었지만, 그런거 말고 그냥 그 특정 개인을 아는 사람들의 모임.
마치 생일 잔치 같은 식인데, 어떤 사람이 자기 게시판에 글을 써서 자기 아는 사람들 중에 심심한 사람 모이라고 하면 다들 나왔다.

생일잔치마저 동아리별로 따로 하는 이곳과는 참 다른 모습이었던 것 같다.

아쉬운 점은 시간 효율성에 광적으로 집착했던 나는 번개모임에 거의 나가본 적이 없다는 것. 그래서 인간 관계를 넓혀두지 못한 것이 제일 아쉽다.

최근 들어서 facebook, twitter가 뜨고 있다고 해서 나도 가입을 했다.
대학원 입시(DEET), 고시들, 직장생활, 유학 때문에 한 동안 연결되지 않았던 사람들이 다시 연결되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들은 메신져로 연락했었는 데, 메신져가 바뀌어서 더 이상 연락이 유지되지 않았고, 어떤 사람들은 전화번호가 바뀌었고, 대학을 졸업하거나 직장을 옮기면서 e-mail 주소를 더 이상 쓸 수 없게 됐다.

facebook은 특히나 친구의 친구를 알 수 있고, 계속 사람들을 추천해주기 때문에 금새 친구들을 늘려나갈 수 있었다.
외국인 친구들도 몇 명 생기고 내가 성실하게 글을 쓰고, profile을 정리할수록 과거의 사람들, 학력/지연과는 약간 다르지만 다양한 관계로 만났던 사람들과 다시 연결될 수 있었다.  마치 이산가족 찾기처럼 말이지.

이미 이름은 수백번 들어서 아는 사람인데, 우리가 직접 한 번도 대화한 적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될까?
우리는 서로의 존재와 소식을 꽤나 잘 알거든.
회사에서 매일 단체 메일들이 오고 갈때, 학교 개인 게시판에서 서로 놀 때 매일 본 ID인데, 직접 대화해본 적은 없어.
그런 관계가 이미 3~10년에 가까웠다면. 그냥 이제는 친구할만 한가?

2009년 6월 12일 금요일

Entertainment, Education

고령화 사회나 된다니 분명히 medical(dental)도 미래가 밝다.
내가 이 암기의 늪을 벗어 날 수만 있다면 말이지.

Circus 같은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entertainment나 education도 재미있는 것 같다. 어디 이런거 다 합쳐서 사업을 할 수는 없을까? (도올 김용옥 아저씨가 edutainment를 만들었다고 하니, 비판자들은 circus라고 그랬거든)

세상 대부분의 환자들은 우울하다.
병원은 medical은 해주는 데, 그 다음 level인 entertainment가 없다. 그래서 너무나 따분하다.
그 전단계인 예방적인 education도 잘 안된다.

. Education -> Medical -> Entertainment
=>
. Education -> Entertainment

Medical은 이렇게 중간에 끼어있는 단계인 것 같다.

TV 나가서 따분한 3.3.3 운동 광고하는 것 말고도 재미있는 것들이 많지 않을까? Medical channel에서 매일 어려운 의학을 쉽게 풀어서 설명해준다든지. 남을 잘 고치는 명의도 있지만, 남을 잘 가르치는 의사도 있어야 될텐데.

시골의사 박경철씨는 의협 대변인이던데, 나도 나중에 치의협에서 그런 일이라도...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이제는 다 양치질법을 배우고, 양치질을 할 줄 아는 것처럼.
여러가지 새로운 도구와 방법을 개발해서 사람들을 가르치는 거지.
CPR도 의사가 개발했지만, 지금은 누구나 배우기를 권장하고 있잖아.

산화질소가스도 웃음가스라도 entertainment에도 쓰였고.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마취과, 진정요법 시간에는 많이 나오던데)

준의료인(간호사, 간호조무사, 치위생사, 응급구조사) 관련 시험 강사 같은 걸 하거나, 책(문제집, 건강서적 등..)을 써도 좋지 않을까?

2009년 6월 11일 목요일

상감기법

고려시대에 도자기에 무늬를 새겨넣을 때 썼다고 국사 수업시간에 들은 것 같다.
사회 수업을 열심히 듣지 않아서 교과서에 정말로 그렇게 적혀있는 지 이후의 내용들은 내 기억이지만 뭐 그대로 내용은 전개.

왜 청자에서 백자로 넘어왔나?
안료 개발하는 기술도 전수되지 못하고 사라지고, 도자기에 금을 새겨넣는 기법도 잃어버려서.

그래서 중학교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매우 아쉬워 하시더라고.
그리고 도대체 그 단단하고 미끈한 도자기에 어떻게 칼로 홈을 정교하게 무늬 만들어가면서 파고 거기에 금을 매꿨을 까?
(굽기 전에 미리 파두면 되지 않을까?)

지금 보니까 내가 배우는 치의학에서 쓰는 아말감이랑 너무 비슷한게 아닌가 싶다.
그 때는 무슨 기술로 했는 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handpiece로 파면되거든, 치아 법랑질은 도자기랑 거의 비슷한데 잘 판다음에 아말감으로 매꾸거나 금박이나 스펀지 금으로 메꾸면 되지. undercut도 주고 이리저리하면 되지 않을까나.

지금도 상감기법을 쓰는 장인들이 있다면 치과의사들과 지식과 기술을 교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전통을 지킨다는 것이 반드시 그 당시의 기술만 이용하고, 전기를 쓰면 안되고, 도구도 그대로 해야 된다는 것만 의미하는 건 아니니까.

이탈리아나 프랑스(루브르 같은 곳)에 가면 예술품 복원사들이 많이 있잖아.
치과의사도 restoration(수복)을 하고..
성격도 비슷하고 기술도 비슷하고.

그 복원사들이 펜으로 깃털만 쓰고, 수백년 전 그림을 복원한다고 해서 수백년 전 도구만 쓰지는 않을 꺼라고. 때로는 밑그림을 보기 위해 X-ray나 CT로 찍어서 바탕을 보기도 하고.
한 예로 고흐의 어떤 그림들의 경우 밑그림 스케치와 가장 바깥쪽 색칠된 그림이 전혀 달라서 종이를 재활용해서 덧그린게 아닐까 하는 설도 있고.

CG 세미나 시간에도 특정한 작가의 붓터치나 화풍을 모방한 소프트웨어도 몇 개 봤었다. 사진을 넣으면 동양화로 바꿔주거나, 고흐의 그림으로 바꿔주는 거.

2009년 6월 8일 월요일

과학잡지

고등학교 때 과학잡지를 정말 많이 봤었다.
서고에서 사서를 하면서 2년치 과학동아를 며칠만에 다 읽어버렸던 것 같기도 하다. 감질나게 한 달에 1개씩 보는 것보다 한번에 보는 게 낫고, 최신판은 항상 친구들이 서로 보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예전 것들을 몽땅 보는 게 낫더라고.
그것도 한 대학 1학년 때까지 보니 별로 신기한 게 더 안 나오는 것 같아서 끊은 것 같다.
물론 자세한 내용들은 어차피 그 때는 이해가 안되던 탓도 있고.
DEET 공부도 하고 생물학, 의학의 이론과목을 1학년때 많이 들었더니,
예전에는 과학잡지에서 흥미가 없어서 그냥 넘어갔던 부분도 용어들이 많이 이해가 되는 것 같다.
그렇다고 고등학생처럼 과학동아를 볼 수준은 아닌 것 같고.
일반 신문에서 이것저것 주워보기도 했는 데.

NDSL(과학기술정보 통합서비스)의 GTB(글로벌 동향 브리핑)이 그보다는 좀 더 자세한 내용들이 있고 분량도 충분히 많은 것 같다.

참고) http://radar.ndsl.kr/
여러 외국 사이트들에 있는 것들 중에 흥미로운 것들을 뽑아서 번역한 것 같다.

해충과 인간의 공진화 - 해충 잡는 인간

해충 내성 옥수수도 있다고 한다. 옥수수 유전자에 농약 비슷한 곤충 신경계에 작용하는 물질의 단백질에 해당하는 서열을 추가 해서 만든 거.
곤충이 옥수수를 조금 갉아먹으면 소화도 안되거나 신경계 이상으로 결국 죽는 다.

위험한 생각이지만 비슷한 아이디어를 인간에 쓸 수는 없나?
기존의 백신보다 좀 더 공격적이면서도 함정(지뢰) 같은 방법이지.

일단 사람의 피 속에 사람에는 해가 없고 모기에게만 해를 주는 독을 주입.
독을 직접 주입하는 것은 금방 혈장에서 연해져 버린다 싶으면 적혈구나 백혈구에 붙어 있게 하든지. 특정한 virus를 수정해서 인간 세포의 어딘가에 들어가서 핵의 DNA 내용을 추가 한다든지. Adenovirus나 HIV같은 retrovirus 같은 걸 쓰면 되나?
모기가 내 피를 빨아먹으면 나도 아프고 피도 빼앗기고 염증, 감염도 되지만, 모기도 결국 죽는 다는 거. 모기 전염성을 심어서 그 모기와 친구들도 모두 죽이든지.
그럼 어느 순간 모기들도 깨닫든지해서 진화적 압력에 의해 인간을 노리지 않는 모기가 나오겠지. (혹은 그 독에 내성이 생겨버리거나..)

@ 처절한 진화의 전쟁이라고.

포드

포드의 위대한 업적은 컨베이어벨트를 도입해서 생산성을 올렸다는 것.
그래서 그 소위 말하는 합리적/과학적인 경영기법이 노동자를 더 착취한건지, 수동으로 운반하지도 않고, 전문성도 확보시켜서 더 편하게 만든건지 모르겠지만.
확실한거는 자동차가 싸져서 그 자동차 회사의 직원들마저 그것을 살 수 있게 했다는 것. 따라서 공급도 늘리고, 수요도 늘렸다.

한편 대한민국의 대기업들은 휴대폰을 밀어내기로 사원들에게 강제로 팔게 해서 공급도 늘리고, 수요도 늘리는 건가?;; 뭔가 다른 것 같은 데, 뭐가 다르지?
사고 싶게 만들어서 산게 아니라, 억지로 필요도 없는 데 팔았으니 노동자들에게 돌아오는 편익이 전혀 없구나..

그리고 또 한편으로 매일 야근을 하게 만들어서 가족과 보내고 소비를 할 시간은 없애 버렸다. 내수가 안 늘어난다고 항상 말이 많은 데, 여가 시간이 있어야 소비를 하지. 맨날 회사에 잡아놓고 안 보내주는 데, 어쩌라고. 산 송장이나 죄수랑 다를게 없지. 죄수는 생산도 할 수 없고, 소비도 할 수 없는 존재.

@ 근데 나는 어디서 이런 생각들을 주워 듣고 자꾸 글을 토하는 걸까?

이스라엘 젊은이들의 병역 기피

MBC 최윤영의 W라는 다큐멘터리를 봤다.
이스라엘 젊은이들도 요즘은 애국심이 떨어져서 병역기피를 한단다.
(작년 내용이던가, 재작년꺼던가. 아무튼)
병역 기피율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네.
더 이상 중학교 사회/윤리 선생님도 이스라엘의 예를 들 수 없게 됐다.
기피율이 높다는 사실만 보면 이스라엘 이제 망해가는 구나, 참 몹쓸 젊은이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 편으로 보면 이스라엘은 양심적 병역거부도 인정하고 아프다는 사람도 빼주기도 하고, 우리나라보다 개인의 의사와 인권을 존중하는 국가인 것 같다.

2009년 6월 7일 일요일

공부, 일

많은 사람들은 공부와 일은 재미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주일에 1~2일 주어지는 주말이나 1년에 가끔 주어지는 휴가나 방학만 바라보면서 산다.
공부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서 하기 싫은 데 억지로 어금니 꽉 깨물고 해야 하고, 일도 자신의 명예와 가족의 생계가 걸려있어서 열심히 해야만 하는 것.

자신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조차 원래 하기 싫은 일인데 하다보니 마음을 바꿔먹어서 좋아지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만 한다.

첨부터 그냥 공부가 재미있고, 일이 재미있는 사람은 마치 존재해서는 안된다는 것 마냥 말이지.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할 때 웃거나 콧노래를 부르면 성실하지 않고 진지하지 않다고 화를 내는 관리자(manager, boss)도 있다.

내 인생의 모델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 나는 항상 내가 하고 싶어하고 재미있어 하는 방법으로 공부를 하고 일을 한다.
하기 싫은 것을 할때는 머리 끝까지 화가나고 정말로 그 곳에 있기가 싫다.
어떻게든 뭔가 흥미가 있거나 재미있는 것을 발견할꺼라는 기대로 거기서 버티고 있는 거지, 정말로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면 있을 수 없다.

사실은 내가 싫어하는 분야는 갈수록 줄어든 것 같다. 이것저것 다 신기하니까.
다만 공부의 방식이나 일의 방식에서 어떤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을 뿐.

똑같은 분야를 공부해도 맘에 드는 강사, 맘에 드는 학습법, 맘에 드는 방식으로 시험을 보면 즐겁다.
그리고 같은 집단에 속해있고, 같은 교육을 받고, 비슷한 성적을 냈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강사가 되었을 때 같은 방식으로 수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쉽게 정의내릴 수는 없지만, 내게 맘에 드는 방식이 존재한다.

공부 뿐만 아니라 운동, 일기쓰기, 청소, 연애, 요리, 여행도 다 나만의 방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그 방식들이 완전히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아니고 이 사람 저 사람의 방식을 잘 모아서 미묘하게 손질하면서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는 거지.

2009년 6월 6일 토요일

사내 강좌

회사에 다닐 때 공짜 영어강의를 들어본 적이 있다.
한 번은 회사에서 50%의 지원금을 대줘서 아침에 프리토킹 회화강의를 들었던거고.

다른 한 번은 그냥 강사아저씨가 굴러들어와서 한 강의.
뭐냐면 어떤 분이 새로운 영어 강의 기법을 개발했는 데, 그것을 홍보하고, 피드백을 받고자 회사 사람에게 부탁을 해서 저녁에 가서 공짜 강의를 들어주고 어떤 점이 좋았는 지, 나쁜지 말해주는 거였다.

그 분의 입장에서는 연습의 기회도 되고, 유료 수업을 하기 전에 하는 거라서 우리가 뭔가 여러가지 조언도 해줄테니 좋지뭐.

사실 회사에서 공짜이면서 실용적인 강의가 참 많았는 데, 요즘듣는 학교 세미나보다 훨씬 실용적이었던 것 같다.
MBC 주철환 PD도 왔었고, 연말 정산을 도와주기 위해 회계사나 팀장님이 오실때도 있고, 보험회사 직원, 컨설턴트, PPT 같은 ms office tool들 잘 만드는 법 강의하는 사람, IBM에서 네트웍 강의도 듣고, 코엑스에 있는 스파게티 가게 단골 직원도 되고, 1~2년에 한 번은 유명한 DB 학회나 게임 컨퍼런스도 구경가고, 영화관 전세내고 같이 보기도 하고 그랬는 데.

직접 연봉만 생각하고 복지에 대한 비용 환산은 까먹어버렸던 것 같네.
그 복지를 내 돈으로 하려면 연봉의 50%를 써야 했는 데 말이지.
(다른 회사보다 연봉이 적었지만, 그것을 고려하면 적지 않았거든. 물론 복지를 최대한 이용해야지, 이용 안했다고 현금으로 주지도 않았지만.)
뭐 어쩌면 마지막 좋은 시절의 이야기이고 지금은 그렇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만.


2009년 6월 5일 금요일

Where are they?

7~10년 전에는 다들 매일 e-mail을 확인하고, 메신져에 들어오고, 싸이나 뭐 어딘가에 글을 썼던 것 같은 데.
왜 요즘은 그 많던 내 주변의 사람들이 잘 안 보이는 걸까?

. 대기업을 중심으로 해서 많은 기업들이 메신져 사용을 막아서?
  . 사내 메신져로 대체해 버려서
  . 심하게 네트웍을 감시해서
  . 기업이 외부와의 인간관계를 모두 끊게 만들어서
. E-mail에 스팸이 너무 많아서
  . 업무용 e-mail만 확인하고 개인 e-mail은 버려서.
. 내가 IT에 관심이 덜한 집단으로 이동해서
. 경제가 어려워져서 먹고 살기 바빠서
  . 고시 공부 하느라
  . 취업 준비 하느라
  . 회사에서 너무 늦게 퇴근해서 여유시간이 없어서(대학생처럼 널널하지 않아서)
. E-mail, 메신져 기술이 식상해져서
. 더 나은 다음 세대의 미디어로 이전
  . 나만 시대에 뒤쳐져서?
. 뛰어난 사람들이 영어로 글을 쓰기 시작해서 한글 컨텐츠를 더 이상 안 만들어서
  . 뛰어난 사람들은 다들 유학가서 이제는 국내 서비스를 안 써서?
. 이제는 블로그에 글 많이 쓰고, 좋은 컨텐츠를 올리는 사람과 아예 관심을 끊은 사람들이 더 양극화되서?


@ 20~25살때보다 IT가 희망도 없고 후퇴했다는 생각이 드는 건, 한국에서만 그런건가? 인도, 중국, 미국은 뭔가 서비스가 사용자도 늘고 발전하는 것 같은 데.;;

2009년 6월 4일 목요일

잡지(magazine)

생각해보면 그동안 너무 다큐멘터리만 본게 아닌가 싶다.
물론 과학 다큐만 본 건 아니고, 경제, 산업, 역사 같은 분야도 닥치는 대로 봤는데. 너무 많이 봐서 어디서 새로운 걸 찾아야 될지 모르겠고.
주로 최근 5년간 지어진 건축물, 무슨 새로운 프로젝트, 20년간 벌어진 대형사고에 관한 것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발명품 뭐 그런거..

그 전에는 정보의 소스로 인터넷을 택해서 그냥 모르는 거 있을 때 따라다니면서 검색했는 데, 그것도 나라는 사람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뭐든 다 찾아지지는 않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데, 입학할때만 해도 다양했던 치대 사람들도 이제 물줄기가 마르는 느낌이고. 1년간의 혹독한 트레이닝으로 모두 비슷한 사람이 되가고 있다.

신문은 고등학교 땐 재미있게 봤는 데, 식상한지 오래고, 경제신문은 투자를 위해서는 평생봐야 되는 데, 아직도 습관을 못 들였고.
치의학 관련된 잡지도 아직 볼만한 단계가 아니고.
컴퓨터 관련 잡지를 좀 더 봤어야 했던 것 같기도. 대학 때 동아리에서 매주 보자고 정기구독도 시도 했었는 데 말이지.

재작년에는 그래도 가끔 교보문고가서 보곤 했는 데.
여기는 서점이 동선 상에 있지 않아서 잘 안가게 되는 것 같다.

대학 때는 중앙도서관에 있는 서점, 회사 다닐때는 반디앤루니스, DEET 준비 때는 교보문고가 가까웠었다.

생각해보면 지난 10년간 중에서 지금이 서점이나 도서관과는 가장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네. 대학 때도 가끔 시간나면 잡지를 보겠노라고 항상 다짐했건만. 구체적으로 토요일 점심은 다양한 잡지를 읽는 날로 하기로 했었다. (물론 실천은 잘 되지 않았지만.)

그리고 생각해보면 내 블로그도 어느 정도 잡지 같은 면이 있다. 물론 사진이 거의 없고 글이 즉흥적으로 써진 것들이라 다듬어지지 않고 거칠지만.
잡다한 전문지식을 모은 리더스 다이제스티브 같은 식으로 말이지.
(핸드핼드 카메라로 찍은 8mm 저예산 영화 같은 블로그.)


2009년 6월 3일 수요일

Problem solving

결국은 내가 좋아하는 것은 problem solving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항상 궁금하면 대답을 얻어야 하고, 내 질문이 스스로 trivial하면 다른 질문을 생각해내려고 하고.
7살 때부터 학창 시절 내내 했던 것도 수학, 과학 문제 풀이가 아니었던가.

가끔은 problem에 너무 집착을 해서, 별 문제 없이 돌아가는 세상에도 의문을 품고, 자꾸 문제를 제기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혼 나기도 하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은 흠잡기라고 부르기도 하고. 나도 그 문제가 실제로 세상에서도 나타날 것이라고 믿어버려서 고민하고 불안해 하기도 한다.

대학 때도 Problem solving이라는 과목이랑 알고리즘이 제일 재미있었다.
공학 하는 사람이 논문을 쓰는 것들도 그런 것이 많고. 그래서 당연히 그 분야를 골랐을 테고.
지금은 영역을 확장해서 단순한 계산적 논리와는 다른 방식의 문제도 즐기는 것 같다.

내가 풀고 싶은 문제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는 기분이라고 해야 되나.
뭐 문제집이야 사면 엄청 많은 문제가 있는 데, 그렇다고 스스로 문제집을 구해다가 읽지도 않는 단 말이지. 대학 때 문제들은 반면에 너무 어려워서 좌절을 주기도 했고.

사람들이 내게 무슨 질문을 할때도 trivial하지 않으면서 풀 만한 것이면 답을 잘 주는 것 같고, trivial하다고 생각하는 걸 자꾸 물으면 쉽게 질려버리는 것 같다.

사람들이 이민을 가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데, 어떻게 감당할 꺼냐고 묻곤한다. 그런데 지금 생각에는 그런 문제들이 오히려 내게 재미를 줄꺼라고 보고 있다.

결국 내가 어려워하는 문제는 피하고, 내 수준에 맞는 문제를 잘 찾아서 평생 해결해 나가면서 재미도 얻고, 돈도 벌어서 행복하게 쓰면 된다는 거지.

2009년 5월 30일 토요일

새로운 생명체를 디자인하기

의학의 최종 목표 중 하나가 영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뭐 그 중간에는 통증 감소, 생명연장, 편안한 죽음 등 많은 mile stone들이 있겠지만 또 하나를 끼워 넣어보자면 새로운 생명체를 디자인해서 인간을 개조시키는 게 아닐까 싶다. (인간개조는 신체적으로 훌륭한 군인을 키우는 전체주의 같은 무서운 걸 연상시키 단어이긴 한데, 그런 의도는 아니고..)

뭐 당장 인간에게 날개를 달고, 피아노 연주를 위해 손가락 몇 개 더 달고 할 수도 있을 테지. (영화 제5원소에는 손가락이 10개가 넘는 피아니스트가 나온다. 공각기동대에서는 손가락이 수십개인 사이보그가 나오고) 그것에 관한 상상들은 superhero들이나 미드 heroes, 만화(영화) X-men 등에 반영되어 있다. 인간에서 조금 변형되어 있으므로 mutant라고 부르기도 하고 그보다는 좀 더 친근하게 부를때는 superhero가 된다.

새로운 생명체를 디자인하기는 쉽지가 않다. 기존의 생명체를 조금만 수정해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진화론을 반박하는 사람들의 주장도 있지 않은 가.
인간이 인간을 수정하려는 노력은 주로 의학에서 이루어지는 데 정말로 어렵다. DNA 정보 몇 개가 잘못된 질병들을 고치는 데에도 수정 전에 DNA 정보를 바로잡지 않는 이상 엄청나게 어렵다. Single gene에 의한 질병이 너무도 많더라고. Sickle cell anemia부터 말이지.

뭐 자연이라고 항상 인간처럼 수정을 쉽게 하지 않는다고 congenital defect들이 생각보다 엄청나게 종류가 많으니까. 개별 defect의 빈도는 1:1,000 ~ 1:1억이라고 쳐도 그 모든 건 다 피해가기가 어디 쉽나.
하지만 위대한 생명체는 그런 사소한 defect들에도 불구하고 잘 살아남아서 인간만 해도 60억명이나 있더라는 거지. 현재는 진단의학이 발달해서 모든 defect를 치료하지는 못해도 defect를 찾기는 엄청나게 잘한다. 길에 걸어가는 모든 사람들을 scan해도 완벽한 사람이 아마 거의 없을 꺼라는 거지. 아주 작은 예로 치과교정학에서만 해도 기준에 따라 완벽한 교합자를 1% 이하로 보고 있으니. 이런 식으로 sieve로 치면 몇명이나 남겠어. 우울증 환자가 인구의 30%라는 통계도 있고.

서론만 엄청나게 긴데.
아무튼 생명공학의 어느 미래에 가서는 우리가 마인드스톰처럼 키트를 사서 신처럼 놀이를 하면서 새로운 생명을 만들게 되겠지. 그 전 단계로 우리는 이미 게임 속에서 새로운 생명체들을 만들고 있고.

전자공학이 그러했듯, 과거에는 자연에 있는 전기적 현상을 그저 구경하고, 천둥, 번개가 치면 도망가기만 했지만 이제는 회로를 설계하는 이론도 확립되었고, 매일 회로와 반도체를 엄청나게 찍어서 팔아먹고 휴대폰 같은 기구들부터 시작해서 수백종의 장비들을 집에 가득채워 놓고 사니까. 생명공학도 그렇게 될꺼라고.
기상학도 과거에는 비, 바람을 예측만 했지만, 지금은 인공강우 실험까지 했잖아. 온난화 방지를 위해 구름 위에 천막을 씌우자는 주장부터, 소 트림을 막자, CO2 배출을 줄이자, 지붕을 하얗게 만들어서 지구의 알베도를 높히자는 등 수많은 주장들이 나오고 있고.
(신체의 연장(extention)이 기계라는 이야기도 이미 수업시간에 들었고.)

그렇다면 생명공학의 꿈의 실현가능성 여부나 기술적 한계에 관한 것은 제껴두고.
과연 그것이 가능하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는 어떤 principle들을 세워서 그 생명체가 디자인하고, 어떤 criteria를 이용해서 그 생명체의 효율성, 생존성, 심미성 등을 평가해야 할까?

과연 어떤 지형에서는 다리가 몇 개인 것이 편하고, 서로간의 의사소통은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 중에 어떤 것으로 하는 것이 좋고, 지금까지 없는 방식을 시도하는 건 어떤 것이 있을 까 하는 거지. 지들끼리 무선 통신도 하고, 인터넷도 구성하고 하면 재미있지 않겠냐는 거.

사실은 인간은 이미 진화의 벽을 넘어서버린게 아닌가 싶기는 해. 생명공학적으로 인간이 유전적으로 라디오를 내장하고 태어나게 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그냥 태어나는 모든 인간에게 라디오와 휴대폰을 주면 되잖아. (공짜로 안 줘도 자본주의의 훌륭한 마케팅 덕분에 다들 사고 있기도 하고.)
개별 인간의 지능을 높히기는 쉽지가 않지만 두명이서 같이 머리 싸매고 연구하면 되고, 때로는 1,000명, 만명이 함께 작업해서 건설도 하고, 위키피디아도 수만명이 참여한 것 같고, 구글 같은 경우는 구글 직원은 몇 명 안되도 구글이 검색해 주는 컨텐츠는 인류의 거의 모든 지식을 합친 것 만큼 많잖아.

이렇게 얘기해버리니 갑자기 생명공학이 재미없어져버린 것 같네.
뭐 일단 전자공학과 정보과학의 발전은 버리기로 하고.
어떻게 하면 그냥 생명공학의 수준에서 개선점이 있을 까?

지난번에도 내가 글을 한 번 썼던 것 같은 데, 인간이 식도, 기도, 후두가 모두 throat(목)에 몰려있어서 굉장히 불편한 점이 많다고.
의학은 그런 많은 불편한 점을 알고 그것들을 해결하려는 노력들을 많이 하지.
뭘 먹다가 기도가 막혔을 때, heimlich manuver도 하고, 어떤 이유에서든 tracheostomy(목에 구멍뚫어서 빨래 꼽는 거)를 해서 살려낼 때도 있고.

그럼 말이지 식도, 기도, 후두를 모두 다른 곳에 두면 어떨까?
음식물이 실수로 기도로 넘어가는 일도 없고, 치아는 식도 위에서만 존재하면 되니까 치과 치료를 받으면서도 치과의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밥먹으면서 동시에 수다도 떨 수 있잖아.

식도랑 기도를 분리하는 것은 진화의 방향일 것 같기는 해. 이미 코와 입이 분리되어 있고 점점 아래쪽도 분리하려는 노력이 있어보이니까.
해부학 수업을 듣긴했지만 내 머릿속 3차원 구성력이 그렇게 좋지는 못하고, 이비인후과학이나 내과학, 응급의학 등을 조금 더 배우면 좋겠지만, 지금 학교에서 배울 기회는 조금 정해져 있지. 관심있으면 참고서적을 찾아볼만큼 배우고는 있지만. 며칠전 마취과 교수님께 CPR 수업시간에도 좀 더 배웠고.

후두랑 기도를 분리하는 것은 좀 더 비효율적일 것 같기도 해. 후두도 결국 공기를 이용하니까 후두, 기도 모두 기체(산소, 이산화탄소)의 흐름이 주 목적이고, 식도는 액체나 고체의 흐름이 목적이니까.

그리고 사실 코가 막히면 입으로 숨을 쉬어서 생존을 하는 게 alternative를 제공해서 중요한 건데, 코감기에 걸리거나 코골이 하다가 정말로 죽어버리는 사람이 늘어나기도 할테잖아. 물론 입으로 숨을 쉬는 건 수면무호흡증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증거이므로 다시 코로 숨을 쉴 수 있게 이비인후과적 처치나 수면클리닉에서 문제를 해결해주지만. 아니면 살을 빼든지.

발생학적으로도 큰 통로를 첨부터 2개 개설하려면 아마도 쉽지 않을 테고.

차라리 그냥 날개를 더 다는 걸 연구할까?
날개를 달면 어떤 장단점이 있지? 일단 날개를 달면 인간이 훨씬 더 무거워질 것 같애. 새처럼 다리가 퇴화되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리고 좁은 주거공간에서 살기 힘들어 질테고, 날아다니기 위해 모든 다른 기관의 무게를 줄여야 한다면 기능의 희생을 가져와야 하기도 하고. 두뇌를 더 무겁게 하기도 어려워져서 바보가 될 수도 있고.

그리고 나는 의학의 한 분야를 전공하는 사람이니까 그런 밖에서 보이는 것보다 안쪽의 다른 것들도 더 생각해 볼 수 있지. 어떤 식으로 구조가 추가되었을 떄, 면역계나 림프노드는 어디에 추가해야 될지, blood circulation은 어떻게 해야 할지. 뭐 그런 디자인들 말이야. 지금도 관상동맥이 손상되면 다리에 있는 정맥을 떼어다쓰는 것을 시도하고 어떤 혈관이 막히면 새로운 통로를 계통하는 것처럼 새로운 기관(organ)이 추가되면 뭐 해줘야 할게 많겠지.

인간의 전체적인 턱, 얼굴 구조가 지금의 치아의 배열에 가장 최적화되어있는 게 사실이지만 치아와 턱을 모두 잃은 환자의 재건술(reconstruction)을 시도할 때는 반드시 지금의 모습과 똑같이 만들 필요는 없다는 거지. 물론 지금의 기술수준으로는 똑같이 만드는 것이 일단의 목표지만, 30~100년 뒤가 되고, 사람들의 미적 감각이 바뀌고, 기능에 대한 요구가 달라진다면 전혀 다른 형태의 저작기관(씹는 기관)을 설계할 수도 있지 않겠어? 맷돌이나 disk처럼 그냥 회전을 한다든지, 지금의 사이즈의 치아 대신 아주 작은 걸로 50개 만들든지, 죠스나 쥐, 뱀 등에서 아이디어와 유전자 기술을 빌릴 수도 있고.

생물학에서도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게 낼 수가 있는 것 같애. 하지만 그것의 실천은 도덕적, 윤리적 문제와 기술, 자본 등 모든 것들이 안되니까.
인간 세포를 1개만 더 복제 하려고 해도 어떤때는 황우석 사태같은 복잡한 문제를 불러오잖아. (황우석 사태가 단순히 기술의 문제 뿐이 아닌 양심과 윤리에 관한 복합적인 문제인 것처럼)

신선함(freshness)

사람들은 신선한 것을 좋아한다.
상쾌한 기분을 느끼기 위해 샤워도 하고, 민트 껌도 씹지.

그렇다고 소가 죽기도 전에 달려들어서 뜯어먹을 수도 없고 (여전히 사슴의 경동맥에 빨래를 찔러 빨아먹는 사람도 있다지만), 식물이 아직 뿌리도 뽑히지 않았는 데 씹어먹을 수는 없다. 물론 거미들이나 사마귀는 살아있는 것들을 그대로 잡아먹고, 인간도 과거에는 그랬겠지만, 문명이 발달하고 유목민족의 습성을 버리고 수렵에서 농경으로 넘어오고, 저장 기술이 발달하고, 유통 기술이 발달해진 뒤로는 그런 일이 급격히 줄었다.

그렇다고 한국 사람이랑 미국 사람들이 요구하는 신선도의 수준이 같을까?
요구하는 신선도에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한국인들은 저장식품에 익숙하고 특히나 야채의 경우 주로 배추나 무를 김치로 담가 섭취하기 때문에 김치, 무의 발효에 대한 최적 조건은 중시하지만, 단순히 그대로 보관되기를 원하는 요구는 미국인들이 더 강하다.

미국인들은 밭에서 막 캐낸 야채를 원하는 욕구가 더 강하고, 한국인들은 그런 욕구도 있지만, 숙성이 잘되기를 바라는 욕구도 있다는 거지.
물론 유럽인들도 좋은 와인 숙성고를 가지기를 원하지만 모든 유럽인이 와인 숙성시설을 가지지 못하고 일반 냉장고만 가진 것에 비해, 모든 한국인은 김치를 냉장고에서 숙성시키고 있지. 물론 과거에는 더 좋은 숙성시설이라고 생각했던 장독을 모든 가정의 뜰에 묻었지만.

그런 need의 차이를 잘 분석해야 우리가 디자인을 잘하고, 마케팅을 잘해서 소비자도 행복하고 생산자도 행복하겠지.

신선함이 단어로도 같고 미국인과 한국인에게 의미로도 거의 같을 지 몰라도 이런 구체적인 상황에서 그 밀도와 양이 달라지잖아.
그래서 한국기업들은 김치냉장고를 만들어 팔고, 유럽인들은 또 다른 뭔가를 팔겠지.
그런 요구가 문화마다 다 다들꺼라고.
베트남 사람은 자신들만의 요리를 위한 그들의 양념에 어울리는 새우 냉장고를 원할지도 모르고 안식일을 잘 지키는 중동의 어느 유태인 집단에는 또 뭔가가 있을 수도 있고.

교정 와이어(orthodontic wire) 접기

지난 주부터 교정 와이어를 접고 있다.
한 17년 쯤에 전에 본 내 동생의 교정장치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보면
분홍색 판이 구불구불 되어 있고 거기에 철사로 된 난간들이 간간히 붙어있더라고. 지난 임상실습 시간 동안 본 교정기도 아직 하나 밖에 없었고. 물론 다음 주에 교정과 임상실습가면 더 많이 보겠지만.

그 철사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 지, 생각해본 적이 없는 데, 여러가지 의학적 법칙들을 이용해서 잘 배열하고 뛰어난 손재주로 접어야 되더라고.
물론 레고나 더 난이도 높은 것도 쉽게 제작할 수 있는 CAD나 와이어 bending sysem이 있다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접어줄 것 같기도 하지만, 일단은 학생이고 이건 기술의 존재여부는 아직 모르니 손으로 열심히 접었다.

내가 가상 환자의 인상(impression)을 보고 접은 와이어가 과연 이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일단은 내가 치료 계획을 세운 것도 아니고(치료 계획이 무엇인지도 아직 배우지 않았고), 정확하게 접었는 지도 알 수 없고, 그냥 체험 삶의 현장처럼 비슷하게 따라 해본 것이니까.

아무튼 잘 접었을 까 하는 걱정을 하면서 접으면 아무리 잘 따라해도 잠을 잘 수가 없고(잘 접고 있는 지 30초마다 선생님께 찾아가서 물어볼 순 없으니까.), 오늘도 스스로의 장난감을 하나 만드는 어린이의 마음으로 따라하면 재미가 있다.

알고보면 철사 4개를 구부리는 건데, 3개는 치아의 Arch들과 입천장(palate)의 contour를 잘 맞춰서 fitting시키면 되고, 1개는 스프링인데 꼭 테옆인형이나 시계, hinge가 있는 장난감에 들어갈 것만 같은 모양이다.

인상에 걸린 철사를 비엔날레 같은 미술 전시회에 걸어두면 기괴한 신체모형과 메탈릭한 차가움과 냉정함을 주는 난해한 작품이 될 것 같고, 장난감이라고 생각하면 나름 오밀조밀 귀엽다고 할 수 있다.
Curve의 최소 반경이 0.5mm 밖에 안되기 때문에 귀엽다고 할 수 있다. 치의학에서 쓰이는 구조물들은 크기와 디테일이 그런식이라서 앉아서 뭔가하면 목, 어깨 빠지게 아픈데, 소인국에서 일하는 거인국 사람이 된 기분이다. 대략 사무직보다 1:10, 건설현장 노동자보다 1:100의 스케일로 작업하는 게 아닌가 싶다. 건설에 쓰이는 최대 도구의 사이즈와 비교하면 1:1,000 ~ 1:10,000까지 차이날지도 모르겠다. 입안에서 벌어지는 토목공사구만. Bridge도 놓고, cantilever도 쓰고.

그리고 잘 만들었건, 못 만들었건 9mm ~ 30 mm 이하의 piece들을 보면 옆에서 지켜보는 누나들은 그냥 귀엽다고 표현을 해준다. (왜 못했냐고 갈궈봤자 서로 마음만 상한다는 거 아니까.)

지식인

네이버 지식인(kin) 말고 정말로 똑똑한 사람들 말이다.
지식인들은 어떻게 먹고 살까?
항상 고민을 많이 했었다. 내 인생의 수많은 목표 중 큰 덩어리는 바로 지식인이니까.
아쉽게도 교수의 꿈(대게 일단은 박사과정까지 해야하는)을 접고, 열심히 해서 CEO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산다. 교수야 말로 지식인인데, CEO도 잘 나가면 대학 강의나 세미나 많이 하겠지.
과연 지식인들은 뭘로 생계를 유지해야 할까?
교수 쯤 되면 월급도 잘 나오니까 그럭저럭 살텐데, 그럼 다른 직업의 지식인들은? 아니면 아예 정규직이 아닐때는 어쩌나?
지식인이 되려면 공부(극단적으로 말해서 수능을 잘 보는 것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시험들)를 잘해야 될 것 같네. 하지만 그런 사람은 지식인이라고 보다는 그냥 공부의 신인거고. 지식인이 되려면 글을 써야지. 석사, 박사 논문부터 시작되는 뭐 그런것들 일 수도 있고, 매일 일기를 쓰면서 훌륭한 사람이 되야겠다고 평생 스스로 다짐했던 것들도 있을 테고.

그런데 글을 쓰면 밥이 나와 쌀이 나와? 글을 잘 써서 남을 가르치는 것이 지식인의 큰 임무 중에 하나이긴한데.

그러니까 지식인들은 글을 책으로 써서 팔아야할 필요가 있다. 특히나 정규직이 아닌 작가들이라면 책이 안 팔리면 생계가 위협될 수도 있다.

가수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음반을 많이 사는 열성팬처럼,
지식 그 자체를 얻을 때는 그냥 거의 공짜로 TV에서 볼 수 있다 치더라도,
물론 TV에 나와서 출연료로 왕창 챙길지도 모르겠지만,
책을 많이 팔아줘야 하는 것 같다.

책 속에는 그 사람이 우리를 가르쳐 달성하고자 하는 바도 있고,
우리는 그 책에서 얻는 가치에 비해서는 훨씬 적지만 적은 책값이나마 수많은 독자들이 많이 모아서 그 사람을 적절히 여유롭게 만들고, 그 여유가 그 사람이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다음 책을 쓸 수 있는 바탕이 되게 해야 한다.

그래서 유명한 사진작가들나 기자들은 따로 거대한 기관이 funding을 주거나 회사에서 출장비를 안줘도 그렇게 전세계를 많이 돌아다닐 수 있는 것 같다.
근데 미국은 기자들에게도 월급 많이 줄 것 같애. 기자들 중에서도 스타들이 있을 테니.

@ 책은 당연히 읽으면 좋겠지만, 일단은 사줘야 되는 거였구나. 서양국가들처럼 공공도서관이 많으면 그렇게 공적으로 사주는 책의 양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What are things that are unique about my articles?

내 글은 어떤 점에서 독특할까?
내 주변 몇몇 사람들은 내 글이 재미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과연 내 글은 어떤 점이 남들과 다를까? 분석해보자.

1. 내 글은 대게 1인칭 시점이다.
보통 한국인이 블로그에 글을 쓸때는 독자를 고려해서 존대말을 쓰는 경우가 많다.
나는 사실 독자에 대한 배려가 별로 없다. 내 글의 예상 독자는 나다. 마치 일기를 쓰는 것처럼 나혼자 생각하고 나혼자 내게 말한다.
원래 글을 쓰는 출발이 혼잣말, 일기, 개인메모, 폐쇄적인 BBS에서 글쓰기, 친구들만 읽을꺼라고 생각했던 때에서 비롯했다.

2. 독특한 발상을 하려고 노력한다.
항상 그런건 아니지만 매일 노력한다.

3. 어휘의 선택의 패턴이 있다.
다양한 어휘를 구사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감탄사나 접속사, 형용사 등이 매우 반복적이다. 읽고 쓰는 내용이 많아지면서 점점 늘려나가고는 있다.

4. 분석적이다.
현미경으로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하고, PET scan 한 것 같은 느낌도 든다.

5. 비유를 많이 가져다 쓴다.
가능한 모든 비유를 끌어다가 내 생각을 비슷하게 근사(approximate)한다.

6. 전문용어를 많이 쓴다.
전문용어와 전문분야를 소개하는 것이 임무다.

7. 이해하기 쉽게 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전문용어가 많아서 쉽지 않을때가 있다.

8. 문장이 짧다.
긴 문장에 별로 익숙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가끔은 너무 장황하게 문장이 길 때도 있다.

9. 장황하다.

10. 표현이 반복적이고 약간씩 변주하면서 여러번 다양한 표현으로 설명한다.


2009년 5월 29일 금요일

Confidence

미국에서는 거지도 버르장머리(싸가지)가 없는 것 같다.
내가 가서 부딪히게 됐던 거지들도 그렇고, 미드 속에 나오는 거지들도 그렇고.
남의 돈과 빵을 빌어먹을 망정 당당하고, 돈 안주면 지들이 오히려 화내고.
나처럼 어리숙한 외국인이 가면 마치 거지 아닌것처럼 돈을 뜯기도 하고.

한국에는 요즘 길에 거지들이 잘 안보이긴하지만, 매우 자신을 낮추고, 마치 노예나 불촉천민이 된 것처럼 어쩔 줄을 모르면서 자신감 없이 구걸을 하는 데 말이지.

미국의 성공비결은 역시 거지도 싸가지없고, 자신감이 넘치고, 얍삽하고, 돈에 밝아서, 거지 중에서도 성공할만한 인간들이 있다는 생각도 들때가 있다. 물론 교육시스템이나 지원이 안되서 구제되지 못할 사람들이 우리보다 더 많을 지도 모르게지만.
하지만 미국인이라고 다 자신감 있는 건 아니다. 그러니 우울증도 많고, 자살하는 사람도 많고, 자신감 없는 사람들을 loser라고 부르겠지.
근데 한국에서는 자신감 없어도 loser라고 불리지 않는 구만. 한국인, 일본인은 사회적으로 자신감을 억누르는 방향으로 키워지니까.

드라마 속에 표현된 인물들일지라도 직장을 떼려칠때도 더 당당한 것 같고, 가끔너무 분노해서 총을 쏴서 주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게 문제지만;;

전략(Strategy)

나는 '전략', '전술' 같은 단어를 좋아한다.
세상 모든 사람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유치원때부터 나름의 삶의 방식이 있었다는 것을 어렴풋 기억을 한다. 물론 그 때 '전략', '전술' 같은 단어가 뭔지 몰랐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그렇다고.
그리고 나는 추상적인 사람이잖아. 몇 살이 되었고, 전공이 뭐건 간에 추상적인 것을 찾는 특성을 변화시키기는 어렵다. (MBTI 검사에서는 INTJ라고 하니까.)

매일 여러가지 전략, 전술들을 세운다. 물론 그대로 실천하는 경우는 별로 없고, 고등학교 때처럼 시간대별로 무슨 공부를 할지 잘 계획세워서 실천하는 사람도 아니다.
그리고 보통 전략, 전술들은 어떤 행동을 한 이후에나 그것이 일반적인 어떤 문제들에 적용될지 알아보는 사후 분석들이거나 아주 먼 미래에 있을 법한 것들이지, 지금 당장 무엇을 할지에 해당하는 전략, 전술들은 별로 없다.

이 단어들을 처음들은 것은 손자병법 같은 책이었을 텐데, 그 때는 전쟁이라는 배경에 너무 심취해서 전투적으로만 사용했던 것 같다. 지금은 좀 더 광범위하게 이용하고 있다.

너무 냉정하고 노골적이고 직설적이고 지나치게 단순화된 짓이 아닌가 싶지만, 언제나 솔직하고 이해가 쉬운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전략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혹은 자신이 전략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뭐하러 머리아프게 전략을 세울까 하는 사람도 많고.
물론 어떤 전략, 전술도 그대로 현실에 적용될 수는 없다. 그리고 생각이 빠르고 임기응변이 잘되는 사람은 즉석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잘 내서 문제를 해결한다.
사실은 전략, 전술은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이고 교육의 과정이다.
일일히 경험하고 case by case로 부딪치는 것은 좋지만, 전략, 전술이 있으면 경험없거나 머리 나쁜 많은 사람들에게 큰 힌트가 된다.

전략, 전술은 추상화에 그 장점이 또 있다. 세상은 복잡하지만 그것을 한없이 복잡하고 오묘하게만 바라보는 동양의 관점으로는 정말 어떤 것도 손을 댈 수 없다. 가능한 단순하게 만들고 바라보면서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수준까지 complexity를 낮춰서 생각해야 한다. 뭐든 쉽게 보이면 그것을 시작할 수 있고, 그것이 점점 익숙해지면서 최적화를 하고 detail에서 수정을 하면 된다.

영어 듣기 공부 전략

첨에는 영어공부하려고 우울하기도 하고 화내면서 미드를 봤었고,
그 뒤로는 이해는 안되도 내용만 따라가려고 화면만 보고,
점점 들리는 데, 아직도 안 들리는 게 많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중독이 되서 요즘은 밤낮이고 그냥 본다.

Entourage도 작년에는 잘 안들렸는 데, 요즘은 좀 더 잘 들리는 것 같다.
LA에 사는 연예인과 친구들이 하는 대화인데, 속도도 빠르고 비속어도 많아서 말이지.

그래서 생각해봤는 데, 지금 단계에서 필요한 전략은 잘 들리는 건 이제 좀 그만보고 좀 더 분야가 전문적이거나 내용이 독특한 것을 찾아봐야 한다는 것.
가능한 다양한 미드를 찾아서 들리지 않은 사람의 말을 찾아야 겠다.

아직 잘 안 들리거나 뉘앙스, 유머가 이해되지 않는 쪽은 영국식 영어가 제일 심한 것 같고, 흑인 영어도 마찬가지이고. Entourage에서는 백인들이 약간 흑인스러운 말을 쓰니까. 점점 더 흑인스러운 것을 찾아볼까?

미국에서 멕시코 이민자들의 억양, 남부억양, 그런 몇 가지 억양이나 사회적인 상황들은 이제 이해가 되는 것 같고. 문화도 이리저리 많이 배워가는 것 같다.

2009년 5월 28일 목요일

미니스커트 가설

미니스커트는 왜 여성의 얼굴을 예쁘게 보이게 만드는 가?
남성의 시각에서 몇 가지 가설을 생각해 봤다.

1. 도덕 가설(정보부족 가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널리 주장하는 가설인데,
미니스커트를 뚫어지게 쳐다 볼 수 없다는 것
시선 처리 -> 애써 외면
결국 얼굴을 들지 못해 미니스커트 착용자의 얼굴도 쳐다보지 못하게 되고
제대로 얼굴을 보지 못했으므로 시각 정보가 부족하여 더 예쁘다고 생각함.

2. 갈등 가설(정보처리 가설)
동물적 본능과 도덕 사이에서 갈등하는 동안 판단력이 약해져서 더 예쁘다고 생각해버린다.
두뇌의 자원을 갈등에 소모 -> 판단력 저하 -> 시각피질의 정보분석력 감소

3. 오버레이 가설
미니스커트에 의해 노출된 허벅지나 종아리는 일반적으로 얼굴보다 평소 자외선(SV) 조사량도 적고, 눈, 코, 입 등의 구조물들이 없다. 따라서 털 관리만 잘하면 얼굴보다 훨씬 깔끔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관찰자가 하얗고 매끈한 표면을 본 후 뇌에 강렬하게 기억하고 있으면서 얼굴을 보게 되면 얼굴이 겹쳐보여서 실제보다 더 하얗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 가설은 등이 파진 옷, 배꼽티 등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 사람의 신체 중에서 얼굴보다 UV 조사량이 많거나 구조가 복잡하거나 노화가 빨리 진행되는 곳은 없다. 사람이 얼굴을 신체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훼손의 우려를 많이 한다는 점에 비추어보면 아이러니한 점이지. 가장 심미적인 부분이 가장 비심미적일 수 있다니.

@ 결론 : 여자의 무기는 눈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 메모 : 여성 잡지나 남성 잡지에 글을 팔까?

2009년 5월 26일 화요일

계단식 강의실과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

계단식 강의실에 오래 앉아 있으면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에 시달리게 된다. 좁은 책상, 불편한 의자.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 밖으로 나가기도 쉽지 않고.

그렇다면 해결책도 똑같지 않은가? 스튜어디스가 앉아 있는 사람들을 좀 도와주기도 하고, 계단식 강의실 의자의 설계도 비행기 좌석을 설계하는 전문가들이 설계를 하는 거지. 이코노미 클래스의 기술 그대로. 옆에서 90도로 나오는 좁은 책상(책 받침대)보다 앞자리의 등(dorsal part)에 붙어 있는 걸 펼치는 건 어때? 이코노미 클래스도 그런식으로 책상을 펼쳐서 기내식을 먹게 해주잖아.

@ 계단식 강의실이 아니더라도 초~대학원생 심지어 직장인들까지 한국 사람들은 다들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지하철, 버스 뭐든 다 좁으니까.

2009년 5월 25일 월요일

Entrepreneur

http://en.wikipedia.org/wiki/Entrepreneur

벤처 기업 이론에 관한 수업을 들으면서 알게 된 단어.
굉장히 맘에 들어서 나도 Entrepreneur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과서는 Technology ventures from idea to enterprise라는 책인데,
사놓고 아직도 한 페이지도 안 읽어서 그냥 책장에 남아있다.

치대오면서 사실 너무 많은 책을 팔아버린 것이 후회가 되는 데, 내 인생의 목표를 보았을 때 팔지 않았어야 했던 것 같은 데, 왜 그랬던 거지;; 음. 아무튼 이 책은 팔리지 않아서 그대로 가지고 있다.

직장인도 하기 싫고, 벤처 창업을 할 능력도 안되서, 치대나 온거 아니냐 할 수 있는 데, 그보다는 뭔가 더 해보고 싶어서 말이지. 개원의와 벤처 사업가의 중간에 있는 무언가. 아니면 둘 다 라든지.


임플란트의 미래에 대한 상상

임플란트에 대해서 이런 저런 자잘한 이야기만 듣고, 아직 임플란트학 수업까지는 1년이 더 남은 것 같다. 그래서 내 맘대로 소설을 쓰면서 하나 상상해보기로 했다.

지금까지 배운 지식으로는 임플란트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
임상의사의 입장에서 환자를 잘 진단해서, 좋은 제품을 고르고, 기술도 잘 숙련시키고 해서 잘 박는 것도 어렵다고. 졸업 후에도 세미나도 많이 듣고, 경험도 쌓아나가야 되겠지.

그리고 임플란트를 개발하는 측의 입장에서도 여러 고려사항이 있다.
임플란트의 폭과 길이를 잘 설계하고 시뮬레이션하고, 동물실험, 임상실험도 해야 되니까.
표면처리 기술, 나사의 단면, 나사의 표면의 경사각 등 여러가지 방식을 이용해서 임플란트가 잘 빠지지 않고, 뼈의 흡수도 줄이고, 수명을 늘리려는 시도가 많은 것 같다.

결국은 지금의 나사처럼 생긴 임플란트도 좀 더 치아와 비슷한 보철물의 전단계일 것이고, 최종 목표는 보철물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완전한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아의 복제가 되겠지.

그러면 지금의 임플란트와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아의 복제 중간에는 뭐가 있어야 될까?

재료는 티타늄이든 무슨 형상기억함금이든 그런걸 써서 임플란트를 심은 이후에 임플란트가 뼈에 잘 붙기위해 치근(치아의 뿌리)처럼 휘어져야 되지 않을까?
천천히 휘어지면서 뼈를 파고 들어서 잘 빠지지 않게 말이지. 물론 그렇다고 방사형으로 퍼지면서 휘는 radiation type이나 뼈와 완전히 일체가 되는 ankylosis type이 좋지는 않을 것 같다. 임플란트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발치하기가 너무 어렵거든. 지금의 방식은 그래도 문제가 생기면 돌려빼면 그만인데, 이리저리 맘대로 휘어서 턱뼈와 완전히 mix되버리면 문제가 생겼을 때, 턱뼈를 희생해야 되니까.
다만 치아처럼 한쪽 방향(주로 distal 방향이 되겠지)으로 휘는 건 어떨까?
스스로 휘든지 아니면 외부에 자석같은 힘으로 견인을 하든지, 아니면 보조적인 어떤 appliance를 이용해서 천천히 휘든지 뭐든..

@ 이런 글은 꼭 초/중학생들이 과학 상상력 글짓기 대회에서 쓰는 글 같다. 아인슈타인 아저씨가 말한 것처럼 과학은 상상력이라고 아무리 허접해도 매일매일 모아야지.

2009년 5월 24일 일요일

진대제 장관 인터뷰

공대생들과 인터뷰 한 걸 돌아다니다 보게 됐다.

공대생들이 이런 질문을 하더라고.
"공대생들은 경영을 얼마나 공부해야 됩니까?"

진대제 장관님의 대답은.. 그런거는 경영하는 사람들에게나 맡기도 당신들(공대생들)은 공학만 잘하면 된다고 대답했다. 자신의 경험이 매우 많이 반영된 대답이었다. 어차피 자신처럼 성공한 공대생을 봐도 20년간 IBM, 삼성전자에서 한단계씩 승진해서 결국 경영자가 된거니까 삼성전자 임원 쯤 되고 할 때 경영은 공부하면 된다는 뭐 그런말. 그리고 세상이 계속 바뀌니 20년 뒤에 뭘 해야 될지 대비하는 건 다 쓸데 없는 짓이고, 지금 해야될꺼나 잘 하라고.

그 분의 방식처럼 성공하려면 그래야 겠더라고.
하지만 세상 모든 성공한 공대생이 50대가 되서야 CEO가 되는 건 아니란 말이지.
어떤 공대생은 20대에 창업을 해서 자기 회사를 계속 키우기도 하니까.
세상에 성공의 방식이 삼성전자에서 승진하는 것만 있는 게 아니잖아.
Thomas Edison이 GE를 만들었지, GE 같은 회사에서 입사해서 한단계씩 승진한 것도 아니고.
김택진씨나 안철수씨도 그렇고.

음치

(언젠가 썼던 글인 데, 좀 더 추가된 생각을 있을 까 해서 또 써본다.)

나는 음치다.
세상에는 2종류의 음치가 있다고 한다.
1. 애초에 음악을 머리 속에 저장하지 못하는 음치 - 뇌가 청각신호를 잘 해석하지 못하는 거지. 감상 자체가 안된다고.
2. 머리 속에는 잘 들어가는 데, 표현이 안되는 음치. - 목이 나쁜거라고 해야 되나, 악기를 배우지 못해서라고 해야 되나.

나는 2번째 종류의 음치라고 믿고 있다.
머리 속에서는 나름 오케스트라가 잘 연주된다고 생각을 해.
좋아하는 곡이면 머리 속에서 잘 플레이해서 언제든 다시 들을 수가 있다.
특히나 흥이나고 컨디션이 좋을 때는 더욱 생생하더라고.
MRI 같은 걸로 찍어서 과연 내 자신이 얼마나 생생하게 음악을 회상할 수 있는 지 검증하고 싶지만 장비가 없네.

내가 연주할 수 있는 가장 맘에 드는 악기는 휘파람인 것 같애.
목소리는 정말 맘에 안들고, 물리적인 다른 악기 중에 연주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

2009년 5월 22일 금요일

공부하기 싫을 때

공부도 그렇고, 지금하고 있는 뭔가가 엄청나게 하기 싫을 때가 있다.

가장 나쁜 것은 게임을 하는 것, 슬슬 anal burning이 되면서도 끝내 하는 거지.
스릴이 있지만 nervous해지고 체력도 떨어진다. 남는 것도 없는 것 같고.

그 다음은 잠을 많이 자는 것, 세상 밖으로 나오기 싫으니 그냥 잠을 잔다.

그보다는 조금 나은 것은 평소에는 하기 싫었지만 그보다는 덜 하기 싫은 것을 하는 것. 운동이라든지, 설거지, 청소, 지루한 다른 과목 등..

내가 주로 하는 방법은 색다른 주제의 다큐멘터리를 보든지, 영어공부한다 치고 미국드라마를 보든지, 글을 엄청 쓴다.

@ 결국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지각하는 게 아니라, 학교 가기 싫어서 딴 짓하느라 지각.

강의 스킬

수업을 하다보면 가끔씩은 강의하는 사람의 지금 해야하는 내용과는 상관없는 딴소리를 할 때가 있다.

1. 조는 사람이 많아서 주의를 환기 시키기 위해.
  . 잠시 5분간 농담 좀

2. 수업의 예로 활용하기 위해 소재를 꺼낸 것
  . 옆 집 철수도 교과서과 같은 상황에 빠졌다.

3. 수업의 내용 중에 특정 내용을 보고 연상된 수업과 관련 있는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려고.
  . 회사에서의 경험, 임상에서 환자보기

4. 수업의 내용 중에 특정 내용을 보고 연상된 수업과 관련 없는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려고.
  . 첫사랑, 군대 이야기 등..

1~3번까지는 훌륭한 강사의 자질, 4번은 10분 이상 끌면 재미있을 때도 있지만, 뻔한 내용이라면 강의실을 탈출하고 싶어진다.


2009년 5월 21일 목요일

거시적 생산성 향상

일을 오래하는 것이 반드시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안된다는 건 예전에 글을 몇 번 쓴 것 같다. 그건 뭔가 미시경제학적 접근인 것 같고. 오늘은 다른 쪽으로 생각해봐야겠다. 거시경제학적이라고 해도 되나?
(직관적으로는 미시/거시가 그렇게 나눠질 것도 같은 데, 교과서 펴본지 오래되서 정말로 그런지는 모르겠다. 원래 그렇게 치밀하게 글 쓰는 사람은 아니다.)

과연 한국인은 효율적이지 못한 사람들인가?
1970년대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우리를 채찍질하는 것은 GDP per capita(1인당 국내총소득)이 서양의 국가들보다 낮다는 것.
하지만 뭔가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사람(= 노동)만은 아니다.
노동, 토지, 자본이 3가지 요소가 모두 필요하다.

과연 한국이 더 효율적인 나라가 되기 위해서 노동을 더 투입해야만 하는 것일까? 토지와 자본이 더 투입되는 게 효과적이지는 않을까? 노동은 거의 한계효용에 다달아서 더 투입해도 얻을 수 있는 것이 너무 적지는 않은가?
토지에서 천연자원(석유, 금속, 물 등...)과 공간이 나오니까.

그리고 'GDP per capita'는 낮지만 'GDP / 국토면적'은 높지 않을까?
'1인당 국내총소득'은 낮아도 '면적당 국내총소득'은 낮지 않을꺼라고.

경험적으로 생각해봐도 한국인이 피곤한 이유 중 일부는 집이 좁고, 길이 막혀서 다리 아프게 서있고, 서로 밀고, 스트레스 쌓이잖아.

인간을 더 짜내서 생산성을 올리겠다는 생각은 인간이 한 국가에 묶여있는 존재라는 생각 때문인 것 같다.
우리는 이미 한국의 국토를 overutilize하고 있다.

인구밀도나 면적당 국내총소득으로 봤을 때, 우리는 이미 서구국가들보다 효율적으로 살고 있다. 지나치게 효율적으로 이용해서 서로가 피곤해져버렸다.

@ 결론은 서로 행복해질 수 있고, 지구를 균형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자원이 많고 인구밀도가 낮은 나라로 이민가는 것. 전인류적인 차원에서 권장해야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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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렇게 이민을 갔을 때, '한국 사람은 어느 나라에 가도 똑똑하다.'라는 표현보다는 '한국 사람은 어느 나라에 가도 공부를 잘 한다.'라는 표현이 더 엄밀한 것 같다.

2009년 5월 20일 수요일

레고 동전(Lego coin)

이 놈의 동전들 항상 굴러다녀서 말썽이다.
물론 최대한 납작하게 해서 부피를 줄이고, 각진곳도 없게 하고 해서 자판기에 잘 넣어야 하는 건 사실인데, 너무 잘 굴러다니고, 정리도 힘들어.

동전도 좀 레고처럼 만들면 안되나?

. 동전을 레고처럼 만들었을 때의 장점
1. 동전이 안 구른다.
2. 한 곳에 모여있어서 관리가 쉽다.
3. 관리가 쉬우므로 싫어버리지 않아 발행량이 줄어든다.

. 동전을 레고처럼 만들었을 때의 단점
1. 부피가 커진다.
2. 레고 회사에 로열티를 줘야 할지도 모른다.


아님 어디 영국이나 어디처럼 원형이 아닌 사각형, 오각형 동전을 만들든지.

조금 양보해서 반구형(half-sphere)이라든지, half-egg 형으로 만든다든지.
쇠골무처럼 손가락에 낄 수 있다는 장점도.


교정학, 라텍스 장갑 그리고 동전

. 문제의 발단
오늘은 교정학(orthodontics) 실습이 있는 날.
0.7mm stainless steal 교정용 와이어를 접어야 했다.
첫번째 팁은 영스플라이어(와이어 접는 벤치)로 와이어를 잡고, 손가락으로 직접 철사를 구부려야 한다는 것. (반대로 손가락으로 철사를 잡고, 플라이어로 와이어를 접으려고 하면 안된단다.)
근데 이거 손가락 끝이 너무 아프다. 1mm 정도 밖에 안되는 작은 loop들을 wire로 접는 게 쉬운일이 아니더라고. 더구나 우리가 최종적으로 wire를 이용해서 완성해야 될 것은 clasp라는 것인데, 이 3차원 clasp가 2~3개 모인 후 레진으로 바닥판 같은 걸 만들고 spring 등을 달면 치아 교정 장치가 완성된다.
clasp를 치아와 입안 구조물들을 죽 따라서 주행(run)하고 지지(retention)하게 만드는 게 쉬운 일이 아니네.
초등학교 때 찰흙으로 사람만들기 전에 철사로 뼈대를 만드는 것보다도 난이도가 훨씬 높았다.
한 번 잘못 접으면 철사가 휘어버려서 다시 되돌릴 수도 없다.

어떻게 하면 손가락 끝이 아프지 않고, 과감하고 빠르고 정확하게 교정용 와이어를 접을 수 있을 까?

. 첫번째 해결책 - 골무

어떻게든 골무를 끼면 좋지 않을까? 선배들이 이미 시도해본 것 같다.
바느질용으로 어디 없나? 고무라든지, 뭐 쇠로 된거라도?
우리 집에 없다.

. 두번째 해결책 - 라텍스 장갑

장갑은 골무의 확장판이니까. 내일 학교 가서 시도해 봐야겠다.

. 세번째 해결책 - 동전을 깐 라텍스 장갑

왠지 라텍스 장갑도 손끝이 아프고 구멍이 뚫려버릴 것 같다.
그렇다면 장갑을 끼고 손 끝에 동전을 넣으면 어떨까?

역시나 내일 시도해 볼 일.

. 동전을 넣었을 때의 장점
손끝이 딱딱하고 면적이 넓어서 더 이상 아프지 않다.

. 단점
면적이 너무 넓다. 0.1~1mm 이내의 오차범위보다 너무 커서, 내가 접으려는 구조물의 다른 부분을 건드릴 수 있다.
동전이 손가락 끝에서 좀 움직인다.

. 해결책
동전 대신 체인메일(체인갑옷) 같은 구조를 만든다.

. 장갑 속 동전의 또 다른 용도
1. 손가락으로 탭 댄스를 출 수 있다.
2. 그대로 손에 낀 채로 컴퓨터 키보드를 치면 '자판을 외우지 못한 컴맹'의 타법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
3. 장갑을 벗을 때 손가락 끝이 무겁고 rigid하므로 장갑을 뒤집지 않고도 벗을 수 있다.

. 장갑 손 끝을 보강해야 하는 또 다른 문제
경험적으로 외과 의사가 시술시 손가락 끝이 가장 잘 뚫리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렇다면 기왕이면 손가락 끝만 더 두툼하게 만들거나, 거기만 두 겹으로 하면 어떨까?

. 치의학도가 골무를 만들 수 있는 또 다른 방법
1. 알지네이트를 손가락에 발라서 말린다.
2. 설파이드 고무인상재를 손가락에 발라서 말린다.
3. 손가락을 인상 뜨고, 석고를 붓고, 다시 마우스피스에 사용하는 소재로 골무를 만든다.

저울과 계량컵

라면을 하나 끓여먹으려고 해도 정석대로 하려면 계량컵을 써야 한다.
동양의 철학이라면 매일 일정한 양을 담을 수 있는 수련을 10년간 해서 9단 주부가 되야겠지만, 그런건 별로 과학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 (매우 심리학, 교육학적이기는 하다.)

어떻게 하면 계량컵을 쓰지 않고 식재료의 정량을 쉽게 잴 수 있을 까?
계량컵은 부피를 이용하는 데, 저울은 무게를 이용하니까, 저울이 더 쉬울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지금까지 나와있는 계량컵과 저울을 비교하면, 계량컵이 더 정량을 쉽게 얻을수 있다. 계량컵이나 계량스푼은 한 번 푼 다음에 위로 올라온 것만 깍아내면 일정한 양이 되니까.

하지만 계량컵이나 계량스푼에도 단점이 있는 데, 최종적으로 담을 용기가 아니기 때문에 항상 쓴 후에 계량컵과 계량 스푼도 씻어야 한다.

반면에 저울은 먼저 담을 용기의 무게를 잰 후 영점을 다시 조절하고 거기에 어떤 재료를 담으면 설거지 양이 늘지 않는 다.

이러한 특성은 중력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기인하는 것 같다. 부피는 먼 곳으로 전달되는 물리량이 아닌데, 중력은 멀리서도 느낄 수 있는 물리량이거든. 부피는 알려면 contact이 있어야 되는 데, 무게는 contact이 없어도 된다. 물론 부피도 기하학적인 모양이라면 보는 것만으로 계산할 수도 있지만, powder 같은 경우는 특별히 계량컵 같은 용기가 아닐때의 모양은 무정형이다.

그런데 말이지, 용기의 무게를 매번 먼저 재고 영점을 다시 조절하는 것은 번거로운 것 같다. 어차피 그 용기라는 게 한 번 사면 무게가 항상 같잖아.
바닥이나 옆면에 바코드를 붙이든지, 스마트 태그를 달아서 미리 자신의 무게를 알리면 어떨까? 그것을 저울이 읽어서, 현재의 무게(용기 + 용기 속 내용물)에서 용기의 무게를 자동으로 뺄셈 해주면 용기 속 내용물의 무게만 알 수 있다.
영점을 다시 조절하는 것보다 버튼도 한 번 덜 누르고, 시간도 아낄 수 있다.

물론 이 바코드나 스마트 태그에도 단점이 있다. 바코드 무늬는 쉽게 벗겨지고, 스마트 태그는 열이나 전자렌지의 전자파에 취약할 것 같다. 어떤 재료를 용기에 담는 다는 것은 조리과정(삶기, 볶기, 섞기 등..)을 거칠 확률이 높으니까.


2009년 5월 19일 화요일

재정독립

결국은 어느 집단이든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자신들의 목표를 잘 이뤄내기 위해서는 재정독립이 필요할 것 같다.
뭐 학생으로 4년 반 정도 밖에 공부 안했지만, KAIST도 마찬가지인 것 같고.
회계에는 전문적일지 몰라도 과학에는 무지한 정부에 의지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 일단 지원금 총액으로 봐도 정부가 예산이 넉넉하고, 기초 과학 발전에 강한 의지가 있던 시절에는 쉽게 돈을 많이 떼어줬을 지 모르겠지만, 요즘처럼 먹고 살기 힘들고, 이런저런 규제를 넣기 시작하면 그들의 입장에서는 KAIST를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여러 조치들이 사실은 KAIST를 망가뜨릴 수도 있다.
말하자면 우리 나라 정부(음.. 예산 짜는 국회나 그것을 잘 나눠 집행하는 행정부의 재경부(?), 교육과학부(?)라고 해야 되나. 내가 국가 행정은 잘 모르니까.)는 과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너무 단기적으로 바라보고 쉽게 결과를 빼먹으려고만 하고 평가하는 방식도 그다지 잘되어있지 않아서, 장기간 바라봐야 하는 좋은 연구도 못하게 되는 것 같고, 과학자들이 잘 크는 것도 막는 것 같다.
단순히 정부가 무능하다거나 게으르다는 식으로 폄하할 의도는 없지만, 어떻든 간에 행정고시, 기술고시를 본 사람들이 과학 연구를 지원하는 올바른 방식을 모르는 것 같다. 혹은 알아도 정부라는 조직 체계로는 그것을 지원할 수 없다.
우리는 뭐든지 못하면 행정부를 탓하고, 국회를 탓하는 데.
그리고 윗사람을 탓하고. 우리 스스로가 그들로부터 독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많은 사업들과 시스템들이 너무 정부에 의존해있다.
서양처럼 정부가 아닌 민간(자본, 시장, NGO 뭐 그런거..)이 처음으로 시도한 것들이 얼마나 되나 모르겠다.
서구의 근대화를 따라 잡기위해(따라 하기 위해) 정부가 너무 많은 것을 손에 쥐게 되버렸다. 각 개인이나 기업이 그것들을 들고와서 해낸 것도 있지만,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하면서 많은 것을 밀어부쳤다.
비단 정부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그렇다. 대기업에 의존해있는 많은 중소기업들은 정말로 힘이 든다. 대기업의 횡포를 견디기가 어렵다. 물론 대기업이 한국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해서 정말로 틈이 별로 없지만. 내가 다녔던 네오위즈나 NHN 같은 능력있고 운도 좋은 기업들은 중소기업임에도 대기업의 그늘에 있지 않았다. 뭐 인터넷 서비스 기업에 대한 정부 규제가 점점 늘어나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네오위즈, NHN은 여전히 어떤 의사결정이든 독립적으로 해낼 수 있는 행복한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뭐 그 기업들이 과연 어떤 미래를 상상하고 실천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현금이 두둑하니까.)
나도 어떻게든 내가 생각하기에 합리적인 사회로 이민을 가든지, 내 스스로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고 기업을 세우든, 병원을 열든 하고 싶은 생각이 있으니까.
그 날이 오면 더 이상 한국의 정치인들을 원망하거나, 누구를 원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국의 시스템이 맘에 안들면 이민을 가고, 광주에서 살기 싫으면 이사를 가고, 직업이 싫으면 바꿀 수 있고. 뭔가 다양한 방식으로 내 마음에 들게 잘 살아가는 길을 찾아야지.
한국이 바뀌고 살기 좋아지만 정말로 좋겠지만, 내가 원하는 바대로 한국 사회가 그렇게 빨리 바뀌어 줄꺼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뭐 내가 정치에 뛰어들어서 한국사회를 내 생각만큼 급진적이고 과격하게 바꾸기보다는 내가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익혀서 다른 곳에서 사는 게 훨씬 실현 가능하지 않겠어?
바보는 세상에 맞춰살고, 천재는 세상을 바꾼다. 라는 말이 있는 데, 나는 바보처럼 여기서 맞춰 살고 싶지도 않고, 천재라서 이 곳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내게 맞는 새 세상을 찾아봐야지.
'재정독립'이라고 표현은 했지만 단지, 돈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누군가 돈을 줄때는 여러가지 크고 작은 규제가 있기 마련이니까. 심지어 부모님이 공부를 하라고 용돈을 주셔도 거기에는 규제가 숨어 있다는 거지. 부모님께서 내리시는 모든 의사결정이 의도는 나에게 좋은 길이 되기를 바라시지만 내게 반드시 좋은 것일 수는 없다는 거지.
100만원의 돈을 책을 사는 것도 좋지만, 정말로 내가 판단하기에 그 돈으로 투자를 해서 성공할 수 있는 사람도 있고.
부모님이 맘에 드는 어떤 처자와 결혼을 할 수도 있겠지만, 내 맘에 드는 다른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2009년 5월 18일 월요일

마취실습

시험공부 때도 열심히 안해서 사실 국소마취 점수도 엉망인데, 그 때도 안 외웠던 내용들이 한 번에 다 정리되버리는 것 같다. 역시 실습을 해야 된다.
실수로 잘못놔서 동기를 다치게 할 수는 없으니까.
지루하게 2시간을 기다린 끝에 결국 내 마취실습 차례도 돌아왔다.
교수님과 조교님께서 한 사람씩 끈질기게 차근차근 모든 단계를 설명해주시면서 시술을 하는 거라서 느릴 수 밖에 없었다. 바보는 다 버리는 공대랑은 확실히 다르니까.

결국 시술 때도 너무 망설여서 주사를 한 방 더 놓기는 했다. 그리고 바늘을 빼다가 잇몸을 긁어서 피도 좀 더 보고;;
내가 주사 맞을 때는 파트너가 잘 해줘서 아주 쉽게 금방 끝났는 데, 내가 해보니 그렇게 쉽지 않네.

마취주사를 맞을 때 중간에 뚝 소리가 1~2번 나서 혹시나 바늘이 부러진 건 아닌가 걱정도 했지만 많은 사람이 시술할 때 같은 소리를 들은 걸로 봐서 괜찮은 것 같다.

아무튼 주사맞은 지 2시간도 지났는 데 마취가 안 풀린다.
마취가 잘되는 편에 속하는 사람인 것 같다.
주사를 막 놓는 순간부터 시작해서 점점 마취부위가 넓어지더니 왼쪽 볼, 혀, 턱, 치아까지 모두 느낌이 없다.
혀를 어떻게 놀리는 지, 어떻게 교합이 되는 지도 모르겠고.
사실 치아에 대한 느낌이 없으면 꼭 식편압입이 된 기분도 들고, 누구에게 맞은 것 같은 기분도 들고, 내 신체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뭔가 무겁고 눌린 것 같은 기분도 들고, 뭔가 결찰해서 혈액과 신경을 막아버린 기분도 들고.
촉각은 그래도 있는 것 같은 데, 통각만 없단 말이지.

그리고 발음이 새면서 상당히 바보가 됐다는 기분도 든다.
연하(삼키기)도 잘 안되서 주소를 마셔도 어색하고, 매운 소스의 떡볶이나 열라면 같은 걸 먹고도 맵지가 않다. 매운건 통각의 역할이 강하다는 게 쉽게 증명되는 구나.

교수 충원률이 2배로 높아서 100%를 채울 수 있었다면 이런 실습시간도 훨씬 빨리 끝날텐데, 거의 3~4시간이나 걸린 건 좀 아쉽다.


2009년 5월 17일 일요일

How to make money?

세상에 돈 버는 방법이 참 많은 것 같다.
대학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그런건 별로 생각을 안 했다.
열심히 전공 공부해서 장학금 받아서 학교다니고, 교수가 될때까지 열심히 공부하면 평생 굶지 않을 만큼 월급이 알아서 나오고 그렇게 살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전공 성적이 안나오기 시작하니 장학금이고 교수 같은 아주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기 힘들다는 걸 알게 됐다.
아 그럼 나는 뭘 해야 되지? 교과서를 봐도 애라 모르겠다 뿐이고.
일단은 내가 해낼 수 있을 만큼 쉬운 분야를 다시 찾아야했고, 돈을 버는 방법도 다시 알아가야 했다. 남들처럼 인턴쉽하고 취직하면 되더라고. 시키는 거 잘하고 이것저것 모르는 거 물어보고, 모르면 배째고, 도망도 가보고 그러다보면 매달 월급이 나왔다.
통장에 넣으면 이자도 나오고, 투자하면 돈도 벌린다더라고, 물론 투자해서 말아먹은 돈이 더 많지만 아무튼 그렇게 버는 방법도 있었다.
회사에 다른 분들을 보니 투잡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중고 물건을 사고 파는 사람도 있고, IPO를 해서 돈을 많이 받은 사람도 있었다.
경제학, 경영학 책이나 재테크 책을 보니 돈 버는 방법이 더 많더라고.
그리고 직업이라는 것들이 다 돈을 버는 거니까, 세상 별 직업이 다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전공과는 점점 멀어지고, 심지어 회사의 주 업무 외의 것도 이것저것 기웃거리니까 방법이 정말 많네. 신문에도 돈 벌었다는 이야기가 넘치고 말이지.
아, 그럼 나는 뭘 해야 될까?
이것저것 흥미있어 보이는 분야들도 늘어나고, 싫어지는 분야도 생기고.
결국은 신문에서 보고 소문으로 괜찮다는 새 전공도 하나 골랐다.

새 전공 열심히 해야겠다 싶었는 데, 들어와서 이론 수업듣고, 직업 훈련을 매일 받아보니까 이거 또 나랑 적성이 맞는 지 의심이 드네.
그리고 용돈도 부족하고 해서 과외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사실 직장 다닐때도 과외할 시간은 있었는 데, 회사일에 올인하려고 안했거든, 자기 개발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영어 듣기 하나는 건졌고, 이것저것 세상 물정에 밝아지고 다시 전공을 그다지 키우지 못했다.

요즘은 보니 자기개발에도 돈이 많이 들더라고, 새 전공에 너무 많은 돈을 쏟아붓는 바람에 남는 돈이 하나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 통장이 마이너스가 되기 한 달쯤 전에 과외를 새로 시작했다. 이거 그냥 잠깐 하는 일처럼 생각했는 데, 물론 액수도 얼마 안되지만, 그래도 지난번 직장보다 시간당 임금도 많이 주고, 생각보다 훨씬 재미도 있다.
70~90년대까지 과외는 대학생들이 용돈이나 등록금 벌려고 잠시하는 일이었고, 학교에서 해직된 선생님들이 주로 학원을 열었다. 사교육 광풍이 계속부니 점점 전문적이되서 결국 지금은 학교 선생님들보다 수업시간도 많고, 연봉도 많은 사람들이 점점 생겨나서 결국 메가스터디가 대박을 내기도 했다. 학습지, 학원, 문제집(수학정석 등..). 과외 시장에서는 순수학문 전공자(국어, 영어, 수학, 과학)가 대접도 잘 받더라고. 수학과/물리학과는 교수가 못되면 참 인생 힘들다고 생각했는 데, 35살 이전에 과외시장에 뛰어들어 한 5~10년 잘하면 먹고 살겠더라고. 금융수학도 뜨고지고 하고.

그리고 항상 근로소득만 생각했는 데, 큰 돈은 투자소득으로 버는 게 더 많단다.
연봉은 아무리 잘해도 몇십퍼센트 오르는 일이 거의 없다. 미국에서는 좀 더 가파르게 오른다고 하더라만. 하지만 투자소득은 1년에 몇 배가 오르고 내릴 수도 있다. 주식은 하루만에 20~30%까지 등락하고 선물옵션은 훨씬 더 빠르게 변한다. 부동산도 거의 불패도 항상 올랐단다.

돈 많이 버는 거 찾아보려고 한 2년 살았는 데, 그 돈 벌어서 또 뭐하나 싶었다.
뭐 아직 번건 없고 쓰기만 많이 했지만, 나중에 번다고 돈을 정말 많이 붓고 있다. 주식투자 같은 것 외에 교육에 지금 나만큼 투자하는 사람이 한국에 별로 없다. 한국에서 제일 비싼 학과 중 하나를 다니고 있으니까.
결국은 돈 벌어서 행복하게 사는 것인데, 처음부터 행복하게 벌면서 살면 되잖아. 좋아하는 직업을 고르면 되지, 하기 싫은 걸로 벌어서 여가 시간에만 행복한 일을 하는 건가? 남들과 행복의 조건도 나는 좀 다르더라고. 남들이 다 하는 평균적인 일들도 물론 즐겁지, 맛있는 거, 좋은 옷, 좋은 집, 차, 아름다운 마누라와 자식들, 신나는 파티.

나는 직업에서 얻는 성취감이 평균보다 큰 것 같다. 마치 연봉이 낮고 힘든 군인들처럼 말이다. 장군이 되서 사람들을 지휘하는 게 평생 소원인 사람들이 있다. 전쟁에서 영웅이 되고 싶은 사람도 있을 테고. 의사들도 남들에게 존경받고 사람을 살리는 사명감이 있고. 경찰, 판사, 검사, 공무원 ... 뭐 공적인 직업들이라고 불리는 게 대부분 그렇네. 경제가 엉망이 되니 더욱 그런 직업이 인기가 있고.

하지만 나의 기대감은 항상 비현실적이다. 매일 30명의 사람을 고치거나(충치 고치기), 1~2명의 사람을 살리는 일(구강외과 수술이라든지)로는 만족을 못하는 것 같다. 물론 그 일도 매우 도전적이고 힘들다. 지금부터 열심히 10년은 해야 한다.
어떻게 단기간에 되는 게 없을 까? 한 번에 수천만명의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방법이 없을까? WWW(world wide web)을 발명한 사람이나 짧은 시간 내에 많은 product와 성과를 내는 산업.

말은 쉬운데, 에디슨처럼 발명을 수천개해야 그 중에 몇 개 성공할 수도 있고, 질레트 안전 면도기처럼 만드는 데 10~20년이 걸릴 수도 있다.

2009년 5월 14일 목요일

하드케이스 담배상자

내 자신은 담배 피는 것도 싫어하고, 주변에서 누가 피우는 것도 싫어하지만
가끔은 이런 사악한 담배상자에 대한 아이디어도 떠오르는 것 같다.
(착한 것만 생각하는 건 도덕적으로는 옳지만,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없다. 상상은 자유롭게 하고 그 중에 적극적으로 실천할 땐 착한 걸 고르면 되겠지.)

일반적으로 살 수 있는 담배들(2000원대?)는 거의 종이 포장인 것 같다.
남자들의 와이셔츠 앞 주머니나 자켓의 안쪽, 바깥쪽 주머니에 맡게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
그 주머니들의 특징은 최대한 가벼운 물건을 넣으면서, 압력이 가해지지 않는 다는 것. 따라서 종이케이스가 가장 저렴하고 편리한 선택이다.

좀 다른 걸 원하는 사람은 하드케이스를 사서 일일히 담배를 담아야 한다.
혹은 비싼 쿠바산 시가 같은 경우는 아주 큰 통에 담겨져 오고 낱개로 휴대하기 보다는 사무실이나 서재에 두고 가끔씩 아주 한가할 때 피운다.

하지만 여성 고객들을 좀 더 공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반적으로 여성들의 옷에는 주머니가 없다.
대신 핸드백이나 더 큰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 데, 가방 안에 있는 물건들이 힘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담배 같은 것들을 담아두면 잘 찌그러지지 않을까?
담배 갯수를 줄이더라도 케이스를 좀 더 단단하고 어쩌면 지금처럼 사각형의 모양이 아니라 좀 더 파우더 케이스처럼 납작하거나, 립스틱처럼 cylinder 모양으로 만들 수는 없을까?

여성들이 담배를 피우는 이유는 흡연자라면 모두 그렇듯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목적도 있을 테고, 양성평등의 목적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양성평등 따위에 민감하기 보다는 스트레스 해소가 목적이라면 좀 더 여성스러운 담배케이스 디자인도 시도되야 하지 않을까? 기존의 것처럼 박스로 만드는것보다는 훨씬 모양이 다양하게. 물론 지금도 좀 더 가늘게 생기고 화학성분량이 적은 걸 여성이 선호하던가? (음.. 사실 담배에 관한 통계는 내가 비흡연자라서 잘 모르겠다.)
하트 모양이라든지, 직선의 막대 모양이 아닌 곡선으로 된 담배라든지.

2009년 5월 13일 수요일

Touchless environment

치의학을 하다보니 touch에 극단적으로 민감해지게 된다.
뭐 일상에서 그런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임상실습부터는 중요하다고.
그럴바에는 뭐든 automation하거나 personal universal remote controller(PURC)를 만들면 어떨까?

. Automation
예를 들자면 나같은 경우 항상 일정한 시각에 문을 나서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다고.
Smart tag 기술 같은 걸 활용해서 특정 시각(+-5분)에 특정 층(우리집 12층) 엘리베이터 앞에 서면 1층으로 가는 걸로 알고 알아서 엘리베이터가 오고, 엘리베이터에 타면 1층을 자동으로 눌러줬으면 좋겠다.

학교에 도착해서도 마찬가지로 1층 -> 8층 가는 걸로 자동으로.

. Personal universal remote controller(PURC)
내 맘대로 이름 지어서 좀 웃긴데.
공공물품이라고 생각되는 장비들의 경우 누구든 자신이 가진 리모콘으로 액세스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거다.
사실 지금도 PDA나 universal remote controller 같은 게 있어서 남의 집에 놀러가거나 전자상가에서 아무 TV나 맘대로 채널을 바꿀 수 있잖아. (대게 비매너라고 비난 받기는 한다.)
이 개념을 좀 더 확장해서 누구나 이용해도 되는 엘리베이터나 출입문, 혹은 버튼들(버스, 지하철, 병원, 학교, 공공기관, 영업중인 가게, 화장실, 변기, 수도꼭지(찬물/따뜻한물) 등..)에도 적용하면 안될까?

내 개인의 리모컨을 쓰기 때문에 모두가 누르는 버튼을 눌러서 손이 오염되는 걸 막을 수 있다. 버튼을 누르거나 손잡이를 돌리는 횟수가 적어진다면 미국 의사협회에서 권장하는 하루 손씻는 횟수도 많이 줄일 수 있다.

보안상의 문제나 버튼 조작상의 문제, 악의적 사용자의 문제 등 여러가지 해결해야 할 것 들은 있다.

. 보안상의 문제
  . 영업시간이나 허용된 사람(직원이라든지)만 리모컨을 등록해서 쓸 수 있게 하는 방법.
  . 모두에게 허용하는 방법
  . 특정 거리(10Cm ~ 2m)이내의 신호만 받는 방법
    . 주기적으로 신호를 전송하는 방법을 바꾸고 10cm ~ 2m 내에 있는 리모컨에만 코드를 encode/decode하는 방법을 알린다.


. 버튼 조작상의 문제, 악의적 사용자의 문제
  . 초당 2회 이상 누를 수 없게 한다.
  . 한 번에 너무 많은 신호가 오면 차단해버린다. - DDOS attack 방지
  . 한 사용자가 너무 많은 종류의 신호를 보낼 수 없게 한다.
    . 한 번에 엘리베이터를 3개 이상의 층을 누른다든지 모든 층을 누른다는 지 하는 동작들.
  . 리모컨 사용자보다 직접 버튼을 누르는 사람에게 우선 순위를 준다.

. 보안 정책
  . 각각의 출입문, 버튼, 리모컨에 따라 다른 보안 정책을 사용할 수 있다.
  . 권한 설정에 관해서는 UNIX 같은 OS나 인터넷 웹 페이지들의 정책들을 잘 참고하면 될 것 같다.

GPS taxi call-service

왜 귀찮게 콜택시를 부를때마다 내 위치를 설명해야 하나 모르겠다.
GPS 달린 휴대폰으로 '상대방에서 나의 GPS 정보 보내기' 버튼 같은 걸 누르든지 해서 상대방이 내 위치를 바로 알고 달려오면 안될까?
요즘 택시들도 다들 네비게이션이 있더라고.

결국 필요한 시스템은 어떻게 되지?
. 내 휴대폰에 내장된 GPS, 위치정보 전송버튼(혹은 메뉴)
. GPS 정보를 주고 받을 data 형식
. 택시의 네비게이터와 연동되는 system

택시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통화를 할때도 일일히 내 위치를 설명할 필요가 있나?
그냥 서로 버튼 하나 눌러주면, 서로의 위치를 휴대폰 화면에 보여주면 되잖아.

@ 부가서비스로 이미 다 파는 건가? 아니면 구글 안드로이드폰 쯤은 가져야 하나?

지하철 역

버스보다는 확실히 지하철이 좋은 교통수단이다.
흔들림도 적고, 시간도 정확하고, 대게 더 자주오고.
노선도 훨씬 fix되어 있다.
물론 소음이 더 심한 것은 단점이지만..

내가 지하철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것뿐이라고 생각했는 데,
최근에 보니까 지하철 역이 나를 더 재미있게 만들더라고.

지하철 역은 단순히 땅 속에 있는 빌딩 지하실 몇 개 와는 다른 것 같다.
여기저기 에스컬레이터도 있어서 경사지게 올라가면 매우 많은 사람들을 한 번에 감상할 수 있고, 가게들도 많다. 사람들의 머리 위에서 사람들을 보는 거지.
특히나 환승역이 되면 구조가 매우 입체적이 된다.
그 안에 상점도 많이 입점하게 되고 거의 몰(Mall)과 같은 형태가 된다.
강남터미널 지하상가도 그렇고, 결국 코엑스도 지하철역이랑 연결되어 있고.
한 번에 3개의 노선이 교차하게 되면 그냥 생각없이 돌면 loop가 여러 곳에 생겨서 다시 원래 장소로 돌아갈 수도 있다.

7호선 청담역 같은 경우는 길이가 200m(? 정확한 수치를 잊어버렸네) 넘는다.
개미와 같은 삶이라고나 할까..

2009년 5월 12일 화요일

아침식사

가끔 학교나 직장에서 일찍 출근해서 샌드위치나 빵 같은 가벼운 아침을 먹고 있으면 사람들이 말을 걸곤 한다.
"이제 겨우 아침 먹는 구나." - 인사형
"이렇게 대충 먹는 걸 보니 안 쓰럽다." - 동정형
"제발 집에서 제대로 챙겨먹고 와라." - 잔소리형

잔소리형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겨우 먹는 아침 먹을 장소마저 빼앗기는 느낌이다. 물론 동정형처럼 안 쓰러움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고, 내 건강을 걱정해서 단기적으로 잔소리를 하는 건데. 결과적으로 일찍와서 겨우 먹는 간식 마저 먹을 수 없게 된다.

결국 내게 잔소리를 하는 사람들의 인식은

표1) 집 : X, 학교 : O -> 집 : O, 학교 : X

표1과 같은 transition을 원한 것인데.


표2) 집 : X, 학교 : O -> 집 : X, 학교 : X

표2와 같은 결과를 얻게 된다.

2009년 5월 5일 화요일

외과실습 - Arch bar

참고 사진 : http://www.caseysurgical.com

턱이 부서졌을 때, 교합을 유지하기 위해는 Arch bar로 치아를 다물고 묶어버릴때가 있단다. 사람을 함부로 무는 짐승들에게 사용하는 도구와 살짝 비슷한 감도 있고, 그냥 bracket 같은 교정장치랑도 비슷하게 생겼다.
입을 꿰매버린 것처럼 무서운 형벌(중세스러운 분위기)인 것 같지만, 치료를 위한 것이라네.

입을 꿰매도(정확히 말하면 치아 사이를 붙여 버려도) 사람은 살 수 있단다.
주스랑 죽 먹으면 되는 구나..

턱이 아물때까지 4주간 고정을 환자도 있었다는 데, 그 환자는 완전 성철스님의 묵언 수련 같은 걸 한 셈일 것 같다. 어떻게 말 안하고 4주간 살 수 있을 까?
(그 환자는 꼬마였다는 데, 옆에서 할머니가 돌봐주신 모양. 결국은 미치거나 성인(saint)가 되는 건가..)

다행스럽게도 문맹률이 낮은 현대에는 쪽지에 글을 쓰면서 외부와 소통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나처럼 온라인에서 더 수다스러운 사람은 인터넷 하면 되지롱.

@ 입을 다물어도 콧노래는 여전히 부를 수 있네. 그렇게 기쁜 마음은 아닐테지만, 내가 그 상황이 되면 그렇게 기분을 달래야 겠다.

2009년 4월 30일 목요일

혀(lingual)와 미각 장치

치의학에 있어서 치아, 잇몸 외에 가장 중요한 기관이 뭘까?
그런거있을 지 들어오기 전에는 상상도 못했는 데, 혀가 중요한 것 같다.
일단 시술과정 중간에 혀는 굉장히 성가신 존재이다. 자꾸 꿈틀거리면서 달려들어서 시술자를 방해하고, 상처를 입는 것으로부터 지켜줘야할 필요도 있는 하룻강아지 같다. 또한 천연 칫솔이니까 있으면 치아 건강에 매우 좋다.

교정학 시간에 배우는 데, 혀가 너무 크거나 작아도 문제가 된다. 단지 보기 예쁘지 않은 것 뿐만 아니라 치열의 모양도 바꾸고, 역학적 계산을 모두 다시 해야 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혀를 깨물면 죽을 수도 있다.
오감(다섯가지 인체 감각) 중에서 가장 미묘한 것도 미각이다.
대략 혀의 4~5가지 맛에 관한 지도가 있긴 하지만 재현하기 매우 어렵다.
직접 요리를 통해 맛을 보면 되지만 맛의 감별은 와인 감별사나 요리사 같은 전문가들의 몫이다. 세상 모든 주부가 요리를 하고 세상 모든 사람이 맛을 보지만 여전히 쉽지 않다.

. 미각 재현 장치의 제작

청각은 오디오, 시각은 비디오, 촉각은 햅틱, 후각도 gas를 만들어 주는 기기를 만들려는 시도가 있는 데, 미각은 어떤지 모르겠다. 후각과 연계되서 굉장히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에 미각를 record해서 재현하는 장치가 개발된다면 그것은 어떻게 사용해야 될까?
생각해 봤는 데, 치과의사가 그 장치의 개발에 참여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될 것 같다. 물론 세상에 그런 것에 관심을 가지는 치과의사는 아무도 없을 것 같지만, 인체의 영역상 그 장치는 입 속에 있어야 되니까.
틀니를 제작하는 과정의 일부를 포함하게 된다. 과연 그 장치는 어느 정도 크기까지 가능하고 어디에 설치해야 될까? 어떻게 해야 candida 같은 곰팡이가 끼지 않고 녹이 슬지 않고, 교합에 방해가 되지 않고, 발성, 연하작용에도 지장을 주지 않을까? 그 장치의 material이나 data, power는 어떻게 공급해야 할까?
침은 얼마나 분비되어야 할까?

@ 지금은 아무도 관심 없지만, 30년 쯤 후에는 치과의사들도 관심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2009년 4월 29일 수요일

문자메시지

영화 'sum of all fears'를 보면 인상적인 장면이 하나 나온다.

유능한 각 단체의 대표들과 언론인들이 모여서 브리핑 or 세미나 같은 걸 하고 있는 데, 갑자기 한, 두 사람에게 문자메시지가 오더니, 몇 초 뒤에 결국에는 모든 사람에게 문자나 전화가 온다.
과연 무슨 일 때문에 그 사람들은 그렇게 급한 연락을 받게 된 걸까?
모두가 각자의 정보력으로 연락을 받는 걸보면 그것은 그냥 우연일까?
아니면 세상 사람 모두가 주목해야할만한 정말로 큰 사건이 벌어진걸까?

요즘 학교 사람들과도 시험기간에 분위기라서 재미있는 것 같다.
과대표(총대)가 항상 중요한 공지가 있을 때마다 단체 문자 71통을 보내거든.
특히 시험기간에는 보통 그런 공지를 보낼때 학생의 절반이 강의실이나 독서실에 모여 있기 때문에 각자 살짝 다른 휴대폰 진동 소리로 그것을 몇 초 간격으로 느끼게 된다. 마치 은밀히 서로 소통하는 날벌레 뗴나 벌처럼 모두가 매우 작게 웅웅거리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강의실이나 독서실에 그 순간에 있지 않아서 칠판에 쓰는 공지를 듣지 못할 학우들을 위해서 항상 하는 일이거든. 결국 칠판 공지를 먼저 보고 모두가 그것을 받음을 다시 확인하면서 안심하게 된다.

2009년 4월 27일 월요일

뱀파이어의 송곳니

뱀파이어는 송곳니가 길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뱀파이어는 치의학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존재인 것 같다.
일단 치아의 사이즈는 X chromosome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알려져 있다.
(중간고사에 교정과랑 몇 과목에 나와서 열심히 외웠음.)
유전자 검사로 뱀파이어를 어느 정도 판별할 수 있지 않을까?

교합을 생각했을 때, canine guidance(사실 뭔지 아직 모르겠지만)에도 중요하다고 하고, 보철을 만들때도 송곳니가 길면 bridge 같은 거 만들 때 편하다.
단점도 많을 텐데, 지식이 짧아서..
언제 MT 같은 거 가면 전문의 선생님들이랑 얘기해 봐야겠다.

@ 지금의 채점시스템에 내가 적응하지 못한거지, 치의학이 싫은 건 아닌 것 같다. 세상에는 재미있어도 점수를 너무 안 주는 것들이 많다. 재미있는 거랑, 점수 잘 받는 건 별개다. 즐기는 사람이 점수가 높다는 건, 우연히 자신의 스타일과 채점자의 스타일이 일치했을 때 일뿐.

2009년 4월 26일 일요일

한국어의 기원

말하자면 한국어라는 것은 30% 몽골어와 70% 중국어를 2,000년 전부터 잘 섞어서 우리끼리 사용하면서 좀 변형시킨거구나. 그러다가 1,500년 전 쯤에 일본어랑 분화되서 평행선을 달리는 거고.
(신라, 고구려, 백제, 가야, 발해 기타 국가들의 언어가 어떻게 서로 합쳐지고 분화 됐는지는 모르겠고, 큰 줄기만 보면 그렇다는 거지. 서양애들에게 이해 시킬때는 이렇게 30:70으로 간결하게 말해줘서 쉽게 알아먹지.)

@ 한국어는 우리만의 찬란한 유산이라는 표현은 감동적이긴 하지만, 군더더기 없는 학문적인 표현은 아니다. 긍정적 의미를 지닌 정치적 표현이다.

2009년 4월 18일 토요일

임상실습 - 구강외과

구강외과 외래는 용봉동에 있고, 수술방, 응급실은 의대와도 관련이 많기 때문에 학동에 있다.
외래에서 transplantation, implant, 발치를 많이 하는 데, 역시 발치가 제일 많았다.
선생님(레지던트)이 두 분 계시는 데, observation하는 사람은 7명이라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서로 알게모르게 어깨 싸움도 하고, 이리저리 눈도 옮기고, 메모 하려고 이것저것 두리번 거리고 있다. 선생님을 그림자처럼 졸졸 쫓아다니면서 말이지.
자신의 건강을 걱정하고, 얼마나 아플지 겁에 질린 환자들은 잘 모르겠지만, 호기심이 많고 관찰력이 좋은 환자라면 옆에서 보면서 웃기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마치 긴 꼬리를 가진 것처럼 한 사람의 뒤에 사람이 많이 있고, 그 사람이 뒤로 후진이라도 하면 길이 홍해를 열듯 열리니까.
환자만 긴장한게 아니라, observation을 하는 2학년이나, support를 하는 고학년도 긴장하고 있다.

결국 transplantation, implant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보지 못했다.
발치도 어디서 봐야할지 각도를 정확히 잡지 않으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12개의 case 중에서 3개 정도는 발치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대략 본 것 같다. high speed로 치아를 쪼개는 건 한 번도 못 본 것 같네.

구강이 작거나 치아가 깊숙한 경우는 시술자가 치아를 살짝 보고, 발치기구 삽입 후엔 입이 닫혀서 시술자도 그것을 눈으로 보지는 못하고, 손과 귀로 느끼면서 시술을 한다.

치의학 전공이 아닌 세상 대부분의 사람의 눈에는 그 끔찍하면서도 아프면서도 남이보면 지루한 발치 장면을 서로 보려고 이리저리 기웃거린다는 게 참 웃기다고 생각할 것 같다.
하지만 전공자에게는 발치가 구경할 수 있는 시술 중에서는 다이나믹하다고 생각한다. (발치 말고도 많이 있겠지만 아직 잘 모르니까.)

구강외과는 suction tip도 길고, bur도 길더라고.
각 과마다 그렇게 기구가 미묘하게 다른 데, 마치 중세시대의 도검을 연구하는 매니아처럼 그런 오밀조밀한 것들을 분석하고 기억하는 게 시험에도 나오고, 우리가배우는 것들인것 같다.
Blade들은 내가 모양을 본 11~15번 같은 경우에 다들 특이해서 정말로 무협지 첫 장에 붙여놔도 그런가보다 할만한 물건들이거든.
칼잡이(and 외과의사)에게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차이인지는 점점 알게 되겠지.

환자 얼굴에 소공(입을 빼고 얼굴 전체를 가리는 천으로된 덮개) 덮히면 살금살금 여러명이 모여들었다가 시술이 끝나면 환자가 민망해 할 수 있으므로 마치 구경하지 않고 딴짓하고 있었다는 것처럼 이리저리 시선을 돌리고 흩어지는 7명의 동기들의 모습도 참 웃기다. (판토마임? 역할극 개그?)

2009년 4월 15일 수요일

장갑

아침마다 병원(대학원)에 가기위해, 초등학교, 중학교 앞을 가로질러서 간다.
왜 그래야 하는 지 알 수 없지만 한국에서는 초등학교는 녹색 어머니회에서 학부모들이 나와서 교통정리를 하고, 중학교에서는 학생들(주번 같은)이 교통정리를 한다. 서양에서는 그 대신 학부모가 자식을 학교까지 데려다주는 것 같다.
교통경찰이 해야 하는 일인데, 왜 비전문가인 시민이 그 일을 대신할까?
뭐 그것도 그렇다고 치고..

녹색 어머니회 학부모들은 모두 녹색 앞치마를 입고, 장갑도 끼고 있다. 3월에는 아침에 춥기때문에 추운 것을 알고 미리 복장도 단단히 준비하신 것 같다.
반면에 중학교 학생들은 교복을 입고 있고, 장갑이 없어서 다들 손 시러워하는 자세를 하고 있다. 소매를 억지로 길게 늘려서 장갑을 대신하거나, 한 손을 호주머니에 넣거나, 옆구리에 손을 끼고 있곤 하고, 뭔가 주춤주춤하게 보인다. 한 달간 수십명의 중학생을 봤지만, 손 시려하면서 장갑을 낀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사실은 3월 내내 자전거를 타면서 그 앞을 지나는 데, 장갑을 깜빡잊고 안 낀 날에는 나도 너무나 춥더라고.

그런데 중학생들은 왜 장갑을 끼지 않았을 까?
너무 어려서 스스로 그런 것을 미리 준비하는 것을 알지 못할까?
교육의 수준으로 봤을 때, 그런 것도 준비 못한다는 건, 이 나라 교육의 실패인 것 같다.
내 생각에는 학교에서 교복 같은 복장 단속을 하기 때문에, 복장의 자유를 빼앗긴 아이들이 자신의 복장에 책임을 지는 법도 잊어버린게 아닌가 싶다.
자유로운 복장이었다면 스스로의 복장에 신경을 쓸 테고, 그렇다면 물론 외모에 더 신경이 쓰여 학업이 낮아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추우면 스스로 장갑을 챙겨오는 것도 깨닫게 될 것이다.
시험 문제를 하나 더 맞추는 것은 잘 가르치지지만, 그 인간이 어떤 상황에서 스스로 대처하는 것은 가르쳐주지 못하고 있다.

엄마가 시키는 것만하고, 선생님이 시키는 것만 하는 학생은 그보다 더 나은 것을 하려는 의지를 갖지 못한다.
정해진 준비물이 있을 때도 더 필요한 것이 있으면 더 챙겨오는 것을 할 수 있게 해야한다. 하지만 저녁에도 학원을 가야하고, 뒤를 돌아볼 시간을 주지 않는 데, 어떻게 그보다 더 나은 것을 할 수 있을까.

@ 아니면, 장갑을 끼는 게 그들의 유행에 어긋나는 걸지도 모르겠다.

2009년 4월 13일 월요일

Customized tooth-brushing tray

결국 양치질이라는 게, 개인의 치아의 모양을 따라서 brushing을 열심히 하는 건데, 좁고 반듯한 칫솔면으로 여기저기 골고루 닦는 것은 참 귀찮은 것 같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전동칫솔. 치아 근처에 두기만 하면 전동칫솔이 알아서 진동을 줘서 비벼주는 것.
그렇게 비비는 행동은 기구가 대신 해줬는 데, 여전히 치아를 골고루 닦기 위해서는 입 속에서 치아의 모든 부위를 왔다갔다 해야한다.

custom tray를 치아모양으로 본을 떠서 치아보다 조금 더 크게 만든 후 거기에 brush나 polishg 도구를 붙여서 한 번에 칫솔질을 해버리면 어떨까?
말하자면 칫솔면을 1~2Cm짜리보다 훨씬 크게 만들어서 구강 사이즈만큼 크게 만들자는 거지. 그럼 칫솔을 병진운동해서 움직일 필요없이. 버튼만 켜면 한 번에 치아들의 모든 부분이 양치질 되는 것.

주차장에서 손으로 세차하는 것보다 세차기계로 한 번에 다 세차하는 거랑 비슷하게.

custom tray의 표면에 구멍을 수백개 뚫어서 water-jet를 분사한다든지.

2009년 4월 12일 일요일

이름쓰기

처음에는 효율성을 위해 새로 구입하는 치과도구들에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인간에서는 소유권이 굉장히 중요해서, 항상 실습 중간이나 끝에 자신이 자기 물건을 잘 가지고 있는 지 확인이 되야하는 데, 서로 물건이 섞이면 혼란스럽고 갈등을 일으킬 수 있어서 말이지.

물론 2학년 실습실은 1학년 때와 달리 한 사람당 1개의 책상이 있어서 공간이 훨씬 넓긴하지만, 도구 갯수도 벌써 10배는 더 많고, 서로 빌려줘야하는 물건도 더 많아서.

또 하나는 심리적인 이유 때문인데, 자꾸 만지고, 이름을 쓰고, 내가 쓰기 편한 곳에 두려고 이곳저곳 자리를 찾다보면 정도 들고, 기구에 친숙해진다.
그 첫 단계로 일단 이름을 쓰고, 나만의 표시들을 하는 거지. 필요하다면 index도 달고 나만의 정리법을 개발하는 중.
그래서 덴티폼의 뒷면에는 나사마다 치아 번호를 미리 써두었고, 상악과 하악도 매번 햇갈리지 않게 여러 곳에 Mx, Mn이라고 써두었다.

각각의 물건의 모양과 용도에 따라 어떻게 쓸지 여기저기 정리도 하고,
상악, 하악을 같이 뜬 cast는 왁스 바이트도 물리고, 고무줄로 묶고, 러버볼에 넣어서 보관도 하고 있다.
이런 저런 모양의 상자와 용기들을 동원해서 물건들의 위치를 찾아가고 있다.

고무장갑을 고무풍선처럼 바람도 불어보고 (물론 쉬는 시간에 몰래;)
하이스피드로 글씨도 여기저기 새기고 잘 가지고 놀고 있다.
전산학을 공부할 때도 그렇고, 치과재료학 때도 그렇고, 위험하지 않고, 공부에 방해되지 않는 수준에서는 최대한 장난을 많이 쳐봐야 익숙해진다.
기구의 새로운 용도를 발견할 수도 있고, 기구의 한계도 시험할 수 있으니까.

영화에서 폭탄해체 전문가가 왜 치과용 공구를 많이 쓰는 지 알겠더라고.
작은 미러와 작은 핀셋, 작은 드릴, 내시경 등..


무선인터넷폰과 무선인터넷

VoIP(인터넷 전화)가 무선으로 많이 연결되면서,
모든 통신사에서 무선랜기능이 있는 공유기를 끼워주는 것 같다.
그래서 어느 동네를 가든 myLGNET 같은 이름(SSID)을 가진 AP를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보안 설정이 되어있긴 한데, default password를 바꿀 줄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그냥 그대로 있네;
결국 네이버 지식인 같은 곳에서 무선인터넷 전화 설정법을 찾으면 SSID와 default password를 알 수 있다.

@ 전국 많은 아파트 내에서 무선인터넷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게 되버린 셈..

치주과 - 잇몸에 상처내기

세미나가서 뭔소린지 아직은 잘 모르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혈액의 순환과 조직의 치유를 촉진시키기 위해
잇몸에 메스로 상처를 줄 긋듯 수십번 평행하게 긋는 것을 봤다.

무슨 생각이 들었냐면, 꼭 3~4중 면도기로 면도를 할때 실수해서 옆으로 비껴나가 피부가 3~4중의 평행한 상처를 남긴 것 같은 느낌.
빳빳한 새 종이에 multiple paper cut을 당한 것과 같은 느낌.

그렇다면 귀찮게 mass를 수십번 긋는 것보다는 5~10중 날을 이용해서 한 번에 그어버리면 되지 않을까?

물론 그 동작 하나만을 위해 기구를 하나 더 만든다는 건 좀 낭비이기도 하다.

하지만 치의학에서 쓰이는 도구들은 보면 아주 단순한 하나의 일을 하기 위해 최적화된 도구가 참 낳거든.
발치용 forcep도 치아 부위별로 다 따로 있고. - 사실 universal forcep이나 펜치써서 대충 빼도되는 데, 최소의 시간과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으려고 쓰는 거잖아.


방사선 사진 찍기

Dental X-ray 구내방사선 촬영시 센서랑 관구방향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아예 그냥 센서랑 관구 방향이 무조건 평행이 되게 frame를 잘 짜거나
입속에 넣은 센서(필름을 대신해서 요즘 많이 쓰는 감광센서)에 자이로센서를 달아서 smart tag 기술로 3차원 공간상의 position과 incline된 각도를 알려주면 안될까나.
그리고 관구에서도 영화속 스나이퍼들이 쓰는 빨간색 빛이 나와서 지금 어디를 찍을 건지 미리 guide해주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환자가 침흘리면서 endo 파일까지 치아에 꼿힌채로 한 손으로 필름을 잡고 앉아있는 건 참 번거롭거든.

@ 필름과 방사선 중심선, 치아의 장축을 모두 allign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3가지 모두 3차원 물체이고, 필름과 치아는 특히 입 속에 들어 있어서 잘 안보이거든.

dental exoskeleton

미국이랑 일본에서 exoskeleton 장치들을 개발했다는 데.
그러니까 사람이 그 기계를 입으면 힘도 한 10배 세지는 거.
미국에서는 일단 국방부에서 군인들 무기랑 짐 나를때 쓰기로 했다.
일본에서는 쌀포대를 편하게 나르는 것도 데모로 보여주더라고.

참고) UC Berkeley Exoskeleton
http://www.youtube.com/watch?v=BkBEDy3eA1o

exoskeleton이 그렇게 인간의 관절, 근육을 보조해서 힘을 더해준다면
치과의사처럼 자세가 불편한 작업을 할때도 관절의 하중을 덜어주고
불편한 각도에서도 편하게 일할 수 있게 해 줄 수는 없을까?
말하자면 원래의 인간이라면 무게중심을 잡기 어렵거나 불가능한 각도에서 오랫동안 버티고 서있어도 counter weight가 주어지거나, 관절을 서포트해줘서, 마치 소파에 옆으로 누워서 있는 듯한 느낌을 주게 하는 장치.
아크로바틱한 자세에서 아무렇지도 않고 버티고 있을 수만 있다면 치과진료도 훨씬 쉬워지잖아. (역시 올드보이에 나온 유지태 정도는 요가 해줘야.)

보존 수업시간에 바른 자세를 가르치고 있는 데, 바른 자세를 배울바에는 바르지 않아도 힘들지 않는 장치를 개발해버리는 건 어떨지? 의자랑 exoskeleton을 잘 섞어서 디자인하면..

미켈란젤로도 시스티나 대성당 천장 벽화 그리다가 chronic한 골병이 들어 인생이 망가졌는 데, 치과의사도 그렇지 않으려면 역시 장비가 좋아야.


2009년 4월 5일 일요일

시장 구경

방학 내내 집 구석에 쳐박혀 있다가 어느 날 고등학교 친구들이 놀러와서 시장 구경을 갔다. 광주에서 제일 큰 양동시장.
어느 경제학자가 말했듯, 우울해지면 시장으로 가라고.

근데 막상 시장에 가니까 재미있기보다는 좀 힘들더라고.
걷는 건 별로 힘들지 않았는 데, 생선 코너의 비린내 나는 생선들.
특히 홍어, 가오리가 전라도에는 많거든. 숨쉬기도 힘들었다.
해산물 코너들은 특히 물청소를 자꾸해서 바닥에 생선 비린내 나는 물이 항상 고여있어서 지나가기도 힘들다.
그리고 나는 닭이나 오리를 별로 안 좋아하는 데, 항상 닭집이 몇 개 있고, 털빠진 닭과 오리들이 닭장 속에서 불쌍하게 울부짓는다.
서양사람들이 China town의 시장에서 느끼는 감정이랑 거의 비슷하다고. Stinking fish

그래서 해산물, 육류 구역은 별로 였고 아무래도 나랑 맞는 구역은 옷감이나 공산품을 파는 곳 같았다.
그래서 동대문, 남대문에서도 주로 그런것만 보고 다녔던 것 같네. 아님 코엑스 가든지.

미학

영화 속에 나온 괴물들은 치아도 다 엉망이더라고.
치아 사이에 틈도 많고, 삐뚤삐뚤하고 크기도 엉망이고, 날카롭고.
짐 캐리 주연의 마스크만 빼고. 거기서는 무지 크면서 지나치게 완벽한 치아를 보여주면서 녹색 마스크가 씩~ 웃잖아.
13일의 금요일, 죠스(상어에게는 그게 정상인거긴 하지만), X-file 등..

하지만 의학적으로는 그 사람들이 징그러우니까 나쁜 사람들이 아니라,
불행한(and 불쌍한) 사람들인거지.
(불행 - 자신이 느끼는 감정, 불쌍 - 타인이 느끼는 감정)
Congenital한 문제가 있어서 꼭 마음이 삐뚤어져있고, 그래서 남에게도 물귀신처럼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하기 위해 괴롭히는 걸로 설정되잖아.
다행스럽게도 치아는 총의치라는 기술이 있으니까 최소한 겉보기에는 그럴싸하게 만들 수가 있겠더라고.
스티븐 호킹 아저씨도 걷게 하긴 힘들지만 다리 모양을 가지런히 해 둘 수는 있지. 다리가 1개 정도 없다면 인공수족으로 거의 걸을 수 있게 해주고.

보철물(금니, 은니 등..)이 많이 붙어있을수록 그동안 양치질도 잘 안한거같고, 나이들어보이는 게 사실인데, 수리를 다 해놓고 나면 광도 잘 나고 cybernetic하더라고.
Starwars의 droid 로봇 C-3PO 같은 느낌.
http://www.starwars.com/databank/droid/c3po/
Functional한 이유 때문에 치아의 비율을 자바헛보다는 C-3PO랑 비슷하게 세팅하는 경우가 있더라고. 자세한 이유는 보철학 교과서에.

사실은 영화에서 의학적인 사진들을 많이 활용해서 상상력을 붙였더라고.
아무리 괴물같은 존재를 만들어도 그것은 인간과의 유사성이 있기 때문에 무서운거지, 인간이랑 완전히 다른 축구공이나 기하학적 모양처럼 만들고 그러면 별로 무섭지가 않아.
참고) http://en.wikipedia.org/wiki/Uncanny_Valley

에일리언의 괴물도 결국은 상당히 인간적인 모습이라는 거지.
척추도 있고, 팔다리도 있고. 다만 좀 더 흐물흐물거리고, 신체비율이 좀 다르고, 털이 없고, 침 같은 점액을 많이 흘리고, 껍질이 한 겹 벗겨져 있다는 것.

2009년 4월 1일 수요일

[요리]마늘빵 만들기

. 준비물
  . 다진 마늘, 올리브유, 설탕, 식빵

. 방법
  . 다진 마늘 2수저, 올리브유 1수저, 설탕 1/2 수저를 넣고 섞는 다.
  . 식빵 위에 잘 바른다.
  . 170도 토스터에서 6분, 또는 전자렌지에서 2분 돌린다

. 고찰
  . 전자렌지에서 3분 돌리면 식빵이 접시에 붙어서 안 떨어진다.
  . 결론 : 식빵을 접시에 붙일 수 있는 천연 접착제를 얻었다.

2009년 3월 17일 화요일

Impression 2

치과진료들이 다 그렇지만 한 번 받고 나면 눈물이 쏙 빠지고 망가지는 것 같다.
의자에 눕혀놓고 여기저기 눌러보고, 침도 질질 나니까.
여자들 같은 경우는 자꾸 입 속을 만지니까 얼굴 화장도 지워지잖아.
오늘도 점심시간에 Impression을 몇 번뜨고 내 얼굴을 보니 완전히 얼굴에 치즈 케잌맞은 사람이 되버린 것 같더라고. 세수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근데 수업 종이 치는 바람에 출석을 위해 일단 교실로 뛰어들어서,
여학생의 메이크업 세트에 달린 거울을 빌려 얼굴에 묻은 알지네이트를 닦고 있었다. 급기야 수업시간에 화장하는 남학생으로 오해를 받았다.;;
교수님께 걸린건 아니고, 동기들이 갑자기 뒤에서 웃더라고.
작년에 약리학 수업시간에 화장용 거울을 보다가 혼난 여학생도 있어서 나도 좀 뜨끔했지.
나는 얼굴에 뭘 그리는 게 아니라, 지우는 중이었다고. 물론 그것도 일종의 화장이겠지만.

어떻게 하면 얼굴에 알지네이트를 묻히지 않고도 인상을 잘 뜰 수 있을 까?
고객들은 얼굴에 뭔가 묻히면서 인상을 뜨는 의료인들을 보면 아마추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사실은 좀 묻히더라도 확실하게 한 번에 마치는 게 더 나은 데.

@ facial mask라도 씌울까?

2009년 3월 14일 토요일

Impression

2주간 서로 인상 뜨면서 몇 가지 생각을 해보는 데,
믹싱을 잘 할때까지 계속 노력해보는 것도 해야하지만,
서로의 모형을 관찰하면서 어떤 variation이 있는 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일단 악궁이 좁아서 제 2대구치가 기울어 있는 사람도 있고,
교합이 잘 안 맞거나, 악궁이 cast와 다른 사람들은 꽤 여러번 시도를 해야한다.
plier로 cast를 늘리기도 해야 하고 wax를 덕지덕지 붙여야 한다.

평소에 너무 치아를 세게 물어서 cusp이 닮은 사람도 있고,
치은증식 때문에 치아가 70%만 보이는 사람도 있다.

내 껀 교합은 잘 맞는 데, 떼운 곳이 많아서, 그곳은 좀 안 나왔더라고.
그리고 dens invaginatus(dens in dente)도 있는 것 같애.

건강검진 필수항목으로 지정해서 최소한 초1~고3 때까지 매년 impression을 뜰 수는 없나?;; 가격에 비해서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을 것 같은 데..
하지만 건강검진료가 1만원 정도 상승하는 건 국가재정에 큰 부담이 되겠지? 아동 1,000만명이면 1,000억의 예산이 들어가니까.

2009년 3월 7일 토요일

술자리와 미디어

술자리는 일종의 매스미디어이다.
TV, 인터넷이 있기 이미 전에 술꾼(alcoholer, 술 마시는 사람, not alcoholic, drinker)들은 술집에 모여서 잡담을 했다.
술꾼들이 간 질환을 포함한 여러종류의 질환을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화적으로 살아남은 이유는 정보를 빠르고 많이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실 중요한 것은 술이 아니라 그 장소에 모인다는 사실 자체이지.
카페도 마찬가지 이유로 번창했다고. 그 커피가 달건 쓰건 중요한 것은 대화.

이 매스미디어는 직접민주주의적이고 양방향성도 있고, 사람들을 서로 친하게 만들고 수다스럽게 만드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집단적인 문화에서 메시지가 사라진다는 점.
사람들은 대화에서 자신들의 관심사들에서 공통된 것(교집합)을 찾으려고 한다.
그런데 사람이 많이 모인 술자리일수록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 속에서 공통점을 찾아야 하고 결국 모든 구성원의 공통점은 자신들이 술을 마신다는 사실 밖에는 남지 않게 된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을 대화에서 소외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술자리에서 미디어인 술에 대해서만 논할 수 있고, 어떠한 메시지도 실을 수가 없다.
결국 우리는 미디어 속에서 메시지를 상실하게 된다.

마셜 맥루한이 '미디어는 메시지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술꾼들도 미디어에서 메시지 밖에 남기지 못하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 결국 drinker는 alcholic이 된다.

그러니 미디어에 메시지를 싣기 위해서는 큰 술자리보다는 작은 술자리가 낫고, 모든 사람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적절한 규모의 대화그룹을 형성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아는 정보를 반복하는 것은 친밀감 형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새로운 정보를 취득하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 마치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면서, 휴대폰이 좋다는 이야기만 계속 반복하는 집단처럼 되버리는 거지.

Wireless(무선)

과연 wireless(무선) 통신은 정확한 작명인가?
뭐 wire(유선)가 있는 통신이 아니니까 wireless(무선)가 맞기는 하지.
근데 문자 그대로 봤을 때, wireless communication에 꼭 전자기파를 이용하는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왜 전자기파를 이용한 텔레파시를 가지지 못했을 지 생각해봤는 데, 인간도 일종의 wireless communication을 이미 하고 있다. Speech.
인간은 말을 할 수 있다. 음성을 주고 받을 때도 역시 선이 필요없다. Wireless.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wireless라고 부르지 않는다.

. Wireless의 문자 그대로의 의미 : wire를 사용하지 않음, 전자기파, 물질파 뭐든 이용해도 wire만 쓰지 않으면 됨. 심지어 중력파를 이용해도 됨.
. Wireless의 실제 의미 : wire를 사용하지 않고, 전자기파를 이용함. 사실은 matterless(물질이 필요없음), mediumless(매질이 필요없음)라고 해야 더 정확함.

2009년 3월 6일 금요일

임상실습

이번 주는 OT만 하고 환자는 보지 못하고 끝났다.
OT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걸리적 거리지 않으면서 최대한 많은 것을 구경해라.'
마치 인류학자나 사회학자처럼 말이지.
과연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는 지, 관찰하는 거지.
내가 너무 많이 개입하게 되면 그들은 행동이 바뀌게 되고 그럼 우리는 왜곡된 관찰을 하게 되고, 그들의 삶은 무너지는 거니까.

마치 수십년간 침팬지와 함께 하면서 자연스럽게 동화된 제인 구달 박사처럼 그렇게 천천히 스며들어서 그들의 삶을 관찰하고 나도 먹고 살아야지.

바텐더

과연 술자리에서 나는 어떤 모습이어야할까? 어떤 모습이 이상적인가?
거의 지난 10년간 참 많은 고민을 했었다.
도망도 다니고, 무기력하게 앉아있기도 하고, 나의 무능함(낮은 알콜분해능력)을 널리 알리기도 하고.

최근에 찾은 모델은 바텐더 모델.
나는 말이지 술을 잘 못 마시는 데, 맥주병으로 숫가락으로 딸 줄 알고, 남에게 술도 따라줄 수 있더라고.
생각해봐. 바텐더는 남에게 술을 팔고, 술을 따라주는 사람이지, 자신이 술을 마시는 사람은 아니잖아.
한국인들은 자기 스스로의 잔에 술을 따르는 것은 처량하고 명예롭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그러니까 필연적으로 누군가가 술을 따라줘야 하지.
근데 술을 따라주는 데, 같이 마셔주지 않으면 서운해 하거든. 그렇다고 바텐더가 술꾼(손님)들과 동일한 양만큼 항상 술을 마신다면 매일 남들의 수십배의 술을 마셔야 하고 돈도 많이 벌지 못하지.
과연 그 사람은 왜 술을 마시는 지 분석하고 말상대가 잘 되어주면 돼.

바텐더는 사실 정보가 많다. 사람들은 왜 술을 마시나? 친구를 만드려고, 그리고 그 친구들과 맨 정신에는 교환하지 않는 많은 정보를 교환하지. 그래서 바텐더는 정보가 많아. 음. 정보를 모으고 다시 재분배하는 일.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이랑 비슷하잖아.

@ 뭐 아직 인기있는 바텐더는 아니지..

2009년 2월 27일 금요일

재채기

재채기 할 때 눈만 감기는 게 아니라 입도 다물어지더라고.
알잖아. 눈뜨고 재채기 할 수 없다는 거는.

재채기 할 때 치아에도 상당한 충격이 오는 것 같애.
원래 C.R인가 뭔가 하는 상태에서 치아가 완전히 접촉하지 않고 살짝 떨어져 있다고 하는 데, 부딪혀도 reflex에 의해서 금방 떨어져서 치아를 충격으로부터 보호.
근데 재채기 할때 치아가 세게 부딪히더라고.

나도 재채기를 많이하는 사람인 것 같어.
아침에 일어났을 때 하중의 분포가 달라지고, sinus의 크기가 달라는 것도 있는 것 같고, 샤워기에서 따뜻한 물을 틀었을 때도 코가 뚫리는 것 같고, 햇빛을 쬐도 그렇고, 환기 잘 안되는 학교 식당에 갔을 때도.

2009년 2월 24일 화요일

Baby

요즘 꿈을 자주 꾸는 것 같다. 컬러로 된 꿈. 스토리도 선명하고 말이지.
예전보다 꿈을 기획하고 재현하는 능력이 향상된 걸까?

아버지가 됐다. 엄마가 누군지는 모르겠는 데, 내가 아기를 한 명 안고 있었다.
이 아기는 정말로 말을 잘 들어서 잘 울지 않았다. 울어도 내가 있으면 바로 울음을 그치더라고.
과연 이 아기가 누구를 닮았을 까 열심히 살펴보는 데, 사실 날 닮은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별 상관 없다고 생각했다. 점점 크면서 누구를 닮았는 지 더 알게 되겠지라고 생각했거든.

근데 황당한 점은 이 아기가 안드로이드 같다는 거.
꿈을 시작할때는 눈이 2개 였는 데, 나중에는 눈이 커다랗게 1개가 되면서 얼굴 전체를 커버하고 있었다. 그리고 눈이 LCD 스크린처럼 바뀌면서 메뉴가 나오더라고. 처음에는 그것도 모르고 아기의 눈이 참 크고, 녹색, 파란색 맑고 투명하구나 라고 생각을 했지..
점점 컴퓨터처럼 변하는 아기. 컴퓨터 프로그램을 끄고, 다시 아기의 모습으로 만들려고 노력을 했다. 종료 버튼을 눌러서 소프트웨어를 끄고, 아기의 모습으로.

내가 뭔가 먹을 걸 줬는 데, 아기 얼굴이 녹색으로 변해있더라고. heimlich maneuver로 토해내게 만들어서 기도를 다시 열어서 겨우 살렸어.

아기가 아니고 Wall-E에 나오는 날아다니는 하얀 여자로봇 이브(eve)가 아니었을까?

@ SF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보다.

2009년 2월 13일 금요일

인맥관리

나는 뭐 이런거 안하는 줄 알았는 데,
2000년에 메신저를 쓰기 시작한 이후로는 사람들을 리스트에 추가하는 것에 대해서 집요해진 것 같다.
열심히 추가를 해보고, 심심할때마다 누구 로그인한 사람 없나 찾아서 말거는 게, 내 인맥의 전부가 아닌가 싶다.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다.'라고 말하면서 내가 전화거는 사람은 세상에 2~3명 밖에 안되는 것 같네. 역시 채팅이 내 스타일이군.

인어공주처럼 목소리를 잃어도 세상 사는 데 지장 없을 사람이네.
(참고 - 인어공주는 왕자를 만나기 위해 육지에 올라가려고 마녀에게 다리를 팔았음.)
수화를 안 배워도 키보드를 치면 되잖아.

2009년 2월 10일 화요일

피자

세 동아리에서 각각 피자를 2~3판씩 시켰는 데, 쿠폰이 그러니까 8장쯤 나온거잖아.

같은 곳에 시켰으면 한 판 더 먹을 쿠폰이 거의 됐을 텐데, 서로 다른 걸 시켜서 대략 낭패.

하지만 나는 세 곳에서 모두 한 조각씩 집어먹었으므로, 한계효용에 의해 한 곳에서 세 조각씩 먹은 사람보다 더 큰 만족을 얻었다.

세 가지 브랜드의 피자는 완전한 대체제가 아니고 약간씩 맛이 다르니까.

2009년 2월 2일 월요일

Bocelli

성악가 Andrea Bocelli(안드레이 보첼리, 1958~)랑
미술가 Sandro Botticelli(보티첼리, 1445~1510)은
이름이 비슷해서 항상 햇갈리더라고.;;
둘 다 이탈리아 사람이잖아.

. 안드레이 보첼리 - Time to say goodbye
  . http://www.dailymotion.com/video/x2aytr

. 보티첼리 - 비너스의 탄생
  . http://100.naver.com/slide/image_view.php?image_id=22935

불(fire)

"쿵쿵쿵쿵"
도를 믿는 분들이 지난주에도 다급하게 문을 두드려서 열었더니만 닫는 데도 한참 걸렸다. 그래서 이번에는 안 열어줘야지 싶었는 데, 뭔가 박자가 다르다.
훨씬 다급하고 옆집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느낌.
청소하는 할머니께서 불이 났다고 말하시는 것 같네;
복도에는 나 말고 다른 집에서는 나오는 사람이 없었다.
옆집 창문에서 연기가 난다.
Call 119. 주소만 불러주면 되더라고.
음, 한 칸 건너 옆집인가? 아니다. 바로 옆집.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우리집이네 이런;;
관리아저씨들이 오셔서 일단 가스 밸브를 잠갔다.
옆 집 사시는 분은 문을 잠가두고 나간 것 같다.
혹시나 사람이 안에 있는 건 아닐까?
관리아저씨가 옆집 창문을 열었는 데 연기가 더 많이 난다. 산소 공급이 잘되서 더 빨리 타지 않을 까 싶다. 창문을 다시 닫았다.
옆집 창문에도 보안창살이 있어서 들어갈 수는 없다.
결국 소방서 아저씨들이 우리집에서 옆 집으로 넘어갈까 하다가 기구를 이용해서 문을 강제로 개방했다. (커다란 지렛대나 집게 비슷한 것 같은 데, 가까이서 보지는 못했다.)
문을 열자 복도 가득 연기가 넘쳐났지만 호스로 물을 뿌려서 5분만에 꺼진 것 같다. 이리저리 복도에 물이 흥건해지고 10명 이상의 소방관과 관리아저씨들이 오고가고 20분만에 모든게 해결됐다.
다행히도 옆 집에는 사람이 없었고, 화장실에만 불이 났었다. 아마도 담배꽁초를 화장실에 버린게 문제였다보다.
우리집도 전혀 문제는 없었다. 음. 생각해보니 불이 났을 당시에 내가 불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네. 컴퓨터를 하고 있었는 데, 옆집 화장실과 거리가 2m가 안됐구만. 불이 난 쪽 벽을 보면서 컴퓨터를 하고 있었잖아 이거..

2009년 2월 1일 일요일

집 구경

요즘은 우연찮게도 집 구경을 많이 하고 있다. 작년에는 내 집에 사람을 초대하는 일이 엄청 많았는 데.

대학 때만 해도 말이지, 내 주변 사람들은 다 똑같은 크기의 기숙사에서 살았기 때문에 집구경을 해도 집 자체가 신기할 것은 없었다. 그보다는 책장에 무슨 책이 있는 지, 그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는 지가 더 중요했다.

요즘은 집을 구경하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특히나 나이가 나보다 많고 결혼하신 분들. 결혼을 했으니 자본도 최소한 2배이고, 나이가 많으면 모아놓은 자산이 다르니까 좁은 기숙사 단칸방에서 살지는 않잖아. 멋진 가구와 쇼파, 테이블, 편리한 부엌, 집안에서도 누를 수 있는 엘리베이터 버튼, 철저한 보안 시스템, 방음, 단열 등.. 단란하고 화목한 분위기, 멋진 턱시도와 드레스, 한복 등을 차려입은 결혼 사진, 화려한 인테리어와 마감재. 벽면 가득한 대형 LCD 스크린. 자취생 방과는 비교할 수 없는 청결함.
하지만 책장에 무슨 책이 있는 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졌다. 왜냐면 치대생들은 다 똑같은 책이거든.

Unmanageable brain

가끔은 내 두뇌 자원의 80%가 쓸데 없는 곳에서 표류한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나마 20%는 정상이라서 내 의식의 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는 데,
80%는 쓸데 없이 무한 루프를 도는 것인지, busy waiting을 하든지, 아니면 garbage data를 processing하고 있는 게 아닌게 싶기도 하고.
그 뭐랄까, 컴퓨터에서 SETI@Home 같은 걸 실행시켜놔서 Grid computing의 일부로 내 resource를 빼앗겨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게 되는 것 말이지.
외계인이 내 두뇌의 80%를 동영상 인코딩 같은 작업에 사용하는 거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 뭔 소린지 모르겠다면 당신은 전산과가 아니라서 그런거야;;

2009년 1월 18일 일요일

선배/후배

경제적으로 바라보자. 어느 한 인간을 새로 알게 됐을 때, 나는 어떤 이익을 얻지?
선배와 친해져야 하는 이유는 매우 답이 쉽다. 당장 모르는 것도 물어보고, 밥도 얻어 먹고, 나중에 취직자리도 알아볼 수 있단 말이지.

그럼 후배는?
도덕적으로 받은 만큼 줘야 해서? 안주면 어떤데?
도덕적인거는 경제적으로는 손해 아닌가?
그건 말이지, 후배는 무조건 나보다 아직은 경험이 없고 뭔가 부족한 사람이라고 바라보기 때문이야.
벌써 나이가 이쯤 되면 후배라고 해서 모든 면에서 나보다 경험이 적은게 아니라고. 내가 10살이고, 후배가 9살일때는 거의 모든 면에서 내가 나을 수 있지만, 내가 27살이고 후배가 26살이면 이제 더 이상 그런 나이가 아니라는 거지.
자꾸 줄새우기를 하고, 세상 하나의 목표와 하나의 방식으로만 공부를 했다면 그럴 수도 있는 데, 세상은 정말 다양한 것들이 있거든.
그 사람들은 나와는 다른 무언가를 가지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꺼라는 거지.
확률적으로 어떤 젊은 사람은 나보다 더 창의적이고 새로운 것을 많이 알 수 있다고.
세상의 진보는 한 개인의 진보이기보다는 다음 세대의 진보라고.
세상이 바뀐다고 내 세대의 사람들이 그 속도에 맞춰서 변하지는 못해,
내 세대는 그보다는 느리게 변하다가 결국 탈락(퇴직, 은퇴, 사망)되고
젊은 세대는 내 세대보다 더 빠르게 변해서 세상은 모든 세대의 가중평균만큼 변하는 거지.
따라서 변화에 맞추려면 선배보다는 후배가 더 나을 수도 있지.

@ 인간을 선배, 후배 딱 둘로 나누고, 통계처리하면 위와 같다고. 하지만 인간을 다르게 보는 관점은 얼마든지 더 있음.


2009년 1월 17일 토요일

Universal heat exchange port(UHEP)

CPU는 엄청 열이 많이 난다. 특히 파워가 열이 제일 나고, 그 다음은 CPU, VGA.
열이 얼마나 나는 지 보려면 달린 팬의 크기를 보면 된다.
하드도 만져보면 매우 뜨거운데, 팬은 잘 안 달더라고.
Electronic device인 CPU가 mechanical device인 HDD보다 열을 control하는 데 더 신경을 써야한다는 사실이 생각해보면 좀 신기하다. 뭐 재료의 특성과 정보의 저장밀도, 동작속도 때문에 그럴 수 있지.

갈수록 큰 팬이나 수냉식 쿨러를 사야하는 데, 언제까지 비싼 팬을 사고, 얼마나 비싼 냉각장치가 필요할까?
차라리 그렇게 될 바에는 집에 있는 에어컨이나 냉장고의 능력을 활용하면 안될까?
가전제품 기업들이랑 IT 기업들이 힘을 합쳐서 열교환을 위한 표준 포트를 개발하는 거다. 에어컨이나 냉장고에서 찬공기를 튜브로 뽑아서 컴퓨터도 같이 이용하자는 거지.

한 국가의 모든 가전제품은 똑같은 전기플러그를 쓰고, 정보를 주고 받는 것들도 다 대부분 표준이 있다. USB, IEEE1394, ethernet 등..
열 교환 포트도 표준을 만들면 어떨까?

2009년 1월 15일 목요일

Project manager

Programmer하다보니까 project manager도 되고 싶더라고. 아마 2~3년 정도 더 일했으면 시켜줬을 것 같기도 한데.
동아리에서 비슷한 걸 하고 있다. 앉아서 투덜대는 것보다 이런거 하나씩 해보면 배우는 것도 많고 재미있기 때문에.
사람들하고 1주일짜리 강의 시간표 하나 짜는 데, 1주일이 더 걸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한 방에 모아놓고 대화하면 30분이면 되지만, 다들 전국에 흩어져있으므로. 동시에 온라인에만 있어도 2시간이면 되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아서.

적당히 의견을 듣고, 리더쉽을 발휘해서든 이리저리 그냥 짜도 될 것 같다.
시간도 유한하고, 이리짜나 저리짜나 비슷한 성과를 낼때는 일찍 끝내는 것도 중요하니. 5일간 수업하는 데, 어차피 3일은 다들 나오는 거. 아무리 고민해도 결과는 비슷하다.

뭘하면 좋을지, 생각하는 시간 자체가 더 재미있다. 사람들 희망 같아서는 동영상 강의도 찍고, 프로젝터도 쏘고, 정해진 과목 외에 별거별거 다 가르쳐보고 싶은 사람도 있고. 이런저런 이벤트를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은 지옥같은 기간이거든. 골방에 1주일 넣어두고 먹고 자기만 하면서 계속 수업듣고 암기만 해봐;

God Father처럼 사람들이 의견을 물으러 오는 것도 재미있다. 그 탈무드에 나오는 랍비(유태인 종교 지도자) 같은 기분도 들고.

Apprentice

Apprentice만 3일째 보고 있다.; 고로 지금 시즌3.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인턴 16~18명을 고용해서 경영 훈련을 시키면서
매주 1명씩 떨어뜨리고, 마지막 1명은 그 사람이 가진 수백개의 회사 중 하나의 CEO를 시켜준다. 보통은 몇 조짜리 건물 짓는 프로젝트 1개 정도를 맡기는 것 같다.

인재도 하나 뽑고, TV쇼로 광고도 톡톡하게 하고 좋은 전략인 것 같다.
굉장히 투명하게 인재를 선정하므로 그것도 멋지네. 인턴들을 매우 꾸중하지만 여러가지 점들을 배우게 된다.
탈락하더라도 TV에서 자신을 홍보했으니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처음에는 하찮은 잡일부터 시작한다. 길거리에 레몬, 아이스크림, 중고물품, 햄버거 같은 걸 파는 일. 하지만 후반이 될수록 규모가 커져서 경매, 비행기 광고, 부동산 임대, 골프대회 주최, 콘서트 개최 같은 걸로 확대된다.
추상적인 경영수업들보다 훨씬 재미있는 것 같다.

팀을 둘로 나눠서 각 팀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를 뽑고, 2팀간 경쟁을 시킨다. 이긴 팀은 전원 살아남고, 진 팀은 불려가서 한 명씩 인터뷰하고 서로 debate도 한 후 1명이 탈락.

한 번씩 이길때마다 이긴 팀은 트럼프가 즐기는 취미들을 하나씩 시켜준다.
헬기타고 가서 캐비어를 먹는 다거나, 안나 쿠르니코바와 테니스를 친다거나, 유람선에서 파티를 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무조건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 데, debate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더라고. 팀원간에 협력도 중요하지만, 졌을 때는 서로 자기를 잘 포장하고, 남을 쓰러뜨리는 전략도 필요하다.

변호사, 세일즈맨, 자영업자, 전직군인, 벤처 투자가 등 직업이나 인종도 모두 다양하다. 너무 독특해서 모두에게 미움을 받는 사람도 있다. 다들 대단한 것은 절대로 말싸움에서 지지 않고, 모두가 손가락질 해도 기죽지 않는 것.

보기에 얄미운 사람들도 참 많은 데,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성공하고 실패하는 지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시즌이 지날수록 좀 더 쑈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더 규모가 크고 멋진 경영과제들이 주어지기도 한다.

보통 프로젝트들이 6시간 ~ 3일 정도 시간을 주는 데, 그렇게 하나씩 일을 끝낸다는 것도 참 대단하다. 다들 뛰어난 사람이지만, 막말로 아무거나 다 시키거든;
자기 전문분야인 것은 무지 잘하지만, 이거 뭐 햄버거 뒤집기나 화장실 청소도 해야 된다고.

길거리에서 하는 싸구려 프로젝트에서는 여성이 유리할 때도 있다. 출연자들이 대부분 학력도 좋지만, 외모도 다들 멋져서 말이지. 짧은 치마만 입고 있어도 알아서 잘 팔린다. 시즌 1에서는 그랬는 데, 반면 시즌 2에서는 남자들이 복장이 더 통일되고 힘이 세서 쉽게 이긴 경우가 더 많았다.

막장으로 몰리다보면 싸우고, 울고, 길거리에서 옷도 벗고, 중간에 별 쑈를 다하게 되는 데, 다들 방송에 보여주고 서로 손가락질하면서 웃는 것도 신기하다.
욕만 하루종일 하는 욕쟁이도 있고, 서로 사귀면서 연합해서 팀웍을 키우기도 하고. 트럼프에게 대놓고 아부하는 사람도 있고, 예쁜 여자만 보면 전화번호를 얻으려는 출연자도 있다.

시즌 3부터는 비슷할 것 같아서 안보려고 했는 데, 이번에는 고졸 vs 대졸(or 대학원졸)로 팀을 짰다. 트럼프도 놀란 건, 고졸팀이 수입이 3배나 많다.
그리고 말이 고졸이지, 사람들 말하는 거나, 옷차림, 일하는 방식에서는 전혀 차이가 없다. SAT 점수가 안 좋아서 대학을 안 간 사람보다 그냥 돈을 일찍부터 벌고 싶어서 안 간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대학에 등록하지 않았다고 사실 모두 길거리 지식만 배우고, 책이나 강의를 안 듣는 것도 아니거든. 동영상 강의도 있고, 책도 많고, 대학과 같은 강의는 어디서도 들을 수가 있다. 하지만 그들은 특별한 사람들이고 평범한 사람들은 대학의 시스템에서 배우는 게 훨씬 편하다.

2009년 1월 7일 수요일

Mr.Joo met a girl.

Facebook에서 인도네시아에 사는 어떤 사람이 1촌을 신청했다.
Graffiti, Giraffe 비슷한 이름이라서 무슨 영어단어인가 고민해보다가.
~ri로 끝나서 Italian이나 japanese는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깐 해봤다.
Vega라는 이름도 들어가는 데, vega는 스트리트 파이터에 나오는 손에 갈고리단 캐릭터이기도 하고, 밝은 별 이름의 하나이기도 하다. 얘기했더니 알아먹더라고, 1등성일테니.

아무튼 전공이 일본 연구인데, 영어, 일어, 한국어 모두 잘 하는 사람이었다.
나한테 자기가 좋아하는 Vanila unity라는 한국그룹이 있는 데, Mr.Joo라는 곡이 있단다. 가사는 잘 모르고 좋아한다네. 들어보니, 한국말이기는 해도 무슨 의도로 그런 가사를 노래하는 지는 잘 모르겠다.
일본의 Hyde라는 가수도 좋아한다길래. '히데'면 X-japan의 멤버인가 했는 데, 그 사람은 Hide라고 알려주는 군. 그래서 나는 Hyde는 영국식이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런던 하이드 파크'와 '지킬박사와 하이드'도 Hyde를 쓴다.
나보다 한국, 일본 가수를 더 잘 아네;

매주 한국, 일본 TV 프로도 보는 것 같다. Reality show를 즐겨보는 편. 반면에 나는 한국 TV 프로를 정기적으로 보지 않고 있지..

성형 수술 이야기도 좀 했는 데, 인도네시아인들은 눈이 다 큰 것 같다.
한국인들은 요즘 눈 커지는 수술을 하려고 눈을 째는 경우가 많잖아.

서로 공통적인 언어가 2개 이상(한국어, 영어) 있고, 2개 이상의 문화(한국, 일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참 재미있는 것 같다.

그 사람이 한국의 '대학'과 일본의 '다이하쿠(?)'가 발음이 비슷하다길래. 한자로 하면 같은 단어라고 알려줬다.
영어, 불어, 독어 등이 어원이 라틴어인것처럼 한중일도 한자문화권이니.

그 사람도 참 대단한 것 같다. 인도네시아어, 한국어, 영어, 일본어도 잘하고, 자기가 사는 곳의 지역언어인 자바어도 잘한다.
비백인 외국인들을 알기 시작하니 3~5개국어쯤 하는 건 일도 아닌 것 같네.

2009년 1월 4일 일요일

Small package(소포장)

화장품 샘플들은 소포장이다.
손가락 두 마디정도 되는 플라스틱병에 담아져 나오는 것도 있었지만,
요즘은 더 작게 딱 1회용으로 비닐백에 담아져서 한 번 찟어서 쓰고 버릴 수 있게 되어 있다. 아무렇게나 찟으면 손에 묻거나 마구 흘러내리는 게 많아서, 씻는 홈을 미리 파놓기도 하고, 노즐을 단 것도 있다.

목욕탕에서도 한때 이런 포장이 인기를 끌었다. 무료로 스킨, 로션이 들어있는 샘플을 비치해두곤 했다.
이런 작은 포장은 피자집에서도 쓰인다. 케찹, 머스터드 소스, 파마산 치즈, 핫소스, 바베큐소스, 크림 치즈 등이 들어 있는 데, 배달할때 몇개씩 껴온다. 좀 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는 가게에서는 추가주문도 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는 화장품 샘플이 100개 단위정도로 판매되기도 한다.

왜 화장품 샘플은 팔면서, 먹는 소스들은 피자와 별개로 팔지 않는 지 모르겠다.
물론 피자가게는 도매상에서 그런 작은 포장을 사오지만, 일반 소비자는 쉽게 구할 수 없다.
편의점이나 동네 슈퍼에서 그런 작은 포장의 소스들을 팔면 안될까?
마치 예전에는 커피도 100스푼어치 한 통을 팔았지만 요즘은 한 컵을 만들 수 있는 백이나 티백으로 파는 것처럼 소스도 작은 포장으로 먹고 싶은 만큼만 사면 부담없이 사먹지 않을까?

소포장으로 팔면, 비닐 쓰레기는 증가하겠지만 음식물 쓰레기는 줄어든다.
조금씩 사기 때문에 유통기한 걱정도 없고, 개봉에 따른 변질도 적다.
삼각주먹밥이나 빵 같은 걸 샀을 때, 취향대로 소스를 더 뿌려먹을 수도 있지 않을까. (사실 삼각주먹밥에는 충분히 많은 조미료가 들어가서 매우 짜지만, 세상에서는 더 자극적인 맛을 원하는 사람도 있고, 삼각주먹밥의 조미료를 더 줄이고, 옆에 소스를 별매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