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6일 금요일

바텐더

과연 술자리에서 나는 어떤 모습이어야할까? 어떤 모습이 이상적인가?
거의 지난 10년간 참 많은 고민을 했었다.
도망도 다니고, 무기력하게 앉아있기도 하고, 나의 무능함(낮은 알콜분해능력)을 널리 알리기도 하고.

최근에 찾은 모델은 바텐더 모델.
나는 말이지 술을 잘 못 마시는 데, 맥주병으로 숫가락으로 딸 줄 알고, 남에게 술도 따라줄 수 있더라고.
생각해봐. 바텐더는 남에게 술을 팔고, 술을 따라주는 사람이지, 자신이 술을 마시는 사람은 아니잖아.
한국인들은 자기 스스로의 잔에 술을 따르는 것은 처량하고 명예롭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그러니까 필연적으로 누군가가 술을 따라줘야 하지.
근데 술을 따라주는 데, 같이 마셔주지 않으면 서운해 하거든. 그렇다고 바텐더가 술꾼(손님)들과 동일한 양만큼 항상 술을 마신다면 매일 남들의 수십배의 술을 마셔야 하고 돈도 많이 벌지 못하지.
과연 그 사람은 왜 술을 마시는 지 분석하고 말상대가 잘 되어주면 돼.

바텐더는 사실 정보가 많다. 사람들은 왜 술을 마시나? 친구를 만드려고, 그리고 그 친구들과 맨 정신에는 교환하지 않는 많은 정보를 교환하지. 그래서 바텐더는 정보가 많아. 음. 정보를 모으고 다시 재분배하는 일.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이랑 비슷하잖아.

@ 뭐 아직 인기있는 바텐더는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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