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7일 토요일

술자리와 미디어

술자리는 일종의 매스미디어이다.
TV, 인터넷이 있기 이미 전에 술꾼(alcoholer, 술 마시는 사람, not alcoholic, drinker)들은 술집에 모여서 잡담을 했다.
술꾼들이 간 질환을 포함한 여러종류의 질환을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화적으로 살아남은 이유는 정보를 빠르고 많이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실 중요한 것은 술이 아니라 그 장소에 모인다는 사실 자체이지.
카페도 마찬가지 이유로 번창했다고. 그 커피가 달건 쓰건 중요한 것은 대화.

이 매스미디어는 직접민주주의적이고 양방향성도 있고, 사람들을 서로 친하게 만들고 수다스럽게 만드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집단적인 문화에서 메시지가 사라진다는 점.
사람들은 대화에서 자신들의 관심사들에서 공통된 것(교집합)을 찾으려고 한다.
그런데 사람이 많이 모인 술자리일수록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 속에서 공통점을 찾아야 하고 결국 모든 구성원의 공통점은 자신들이 술을 마신다는 사실 밖에는 남지 않게 된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을 대화에서 소외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술자리에서 미디어인 술에 대해서만 논할 수 있고, 어떠한 메시지도 실을 수가 없다.
결국 우리는 미디어 속에서 메시지를 상실하게 된다.

마셜 맥루한이 '미디어는 메시지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술꾼들도 미디어에서 메시지 밖에 남기지 못하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 결국 drinker는 alcholic이 된다.

그러니 미디어에 메시지를 싣기 위해서는 큰 술자리보다는 작은 술자리가 낫고, 모든 사람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적절한 규모의 대화그룹을 형성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아는 정보를 반복하는 것은 친밀감 형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새로운 정보를 취득하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 마치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면서, 휴대폰이 좋다는 이야기만 계속 반복하는 집단처럼 되버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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