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이 반바지/티셔츠 차림으로 복도에 나왔는 데, 문이 잠겨버렸다.
30초만에 일어난 일이라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더라고.
우리집은 자동으로 잠기는 문도 아니거든. 정상적이라면 절대 잠길 수 없지.
휴대폰도 없고, 지갑도 없고, 십원도 없다.
철저한 방범으로 방범창도 안 열리고 창문도 잠궈두었네.
1층 관리실 아저씨도 없었다. 다행히 15층에 사는 친구가 있어서 찾아가서 전화기를 빌렸다. 보조키를 가지고 있을 만한 친척이 엄마랑 이모.
엄마는 외출하셨고, 이모는 엄마에게 키를 넘기셨고.
가장 가까운 친척집은 외가(외할아버지 계시는)라서 거기서 잘 생각으로 1층으로 내려왔다.
머리 속에 들어있는 전화번호가 우리집 번호랑 아버지 휴대폰 뿐이더라고. 엄마, 이모, 외가, 동생 같은 번호는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자주 바뀌기도 하고 기억의 한계라서..
관리 아저씨가 자리에 이제 계시더라고. '주야'라고 써진 밤에도 하는 열쇠수리공 아저씨를 찾아서 전화를 했다. 문 앞에서 기다리는 동안 이웃집 사람도 지나가는 데, 복도 앞에서 들어가지도 않고 서성거리는 내가 이상했을 것 같다.
문이 부서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열리기를 바랬는 데, 생각해보면 이런식으로 보조 자물쇠가 또 다시 잠긴다면 그 때마다 수리공을 불러서 열어야 되잖아. 그래서 부수기로 했다. 보조 자물쇠는 부술 수는 있어서 아저씨 실력으로 열 수는 없단다. 아저씨는 마스터키나 진동으로 이리저리 떼려서 여는 자동 장치같은 게 있을 줄 알았는 데.
다행히 보조 자물쇠 이상이 맞더라고, 메인 자물쇠 이상이었으면 1개 더 부숴야 했잖아.;
아무튼 이번에는 디지털락으로 설치해보기로 했다.
드라이버를 망치로 쳐서 보조키의 열쇠구멍에 박고 스패너로 여러번 돌리니까 1분만에 열리더라고, 우유 투입구로 여는 방법도 있다고 하시는 데, 우리집은 우유 투입구도 막아뒀지.
. 보조키 부수는 비용 : 3만원
. 디지털락 새로 설치하는 비용 : 10만원
. 배터리 : AAA 4개
. 배터리 방전시 : 9V 전지를 이용
. 배터리 수명 : 1년, 소모시 비상벨이 울림
간만에 당황 하셨겠군요 ㅋ
답글삭제@노란생선 - 2009/07/30 22:37
답글삭제새 집으로 이사가면 새 자물쇠로 바꿔야 한다는 걸 1년 반이나 잊고 있었는 데, 열쇠아저씨께서 마케팅을 잘 하시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