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13일 토요일

번개모임

대학 때 학교에서 번개모임이 많이 있곤 했다.

울 학교는 학교에 사설 BBS가 여러개 있고, 게시판도 개인별로 여러개씩 있었거든. 이미 20세기부터 블로그나 개인 홈페이지가 있었던 거지.
나도 2~3개를 가지고 여기저기 오가면서 글을 썼었다.
사람들은 K대 학생들을 공부만 하고 사람과 소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BBS 문화를 봤을 때, 그들은 온라인에서 누구보다도 열려 있는 사람들이다.

아무튼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번개모임을 했었다.
무슨 향우회, 동아리 모임도 있었지만, 그런거 말고 그냥 그 특정 개인을 아는 사람들의 모임.
마치 생일 잔치 같은 식인데, 어떤 사람이 자기 게시판에 글을 써서 자기 아는 사람들 중에 심심한 사람 모이라고 하면 다들 나왔다.

생일잔치마저 동아리별로 따로 하는 이곳과는 참 다른 모습이었던 것 같다.

아쉬운 점은 시간 효율성에 광적으로 집착했던 나는 번개모임에 거의 나가본 적이 없다는 것. 그래서 인간 관계를 넓혀두지 못한 것이 제일 아쉽다.

최근 들어서 facebook, twitter가 뜨고 있다고 해서 나도 가입을 했다.
대학원 입시(DEET), 고시들, 직장생활, 유학 때문에 한 동안 연결되지 않았던 사람들이 다시 연결되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들은 메신져로 연락했었는 데, 메신져가 바뀌어서 더 이상 연락이 유지되지 않았고, 어떤 사람들은 전화번호가 바뀌었고, 대학을 졸업하거나 직장을 옮기면서 e-mail 주소를 더 이상 쓸 수 없게 됐다.

facebook은 특히나 친구의 친구를 알 수 있고, 계속 사람들을 추천해주기 때문에 금새 친구들을 늘려나갈 수 있었다.
외국인 친구들도 몇 명 생기고 내가 성실하게 글을 쓰고, profile을 정리할수록 과거의 사람들, 학력/지연과는 약간 다르지만 다양한 관계로 만났던 사람들과 다시 연결될 수 있었다.  마치 이산가족 찾기처럼 말이지.

이미 이름은 수백번 들어서 아는 사람인데, 우리가 직접 한 번도 대화한 적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될까?
우리는 서로의 존재와 소식을 꽤나 잘 알거든.
회사에서 매일 단체 메일들이 오고 갈때, 학교 개인 게시판에서 서로 놀 때 매일 본 ID인데, 직접 대화해본 적은 없어.
그런 관계가 이미 3~10년에 가까웠다면. 그냥 이제는 친구할만 한가?

댓글 2개:

  1. 아 facebook, twitter는 아무리 해도 적응이 안 되더라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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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EiN - 2009/06/14 16:12
    나도 facebook은 그냥 1~2 사람이랑 대화는 하는 데,

    너무 메시지가 많은 것 같고.

    twitter는 시험기간 들어서 익숙해진 듯..

    대학 때 버릇이 돌아와서 시험되면 대화량이 늘어나고 생각도 늘어나고 한다는.



    하지만 학부 떄와 차이점은 그때는 다들 BBS질이 늘었는 데, 여기 사람들은 정말로 시험기간 만큼은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애;; 단시간 초암기기 때문에. 이건 뭐 데이트레이더 같은 심정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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