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18일 토요일

임상실습 - 구강외과

구강외과 외래는 용봉동에 있고, 수술방, 응급실은 의대와도 관련이 많기 때문에 학동에 있다.
외래에서 transplantation, implant, 발치를 많이 하는 데, 역시 발치가 제일 많았다.
선생님(레지던트)이 두 분 계시는 데, observation하는 사람은 7명이라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서로 알게모르게 어깨 싸움도 하고, 이리저리 눈도 옮기고, 메모 하려고 이것저것 두리번 거리고 있다. 선생님을 그림자처럼 졸졸 쫓아다니면서 말이지.
자신의 건강을 걱정하고, 얼마나 아플지 겁에 질린 환자들은 잘 모르겠지만, 호기심이 많고 관찰력이 좋은 환자라면 옆에서 보면서 웃기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마치 긴 꼬리를 가진 것처럼 한 사람의 뒤에 사람이 많이 있고, 그 사람이 뒤로 후진이라도 하면 길이 홍해를 열듯 열리니까.
환자만 긴장한게 아니라, observation을 하는 2학년이나, support를 하는 고학년도 긴장하고 있다.

결국 transplantation, implant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보지 못했다.
발치도 어디서 봐야할지 각도를 정확히 잡지 않으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12개의 case 중에서 3개 정도는 발치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대략 본 것 같다. high speed로 치아를 쪼개는 건 한 번도 못 본 것 같네.

구강이 작거나 치아가 깊숙한 경우는 시술자가 치아를 살짝 보고, 발치기구 삽입 후엔 입이 닫혀서 시술자도 그것을 눈으로 보지는 못하고, 손과 귀로 느끼면서 시술을 한다.

치의학 전공이 아닌 세상 대부분의 사람의 눈에는 그 끔찍하면서도 아프면서도 남이보면 지루한 발치 장면을 서로 보려고 이리저리 기웃거린다는 게 참 웃기다고 생각할 것 같다.
하지만 전공자에게는 발치가 구경할 수 있는 시술 중에서는 다이나믹하다고 생각한다. (발치 말고도 많이 있겠지만 아직 잘 모르니까.)

구강외과는 suction tip도 길고, bur도 길더라고.
각 과마다 그렇게 기구가 미묘하게 다른 데, 마치 중세시대의 도검을 연구하는 매니아처럼 그런 오밀조밀한 것들을 분석하고 기억하는 게 시험에도 나오고, 우리가배우는 것들인것 같다.
Blade들은 내가 모양을 본 11~15번 같은 경우에 다들 특이해서 정말로 무협지 첫 장에 붙여놔도 그런가보다 할만한 물건들이거든.
칼잡이(and 외과의사)에게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차이인지는 점점 알게 되겠지.

환자 얼굴에 소공(입을 빼고 얼굴 전체를 가리는 천으로된 덮개) 덮히면 살금살금 여러명이 모여들었다가 시술이 끝나면 환자가 민망해 할 수 있으므로 마치 구경하지 않고 딴짓하고 있었다는 것처럼 이리저리 시선을 돌리고 흩어지는 7명의 동기들의 모습도 참 웃기다. (판토마임? 역할극 개그?)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