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유난히 반찬 투정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남들보다 입맛이 까다로운 편이다.
남이 안 먹는 것도 잘 먹을 때도 있지만 남들 다먹는 거 안 먹을 때가 더 많았다.
집에서는 뭘 만들어 줘도 투정했지만 외식 할 때는 항상 다른 것을 먹는 다면 그리 불평은 없었던 것 같다.
왜 그리 불만이 많았을 까?
어머니와 다투다보면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래, 그럼 네가 원하는 걸 만들어 주마. 원하는 게 뭐니?"
반찬 선택의 자유와 권리를 주신 셈인데,
마음껏 활용하지 못했던 것 같다.
자유에는 어려운 선택이 따르고 그것을 실천할 의지와 나중에 결과에 대한 책임이 필요하다.
세상 많은 음식 중에 뭘 골라야할 지도 모르겠고,
골랐다면 어떻게 만들지도 모르겠고,
맛없어도 내 선택이니 불평하지 말고 먹어야 한다. 그게 책임이다.
학교 구내 식당을 이용할 때마다 역시 반찬이 맛없었는 데,
막상 학교 밖으로 나가서 내가 먹고 싶은 걸 고르기도 쉽지 않았다.
회사에서 점심, 저녁을 먹을 때도 그런 것 같다.
나 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선택을 잘 하지 못한다.
선택과 책임을 두려워 하고 실천 의지도 없다.
모두가 갈팡질팡할 뿐이다.
좀 더 선택과 책임을 지고 의지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즘은 식사 시간마다 어디로 가자고 하나씩 제안을 하고 있다.
몇 번 그렇게 했더니, 다들 내게 의지하는 것 같다.
"음.. 이번에는 뭘 먹지, 현성이가 정해봐."
별로 내 결정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다른 대안을 내는 사람도 없다.
"잉. 거긴 싫어. 징징징징~"
그럼 이번에는 내가 좀 더 괜찮은 대안을 제시하는 데,
"거긴 너무 멀어~"
실천 의지가 부족한 사람들이다. 멀어봤자. 5분 차이다.
아주 작은 거지만 자유를 누리고 리더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업무 영역에서는 아직 내가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으니까.
하나씩 하나씩 내 권리를 누리고 선택을 행사하다보면 내 기회도 하나씩 늘게 되있다.
5분만 더 걸어가면 항상 먹던 지겨운 음식이 아니라 뭔가 다른 걸 먹어볼 수도 있다.
학창시절 가정시간에 열심히 안 들어셨군요...ㅋㅋ
답글삭제가정 열심히 들었는 데, 요리는 2번 밖에 안 만들어봤어.. 요리도 문제지만 바느질은 정말 꽝이었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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