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로 치자면 내가 지금 만드는 프로그램들은 바퀴와 엔진만 달린 자동차다.
핸들이 없어서 configurable하지 않다.
코너를 만나면 그냥 길 밖 낭떠러지로 떨어져 버린다.
그 때마다 매번 크레인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
core 파일을 지우고 터진 data를 잘라버리고 임시파일들을 수습한 후 다시 시작해야 한다.
기어나 브레이크도 없다.
그냥 무한 폭주를 하면서 엔진이 터져서 멈추든지(시스템 내부의 버그 때문에 터진다.),
pace 조절에 실패에서 외부 업체에서 항의 전화가 오면 자폭(강제 종료, kill)시킨다.
안전밸트도 없고, 범퍼도 없다.
한 번 사고나면 여러 사람 피본다.
"이봐, 당신이 만든 product가 또 맛이 간거 알아?"
CD player나 유리창도 물론 없다.
가끔 그런 장식을 하려고 하면 senior들이 이렇게 말한다.
"그런 건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아."
뭐 일단 바퀴랑 엔진만 대충 만들어서 시장에 팔고
여러가지 문제를 본 후에 그 동안 번 돈으로 조금 개량해서 또 팔고
법적인 문제 걸리면 또 수정하고,
외부 업체에서 항의하면 도 수정하고,
뭐 그런 식이다.
가끔 스포츠카처럼 복잡하고 멋진 상상을 하면서 설계를 내놓으면
"junior 주군, 이거 한 달만에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 무리다요~ 이건 우리 실력으로 안돼, 그리고 한 5~10년은 걸려"
@ 아무튼 모든 엔지니어의 꿈은 스포츠카지만, 지금 만들고 있는 건 자전거 엔진이 달린 유모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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