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1월 29일 월요일

외식, fastfood

짜장면 : 6살
돈까스 : 초등학교 1학년
양념통닭 : 초등학교 1학년
탕수육 : 초등학교 6학년
피자 : 중학교 2학년
햄버거 : 고등학교 1학년


언제 처음 먹어봤나 생각해보니 이렇다.
아무튼 처음 먹었을 때, "아..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것도 있구나."하고 생각했다.
햄버거는 좀 늦게 먹은 것 같은 데,
생각해보니 이상하게 우리집 근처에는 햄버거 가게가 없었던 것 같다.


6살 때 짜장면이 생각나는 이유는 처음으로 어른들 도움없이 혼자가서 먹었기 때문이다.
항상 어떤 슈퍼마켓이 아닌 어떤 가게에 갈 때는 부모님과 함께 가야 했는 데,
엄마가 용돈을 주시면서 혼자 다녀오라고 하셨다.
나 혼자 길 건너서 가본 최초의 가게가 아닐까 싶다.


차도를 건너지 않아도 놀이터, 문방구, 슈퍼, 목욕탕, 유치원 등.. 내가 가야할 곳은 다 갈 수 있었는 데,
길 건너가는 건 처음 해봤다.


탕수육도 충격이었는 데, 중국집에서 짜장면 말고도 맛있는 걸 판다는 걸 알게 됐다.
그 후로 짬뽕, 삼선짜장, 해물 볶음밥, 해물 덮밥 같은 것도 하나씩 골라보게 됐다.
1년에 한가지씩 새로운 메뉴들에 적응해 가면서 중국집은 참 맛있는 걸 많이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자는 사실 중국집 만큼 자주 먹지는 못했다. 1인분당 가격이 7,000원 정도 하니까 짜장면의 3배쯤 됐다.
사실 지금도 피자는 점심식사비보다 약간 비싼 메뉴인 것 같다.
요즘으로 치면 페밀리 레스토랑에 가끔 가는 것만큼 드물게 피자도 먹었다.


햄버거는 이상하게 거부감이 있어서 안 사먹었는 데,
학교 저녁 간식으로 나와서 먹게 됐다.
그 때 또 무슨 라이스 버거도 나오고, 불갈비 버거도 나오고, 데리 소스도 나오고 했는 데,
다 별로라서 싫었고 대학 2학년까지 새우버거만 먹었다.


롯데리아만 맨날 다니다가 서울와서는 버거킹으로 전향해서 요즘은 버거킹만 간다.


패스트 푸드점에 처음 들어가본건 고 2 때 같은 데,
그 때 IMF 유행이라, 무슨 IMF 버거인가 해서 버거 같지도 않은 걸 팔았었다.
아.. 그거 먹어보고는 "우리 나라 경제가 이만큼 어렵구나, 햄버거도 이렇게 부실하다니."라고 생각했다.


아무튼 패스트푸드점의 시스템은 처음에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았다.
마치 배급을 타는 노동자처럼 줄을 서서 뻘쭘하게 음식을 기다려야 하니 말이다.
양반이 할 짓은 못된다고 생각했다.


사실 대학 1학년 때까지도 밖에서 사먹는 건 그리 익숙하지 않았다.
왠지 내 집이나 기숙사 식당이 아닌 바깥에서 사먹으면 별로 마음이 편치 않았다.
마치 부랑자 같이 말이다.


요즘은 맨날 밖에서 사먹으니, 그냥 아무 생각 없다.


군것질이나 야식도 왠지 낭비라고 생각했는 데,
대학와서 밥맛도 없고 폐인 되면서 그냥 생활화 되버렸다.
맨날 과자 사먹고 빵 사먹고, 저녁이면 야식으로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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