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과학고에서 실망을 많이 했다.
뭔가 실력있는 친구들을 기대했는 데, 다들 성적에만 관심이 있었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 공부하는 공부벌레들이 대부분이었다.
뭔가 호기심이나 과학적인 사고는 하나도 없어보였다.
스트레스만 잔뜩 받고 자기가 1정이라도 뒤지면 미쳐버리는 친구들도 좀 많았다.
그냥 입시 기관과 다른 점도 별로 없었다.
영재 교육은 다 뻥이고 진도는 조금 빨리 나갔다는 게 전부였다.
물론 과학고를 위한 실험, 심화 교과목이 따로 있긴 했는 데,
그런 교과서는 별로 보지도 않았다.
실험도 다른 고등학교보다 2~3배 많이 하기는 했지만, 그것가지고 실험수업했다고 하기는 코메디인 것 같다.
그냥 교과서나 문제집보고 결과 조작하고 데이터 계산해서 내는 거지,
의미있는 실험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사실 실험이 1~2시간해서 결과 나오는 건 하나도 없다.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적인 실험도 1주일 ~ 1달은 시간을 줘야 뭔가 해볼 수 있다.
기자재도 없어서 실험도 거의 되지도 않았다.
똘똘한 애들 모아서 바보 만드는 게, 이 나라의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답답했지만 KAIST에 가면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대학에서도 다른 건 없었다.
그냥 실험 좀 하다가 시간 되면 나가고 배우는 건 거의 없었다.
교과서 열심히 읽고 공부하면 성적 나오는 거지.
내 장미빛 꿈들은 어디 가버린 건지 모르겠다.
NASA에 들어가서 우주선도 만들고 영화 '아폴로 13'처럼 대접받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는 데,
아인슈타인처럼 이론 물리학자면서 대중적으로도 인기 많은 사람이라든지.
마징가 제트나 에반게리온을 만들고 싶기도 했다.
공상과학영화나 007에 항상 나오는 새로운 무기를 만드는 과학자도 괜찮았고,
한참 93년에 대전 엑스포할 때도 멋있었던 것 같은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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