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1월 4일 목요일

녹화

팔자에 없는 교육 동영상 녹화를 했다.
어쩌다보니 회사의 product 중에 하나를 맡게 되어 1년간 유지보수 없이 가지고만 있는 데,
회사 신입 개발자 교육 필수 코스로 그 product를 교육하는 게 있어서,
매번 내가 강사로 나가고 있다. (2~4개월에 1번..)


그런데 점점 개발자 인원이 늘어서 한 자리에서 모두 교육하기 어려워서
이번에 동영상으로 녹화를 하기로 했다.
다행히 내 얼굴이 나오지는 않고 화면에는 내가 넘기는 slide가 나오고
목소리만 들어 갔다.


편집도 없고 script도 없이 강의를 했다.
회의실 구석에 HR팀 녹음 담당자 한 분과 나, 이렇게 둘이 앉아서
아무도 듣지 않는 데, 마이크 하나 옆에 차고 원맨쇼를 했다.
"안녕하세요, **팀 주현성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블라블라~"


개발자가 아니고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회사 내부 product라서 외부에 도움을 받을 만한 문서도 없는 기술을 설명했다.
나도 내가 뭔소리를 떠들었는 지 모르겠군.


그리고 원래 이게 1시간짜리 분량의 강의인데,
사실 구현은 복잡해도 사용방법도 복잡한 것은 아니라서
할 말도 별로 없었다
내가 말이 빠른 편이라서 20분만에 끝내고 나왔다.;;
긴장해서 말이 더 빨라졌다.


무슨 라디오 프로에서 혼자 생방송을 20분 진행하고온 느낌이다.
녹화/녹음이지만 편집없이 한 번에 가는 거라서 생방송이나 마찬가지였다.


중학교 3학년 때 딱 한 번 1~2시간짜리 방청객 2,000명짜리 학예회에서 사회를 본적이 있기는 한데,
그건 scripts도 있었고, 사회도 2명이서 진행했다.
(아마도 나와 같이 사회를 봤던 친구는 지금쯤 신방과를 졸업했을 것 같다.
 교내 방송부장이었는 데, 장래희망이 PD였다.)
그리고 학교 소풍 때 3학년 전교생 600명 앞에서 사회 본 것..
고등학교 때 아침에 애들 깨울 때 돌아가면서 음악 틀어준 것.
(그 때 내가 일어나서 밥 먹으라고 너무 방송을 많이 해서 애들이 싫어했다.;;a)
뭐 그런 것 밖에 없는 데.


이번 방송이 제일 긴 거군.(new record -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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