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 2일 목요일

재능(능력)

이공계가 아닌 이런 저런 길들을 생각해봤었는 데,
사실 그건 내 자신의 재능(능력)을 잘못 평가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내가 KAIST라는 학교에 들어가서 소위 말하는 elite라든지,
'상위 n%의 인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KAIST가 입학시에 제시한 평가기준에 의해서만 그렇고
전혀 다른 분야로 가게 된다면 그것들은 엄청나게 반감될 수가 있다.

예를 들어 내가 군인이나 예체능계가 된다고 치면 심지어는 '하위 n%의 인간'이 되고 만다.

영어 실력도 중학교 때부터 오늘 본 TEPS 모의고사에서까지 꾸준하게 상위 12%를 유지하고 있다.
아마 사회, 역사 실력은 상위 20~30% 쯤 될꺼다.

그리고 사실 내가 다른 동문친구들에 비해 과학고, KAIST의 평가 시스템에 힘을 엄청 많이 입은 사람이기도 하다.
보통 일반적인 내 동문 친구들은 과학고 입시에서 나처럼 편향이 심하지 않았다.
(수학은 지역 2등, 과학은 교내 2등, 나머지 주요과목은 15%, 기타과목은 20%, 예체능은 하위권)

수능, 고시, GRE 같은 general한 시험에서는 전혀 힘이 발휘될 수 없다.
어떤 친구들처럼 그것이 무엇이 됐든 어금니 깨물고 열심히 하고 커피먹고 각성제 먹고, 재수하면 성공하는 그런 표준형 영재와는 다르다.
(과학고 대부분의 친구들이 그렇게 해서 의대에 결국 진학하고 있다.)

그냥 KAIST에서 열심히 하는 게 최적인 것 같다.
최근에 경영학이라든지, 경제학이라든지 하는 것들이 학점이 좋기도 하고
말빨도 잘 서고 하지만 이런거는 그냥 이 집단 내에서의 local한 우위로 내버려두는 편이 더 좋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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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역시 내 갈 길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정한 것과 거시적으로
달라질 수는 없다. 그냥 미시적 해석만 계속 바뀔뿐.
그 때 이미 탁월한 결정을 다 내려뒀다.
결정론적인 비관주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실직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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