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 3일 금요일

도시들

내가 만약 부자라면, 음. 뭐 그러니까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세상에서 제일 멋지고 유명하고 의미있는 도시 100개를 골라서 1년씩 살아보는 거다.
(좀 더 욕심부려서 1,000개를 골라서 1개월씩 사는 게 나을까?)

베토벤의 살던 오스트리아 비엔나 근처의 하일리겐슈타트의 숲에서 통나무 집에서도 살아보고 저기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 같은 데서도 살아보고
뉴욕 한가운데 빌딩 꼭대기에서도 살아보고
조용한 티벳 달라이라마 사는 곳 옆집에서도 살아보고
사막 한가운데서 아침을 맞이하기도 하고
이글루에서 호빵도 쪄먹고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사자를 쫓기도 하고(쫓길 확률이 더 큰가?)

사람들은 그래서 National Geography라는 잡지를 사다보는 거겠지?

사실 이 꿈은 우리 엄마의 것이기도 하다. (My mom)
아직 해외여행 한 번도 안해보셨는 데, 꼭 한 번 해보고 싶으시단다. 특히 스위스.

미래에 가장 유망할 산업 중 하나도 바로 관광이다.
매우 오래된 산업이지만 크게 발전하지는 못했다.
아직까지는 그냥 개인의 힘으로 다니는 게 전부니까.
뭐 그게 사실 매력이기도 하지만.
교육 산업도 유망산업이기는 하지만 선진국은 인구감소라는 복병이 있으니까.
관광은 교육처럼 체험산업인데, 교육과는 달리 좀 더 직접적이라는 점이 매력이다.

유럽이 먹고 사는 것을 봐도 제국주의시대의 기반과 현대의 관광사업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술을 사랑하는 것도 따지고보면 관광수입을 올리기 위함이다.
오스트리아는 모짜르트로 먹고 살고 이탈리아는 로마로 먹고 산다.
엄청난 수의 복원사들도 그래서 계속 배출되고 있고, 도시도 엄청나게 잘 보존한다.

엄청난 부자가 아니면서 이런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는 직업은 뭐가 있을 까나?
외교부, 무역상사, 유통회사, KOTRA 직원? 관광가이드? 비행기 승무원? 민간기 파일럿?
National Geography 사진기사? PD?

전산 전공자는 그런 면에서 너무 저주받은 직업일까?
무슨 일이 벌어져도 책상 앞에서 해결할 수 있으니 말이다.
가능한 물리적 세상과 결합된 일을 해야 여기저기 돌아다니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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