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 25일 토요일

부모

미국 드라마를 줄창 봤는 데,
역시 미국과 우리나라는 부모에 대한 개념이 조금 다른 것 같다.

뭐 자식의 방에 knock 없이 들어가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무례한 행동이라고 다들 생각하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뭐 일단 들어가면 땡이라. 뭐라고 하는 게 더 이상하다.

한국에서는 버려지는 아이들이 많은 데, 입양할 사람은 많지 않다.
(고아를 데려가주기만 해도 감지덕지라는 입장)
반면에 미국은 입양을 원하는 사람이 꽤 많은 것 같다.
입양 절차도 매우 복잡하고 도덕적, 법적, 경제적인 것들을 많이 검토하는 것 같다. 그리고 오래 기다려야 한다.
system이 잘 되어 있어서 미혼모가 직접 양부모를 만나서 애를 건네주기도 한다. 아픈 점이나 바라는 점도 꼼꼼히 챙겨주고 하는 것 같다.
(아이를 맡겨줘서 고맙다고 양부모가 눈물로 감사하는 수준)

우리나라는 아무리 부모가 가난하고 문제가 있어도 자식을 부모에게 떼어놓는 길은 좀처럼 없다. 자식은 어디까지나 부모의 소유라고나 할까.
미국은 부모에게 문제가 많거나 무능하면 강제로 떼어놓기도 하는 것 같다.
영화 'I'm sam' 같은 경우도 아버지가 정신능력이 낮고 경제력도 부족해서 아이를 강제로 떼어 놓고 더 나은 조건의 사람에게 키우도록 국가가 강제하고 있다.

그리고 20살 이후에 성인이 된 다음도 사고관이 많이 다르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평생 같이 사는 건데,
요즘들어 같이 안 살려고 해서 사회 문제라고 부른다.
미국은 20살이면 당연히 나가서 제 삶을 살아야 한다.
부모와 함께 사는 어른은 다들 loser라고 부른다.
(한국으로 치면 마마보이, 무능력자 취급)

그리고 부모가 늙으면 요양원으로 보내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자식이 부모를 모시고 살겠다고 하면 그게 더 예외적인 것 같다.
부모가 자식에게 '고맙다.'라고 말한다.
같이 안 살겠다고 해도 원래 그런거니까 별로 탓하지 않는 다.
(한국에서는 같이 안 살겠다고 하면 '불효자식'이라고 말한다.)

이혼을 했을 때도 재미있다.
보통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혼을 하면 완전 철천지 원수가 되는 데,
미국은 아닌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이혼했다가 다시 재혼을 하질 않나
(물론 드라마라서 그런게 더 많겠지만)
이혼 후에 매월 몇 차례씩 시간을 정해놓고 같이 살지 않는 부모와 만날 기회를 보장한다.
엄마와 살면 가끔 아빠를 보고, 아빠와 살아도 가끔 엄마를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마 그랬다가는 회초리감인 것 같다.
자식이 아무리 다른 쪽 부모를 그리워해도 왠만해서는 못 만나게 한다.
개인주의적인 사회니까 부부의 연이 끊어지더라도 부모, 자식 관계는 잘 보존해 주는 것 같다.
한국처럼 집단주의적이면 항상 집단이 갈라지면 편을 분명히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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