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 17일 금요일

사라져가는 존재감들

너무나 익숙해져서 뭐든지 느낌이 사라져가는 것 같다.
(늙음의 한 증상이라고 해야할까?)
이제는 거의 모든 것들이 사라져 버린 듯하다.

요즘은 춥거나 더운 감각도 예전보다 무뎌졌다.
알람소리에도 가볍게 끄고 다시자고.
한달 전까지만 해도 습도에도 민감해서 항상 가습기를 켜곤 했는 데,
이제는 그냥 물 떨어지면 그냥 냅둔다.
배고픔에 대해서도 몇 시간씩 저항해 버리고,
점점 연락하는 친구들 수도 줄고 있다.

샴푸, 폼 클렌저, 바디 클랜저, 스킨, 로션의 향기도 느껴지지 않는 다.

내가 살아있는 지, 죽어있는 지도 모르겠고 심장은 뛰는 지, 생각은 하는 지도 모르겠다.

학생인지, 25살인지, 어른인지, 가족들은 있는 지도 모르겠다.
꿈도 희망도 목표도 alpha값이 증가하는 포토샵 그림처럼 transparent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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