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 3일 금요일

기억(Memory)

보통 잠 안오는 날은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
그것도 컴퓨터를 끄고 침대에 막 누웠을 때 말이다.
너무 오랜만에 떠오른 기억들이라 이번에 놓치면 10년간
다시 생각나지 않을 것 같아서 손을 놓아버릴 수도 없다.
Now or never.

6년 쯤 전에 초등학교 동창을 만났는 데, 초등학교 시절 얽힌 비밀을 하나 말해줬다. 내게도 그런 사연이 하나 쯤 있다는 게 참 기뻤다. 나중에 언젠가 시간이 되면 저기 머나면 미국에 가서 누군가를 만나서 해결해야할 quest가 생긴 셈인데. 음. 그럴 기회가 오려나?
마치 소녀들처럼 그런 것들을 인생의 이곳저곳에 숨겨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마치 행운의 편지처럼 몇 개나 내게 돌아올지, 얼마나 오랜 후에 그것이 돌아올지 기대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정말로 오랫동안 잊고 있던 먼 미래에 기대조차 하지 않은 순간에 돌아오면 참 놀라우니까. 그래서 어떤 사람은 오랫동안 입지 않을 옷이나 책에 돈이나 메모를 끼워 두기도 한단다. 나중에 찾아보면 참 재미있을 꺼라나. 영화 '러브레터'에서도 남자 주인공이 책에 뭘 남기지 않았던가? (스포일러네..)

어디 타입 캡슐이라도 하나 사서 묻을 까?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일기도 열심히 쓴다.

음. 이런저런 잡담을 몇 개 더 해보자면.
내가 가진 일기 중에 가장 오래된 건 초등학교 2학년 때 것이다.
초등학교 2~3학년 때 한창 뭔가 모아둔게 있어서, 이런 저런 잡다한 상장이라든지, 명찰이라든지, 단추 이런 것들이 내 방 서랍에 잘 모셔져 있다.
그 다음으로 기록이 잘 되있는 시기는 고등학교 1학년.
1학년 때 친구들이 생일 날이나 크리스마스 때 주고 받은 카드가 많아서 그것들이 한뭉치가 된다.

요즘은 cyworld나 인터넷 때문에 unexpected한 추억이나 아련한 추억이 줄어든 것 같다. 짧은 instant message만 남고 긴 편지가 없어져서 슬프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