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 8일 수요일

대학

우리나라 대학과 대학원에게 이상한 점은 교수가 학생을 공부시킨다는 점이다.
'학생을 공부시키다.'
'학생을 졸업시키다.'
학생의 입장이 매우 수동적이다.

'학생이 배우다.'
'학생이 졸업하다.'
이렇게 능동적이어야 하지 않을 까?

대학은 원래 중세 말기 혹은 르네상스 시대 쯤에 (대충 소르본느 대학이 아마 그 쯤에 생겼을 듯.) 뭔가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학자를 초빙해서 자신들을 가르치게 하고 돈을 지불한 것에서 생겨났다.
다른 교육기관들처럼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싶어서 다니는 곳이다.

이 나라는 왜 그렇게 수동적으로 삶을 살아야하고 시스템도 그렇게 구축되었는 지 알 수가 없다.
제 때 학위를 받지 못해서 골치 아파야 하는 사람은 학생이어야 하는 데, 부모나 교수가 그런 것을 더 신경쓰고 학생들을 갈구는 것이 말이 안된다.

출석을 불러서 점수를 메기는 것도 어찌보면 웃기다.
수업을 안들어서 손해를 보는 건 어차피 학생이고 수업에 다루는 게 공부가 되고 시험에도 나오면 자연스레 시험 성적이 떨어질텐데, 뭐하러 출석 점수를 따로 성적에 반영하는 걸까?
자신들의 수업은 들을 가치가 없는 데, 학생들이 강제로 들어야만 하는 그런 것인가?
학생들의 mind도 참 이상하다. 수업을 안 들으면 자신들이 손해일텐데, 출석을 부르는 지, 부르지 않은 지에 따라 출석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웃기다.
공부하려고 수업을 듣는 거지, 가서 출석도장 찍으려고 수업 듣는 것이라고 생각하나보다.

이 나라의 대학은 대학이라기보다는 고등학교의 연속이다.
특히나 대학원은 정말로 고등학교의 연속인 것 같다.
랩에 몇 시간을 붙어있건 그게 무슨 상관일까?
대학원생은 TA, RA를 하게되면 일종의 피고용인이기도 하지만
그들은 군인 같이 호출하면 언제든지 비상대기해야 하는 존재는 아니다.

공부하고 싶은 사람이 들어와서 이것저것 배워가는 곳이 되어야지
사람들을 잡아다가 가둬놓고 공부시키는 곳이 되서는 안된다.

댓글 1개:

  1. 공감. 르네상스시대에는 그 공부가 귀족들의 취미생활이었지만 지금은 밥벌이 수단이 되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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