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1일 토요일

경쟁

요즘 왜 이리 마음이 불편한지 생각해보니,
세상을 너무 경쟁 구도로만 바라봐서 그런 것 같다.
미국 Top 10~50 나오면 1등
KAIST, 서울대, 포공 등은 2등.
...


내가 잘 되려면 남이 망하든지, 남보다 내가 잘해야 된다는 생각.
자본주의 경제적 생각으로 경쟁은 대부분 좋은 것이지만
요즘 일어나는 것들은 파괴적이고 극단적인 생각인 것 같다.
대학원 좀 못가고 엘리트 못 되면 어떠나.


마케팅적으로 생각해보면 Product를 가지고 하는 한 줄 세우기 경쟁은
매우 바보 같은 짓이다. (product, production concept)
남들과의 경쟁보다는 고객을 위한 생각, 그들과의 관계,
그들에게 비춰지는 나의 모습이 훨씬 중요하다. (Marketing concept)
나 혼자 있는 곳으로 가면 자연스럽게 1등이 된다.


죽어라 경영대학원을 들어가고 고시를 보고 의대에 가고
대기업 임원이 되려고 그룹 내부 경쟁을 하는 것들.
경쟁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다들 협력만 하는 모델에서는 자연스럽게 나태해져서 모두 불행해지니까
경쟁을 시작한 것인데, 경쟁을 피터지게 해서 모두 불행해지는 것도 모순이다.


경쟁자가 2~3명이고 거의 엇비슷한 상황(15~40%의 점유율)에서는 매우 안정적이지만
한 경쟁자만 50~80%라든지, 경쟁자가 수천인데 시장이 작아서 90%이상이 나가야 한다면 다른 곳으로 얼른 탈출하는 편이 낫지 않을 까?
시장 경제가 분배보다 성장을 중시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지나친 경쟁은 성장에는 도움이 안되고 정해진 크기의 시장에서 다투는 분배 싸움일 뿐이다.
시장을 키우는 경쟁이 아니라 시장을 잠식하는 경쟁들.


MS가 욕을 먹지만 구글이 욕을 먹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인 것 같다.
MS는 경쟁자들을 밟아 죽이면서 컸지만
구글은 경쟁이 없는 시장에만 들어갔다.
검색 시장에서 구글은 경쟁자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었기 때문에 일단 품질에서 달랐다.
경쟁을 통한 전술적 승리보다 마케팅을 통한 전략적 승리를 해야 한다.
경쟁은 논리력이지만 마케팅은 창의력 싸움이다.
무한 경쟁시대를 해쳐나갈 방법은 경쟁해서 1~2등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없는 경쟁을 최대한 회피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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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말이지 요즘 '미시경제'나 '투자관리' 같은 숫자 과목이 너무 싫어졌다.
'마케팅' 같은 분야로 넘어갈까나?
보통 공대생들은 숫자에 강하니까 '경영정보'나 '투자 위험 분석' 이런 걸 많이 하는 데.
이미 너무 많은 공대생이 진출했다. 전산과 출신이 잘해봤자, 물리과, 수학과보다 잘 할리도 없고.
경제적 소양보다 문화적 소양을 더 길러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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