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왜 공부해야 하는 가?
사실 공대 공부를 하는 데, 인문학 같은 건 전혀 필요없을 지도 모른다.
계산 잘하고 많이 외우고 숙제 빨리 하는 게 전부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미쳐서 석사, 박사까지의 긴 시간을 통과하고
의미있는 것을 만들어서 학자가 되는 건 거의 힘들다.
뭔가 자신만의 철학이라든지, 존재의 의미 같은 것이 필요하다.
경제적으로 보았을 때, 그런 것을 찾지 못한다면
학문을 할 incentive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얼른 취직해서 돈이나 많이 버는 편이 낫다.
전공이 내게 주는 만족감(utility)이 있어야
그것을 다른 직업을 갖게 됨으로써 얻게 되는 금전적 이득과 trade-off 할 수 있는 거니까.
지난 번에 적었던 기회비용 n억과 상응할만한 기쁨이 필요하다.
기계의 부품과 같은 것은 기능공이다.
기술자도 아니고 학자는 더욱 아니다.
미적분을 실수 없이 풀고 파싱을 잘 하고 성능을 올리기 위해
단순히 trial and error하는 건 결국은 기계가 더 잘하는 일이다.
엔지니어라면 우리의 상상력과 철학을 기계에 심을 수 있어야 하고
학자라면 더욱 철학이 많이 필요하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의 기술을 제시해야 한다.
그 상상력과 철학의 표현이 수식과 방정식, 프로그램인 것이니까.
기교적인 것들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문학에서 철학을 많이 배워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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