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20일 목요일

광고

제레미 레프킨의 '소유의 종말'을 보고 온 세상이 광고가 될꺼라고 생각했는 데. (사실 책의 내용과는 독립적인 상상이었다.)
요즘보면 정말 그런 것 같다.
자신의 이마나 배, 손바닥을 광고 공간으로 분양하기도 하고 말이다.
애 이름을 브랜드 명으로 짓는 사람도 있다.
(평생 장학금이라도 스폰서 해주나?)


Minority report처럼 눈을 tracking해서 scan한 후 이름을 부르면서
광고를 하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지금도 스팸은 무진장 넘치고 있다.


스폰서쉽을 받은 집에서 살면서 브랜드 명과 특정한 홍보구호 + 암호를
외쳐야 들어갈 수 있는 집에서 사는 것은 아니지만
싸이월드 스킨 중에서는 무료로 나눠주는 광고 스킨이 있는 것 같다.
예쁜 그림 사이사이에 눈에 띄는 특정 회사의 로고.


마치 집에 붙일 도배지가 없어서 홍보 포스터와 광고지를 얻어다가
벽을 바르는 것과도 비슷하고 입을 옷이 없어서 쉬는 날에도
회사 유니폼을 입고 앉아있는 거랑 비슷하다.
현실 세계에서도 특히 엔지니어들을 보면 Google, Linux 등의 티셔츠를 입는 사람이 꽤 있다.


영화 '데몰리션맨'에서는 미래인들이 가장 즐겨부르는 히트송이
광고 CM송이라는 걸 알고 실버스타 스텔론이 기겁하는 데,
얼마전 우리나라도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거라."가 가장 인기있는
노래 중 하나 였다.
웃찾사에도 광고를 패러디하거나 상표명을 부르면서('음','헤'로 한글자씩 바꿔서 음성 모자이크처림) 웃기는 코너가 있다.
솔직히 요즘 메인 프로들보다 CF가 더 재미있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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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디스토피아에 이런 빈민층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을 까?


이름 : 코카콜라맨 3세(이름 30년 계약, 3번까지 재계약 가능)
주소 : 초코파이동 새우깡 서민아파트 107호


TV와 인터넷이 끊기지 않으려면 하루 30분씩 의무적으로 포카리스웨트 광고를 시청해야 하며 report도 제출해야 한다.
집에 들어가고 나오기 위해서는 "언제든지 새우깡 어디서나 맛있어"를 5번씩 외쳐야 함.
옷은 전부 나이키 로고가 그려져 있어서 매일 나이키사에서 정해준 것을 입어야함. 이번주 테마는 월드컵이라 새우깡 아파트의 모든 주민이 축구공과 2100 월드컵 홍보 문구가 새겨진 옷을 입음.
나이키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범법행위를 하면 국가에 의한 형사처벌 뿐만 아니라 나이키사의 민사소송이 시작됨.
경쟁사 옷을 입은 사람에게는 절대 말을 걸어서는 안됨.
나이키 사의 옷을 입은 사람을 만나면 "헬로우 나이키 프랜드"라고 말해야 함.


전화를 하고 싶으면 전화를 받는 사람에게 삼성 휴대폰의 장점을 2가지 이상 설명해야만 교환원이 그것을 듣고 얼마나 효과적 광고 문구였는 지 판단하여 통과 가상 머니를 줌.


하루 두차례 동사무소에서 초코파이를 배식해 주는 데,
먹을 때 인상을 찌푸려서는 안됨.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지어야 하고 비디오로 촬영하여 초코파이사로 넘겨짐.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지은 사람의 영상은 CF에 반영되고
보너스로 1년간 초코파이를 1개씩 더 배식해줌.
가장 어두운 표정을 지은 사람들은 배식이 중단되고 그 동네에서 쫓겨날 수도 있음.


황당하고 노예같은 삶이지만 스폰서 없이 살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서 빈민층들은 감당할 수 없음.
그냥 굶어죽을 바에는 자신의 시간과 기억의 일부를 광고에 활용하게 하고
생계를 유지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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