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를 짓는 다고 하자.
육체 노동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근육을 키우고, 작업시간을 2배로 늘리면 피라미드를 2~3배 빨리 지을 수 있을 꺼야.
하지만 그렇게 할수록 자신들의 피로도만 증가하고 근육이 견디는 한계치도 정해져 있다.
피로도가 증가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다치는 사람도 많다.
근육과 노동시간만으로 작업을 향상 시키는 데는 금방 한계가 온다.
지식 노동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도르래와 지렛대를 써보자."
"쐐기를 이용해서 돌을 쪼개자."
"금속으로 칼을 만들어서 예리하게 조각을 새기자."
"바퀴를 이용해서 짐을 나르자."
힘이 2~3배 세어 봤자. 바퀴를 이용하는 편이 수십배 낫다.
하지만 바보들은 이렇게 대답한다.
"성실하지 못한 녀석 일은 안하고 편하게 살려고 도르래 따위나 만들고 앉아 있군."
"어떻게 신성한 피라미드를 짓는 데, 힘을 들이지 않고 쐐기 같은 이상한 도구나 사용하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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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속한 곳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어떻게 그들을 설득할 수 있을 까?
"매일 야근하고 주말에도 나오면 버그가 줄어들꺼야."
"개발 속도를 높혀야해, 타이핑을 빨리치고, protection 기능을 꺼야해, 계정 로그인 하는 시간조차 아깝다구"
"이상한 도구를 쓰려고 하지마 그 도구를 공부하는 시간이 아까워 그 시간에 코딩을 한 줄 더 하겠어."
"설계할 시간이 어디있어 그 시간에 프로그램을 더 빨리 짜라구."
피곤할 때 짠 코드는 1개의 결과를 만들기 보다는 10개의 버그를 만든다는 건 농담이 아니다.
전체 프로세스에서 설계/코딩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더 긴 시간은 디버깅에 소비하고 있다.
간단한 tool과 policy라도 하나씩 제안해보는 데, 도무지 써보려고 하지도 않는 다.
"귀찮아."
"내 방법에 익숙해, 바꾸고 싶지 않아."
"그런 제약 조건을 자꾸 늘리면 신경쓰여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지렛대, 바퀴, 쐐기의 사용법을 10분만 배우면 평생 노력을 1/10 이하로 줄일 수 있을 텐데.
그들에게는 그 툴들이 주는 잇점이 지렛대, 바퀴, 쐐기처럼 와닿지 않는 모양이다.
사실 지렛대, 바퀴, 쐐기를 써보지 않는 꼬마들에게 그 툴이 유용하다는 것을 가르치는 데는
적어도 5~10년의 시간이 걸린다. (5살 꼬마가 초등학교 졸업할 때 쯤 되야 겨우 알 수 있는 것들도 있다.)
부모님에게 인터넷을 사용하게 하는 것이 어려운만큼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보지 않으려는 팀원들을 설득하는 것은 어려운 것 같다.
답글삭제그냥 포기하고 가르치기 쉬운 여동생이나 후배들에게 퍼뜨려서 생산성을 향상 시키고 시장의 원리에 따라 밀어내 버리는 게 세상의 섭리인지도 모르겠다.
다음 세대가 돈 많이 벌어서 세금 많이 내주고 옛 세대는 집에서 연금이나 타먹게 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