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월 15일 수요일

이것저것

이것저것 하다보면 내가 뭘 하려고 했는 지, 뭘 해야 하는 지 종종 까먹곤 한다.
분명히 하려고 마음 먹었는 데, 새 창을 여는 순간 까먹고, 책을 펴서 좀 보다가
다른 관심사가 생겨서 그 쪽으로 쫓아가고 있다.


왠지 메모를 하고난 뒤에 그런 증상이 더 심해진 것 같기도 하다.
머리에 담아두면 머리 아프니까 계속 적어두고 잊어버리니까
생각의 폭도 넓어지고 생각의 운신이 쉬워져서 주제에서 벗어난 쪽으로 더 잘 튀어나가게 되버렸다.


코딩하다가 reference 찾으려고 검색 엔진 열었는 데,
하는 김에 음악도 켜고, 뉴스도 보다보면 원래 하려던 코딩 부분을 까먹기도 하고
책보다가 모르는 단어를 계속 찾아가다보니, 연관 단어를 찾고, 거기서 또 연관 link를 따라다니다보면
뭘 하려고 했었는 지는 모른다.


메멘토 같은 삶이다. 뭐 사실 생각해보면 인생이 다 그렇다. 얼마나 기간 내에 까먹느냐에 달려 있을 뿐이다.
우리는 아무도 태어나는 순간에 우리가 뭘 하고 싶었는 지 기억하지 못하고
10살 때 내 꿈이 무엇이었는 지, 20살 때 내 꿈이 무엇이었는 지 기억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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