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월 24일 금요일

기숙사, 자취

본의 아니게(?) 기숙사 생활을 7년째하고 있다.
내성적이고 남들이랑 어울리는 게 익숙하지 않는 내가 혼자 사는 것도 아니고
매일 룸메들과 함께 7년이나 살았다는 게 놀랍다.


작년부터는 자취까지 하게 됐는 데,
덕분에 많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경험들이 없었다면 정말 바보가 되버렸을 꺼라는 생각이든다.
친구도 별로 없고, 사회 경험도 없고 항상 집에만 콕 박혀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 까?
지금도 회사 끝나면 집으로 곧장들어가 홈페이지에 글이나 쓰고 있지만
아무튼 하루 10~12시간은 회사에서 사람들과 마주보고 부딪히고 살아가고 있다.


혼자서 밥 챙겨먹고 빨래, 설겆이, 요리, 회사, 대화 .. 뭐 이런 것들을 하고 있다니 말이다.
이렇게 저렇게 수습이 안되지만 어설픈 삶을 잘도 살아가고 있다.
대충 구겨진 옷을 입고 머리도 대충 빗고 집안은 온통 어지러운데 이리저리 해봐도 정리는 안된다.
오늘은 뭘하는 지, 내일은 뭘하는 지 자꾸 까먹지만 월급은 또 제때 나오고
밥 먹을 때 되면 밥 먹고, 밤되면 자고 일어나고..
멋지지도 않고 절망적이지도 않게 그냥 그렇게 저렇게 잘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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