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설레임이 있었다.
이것도 해볼 수 있고, 저것도 해볼 수 있고 기회가 많다고 생각했으니까.
학과를 미리 정하지도 않으니까 어떤 과목이든 들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를 정하고 수업을 빼먹고 좌절하고..
설레임이 많이 반감된 것 같다.
뭔가 혼자 어두운 공간을 헤매는 기분이 든다.
뭘 해야할 지 모르겠고 혼란스럽기만 하다.
전산 중 아주 좁은 분야가 아니면 다른 곳의 일은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이 사회는 자기 전공에서 활동하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그러면서도 전공이 아닌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저 그런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다양한 전공을 가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사회는 다양한 전공이 아니라, 모든 분야를 비전공화 해버린다.
전산학을 전공하면 internet 업계에서만 코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비행기 만드는 회사에서도 일할 수 있고, 월마트의 시스템을 운영할 수도 있는 건데..
전공의 활용 범위를 너무 좁게 보고 있다.
그래서 많은 대학 졸업자들을 전공과 관련없는 분야에 투입해서 하급 인력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 사회의 문제는 인력을 길러내는 속도나 양에 있지 않다.
(대학 졸업자의 수나 대학의 정원은 중요하지 않다.)
인력을 길러내는 속도보다는 그들이 무엇을 배워야 하는 지, 얼마나 필요한지,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 지, 잘 관리하고 적절한 곳에서 활개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쓸데없는 것을 가르치고, 쓸데없는 잣대로 평가하고, 쓸데없는 일을 시키고,
인력을 잘못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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