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월 11일 토요일

대화

나는 까다로운 사람인가보다.
내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이나 환경에서는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 다.
하지만 때로는 처음보는 택시운전기사 아저씨와 대화를 하면서 집에 올 때도 있고,
회사나 학교 건물의 청소부 아줌마, 아저씨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
만난지 2달이 넘은 팀원에게 한 마디도 하지 않을 때도 있고
(돌부처처럼 침묵할 때..)
처음 본 사람에게 당돌한 질문을 할 때도 있다.
(마치 교생선생님께 반항하는 것처럼..)


내가 좋아하는 대화 환경을 보면 일단 화제 전환이 빠르다.
짧고 전문적인 유머로 일관하고 1분 뒤에는 다른 화제로 넘어가 있다.
한가지 주제로 오래동안 대화하지 못하는 사람인 것 같다.


그리고 대화의 점유율이 30~60%정도 되야 하는 것 같다.
내가 말할 기회가 너무 적으면 지루하고 너무 많으면 목 아파서 싫다.
그래서 대화를 할 때 그룹 구성도 2~5명 정도를 원하는 것 같다.
특히 4~5명일 때는 과묵한 사람이 1~2명 포함되는 걸 좋아한다.
그래야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다.


MSN으로 하는 대화라면
5초이상 침묵하면 재미없는 대화인 것이다.
나 혼자 3마디이상 연속으로 말을 해도 재미없는 대화이다.
(나 혹은 상대방이 재미없어 할 것이다.)
아무리 다른 사람이 내게 질문을 하고 내가 그것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주는 상황이라고 해도
연속 5마디 이상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대화이다.
그가 나의 설명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거나, 나와의 대화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거나,
내가 헛소리를 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나는 안부를 묻는 이야기를 싫어한다.
'어제 잘 들어갔어?', '밥은 먹었어?' 이런 이야기는 잘 안한다.
뻔한 대답이 나올 이야기들인 것 같기 때문이다.
예의상 하는 말이고 대답도 모두 "응 그래", "잘 먹었어" 같은 식이다.


내가 아는 대답이 나올 이야기는 잘 하지 않는 다.
내가 모르거나 상대방이 약간은 모를 것 같은 이야기를 한다.
뭐 그렇다고 퀴즈 같은 이야기만 하는 건 아니다.
과거에 그 사람, 혹은 나만이 가지고 있는 추억들을 이야기 할 때도 있고,
영화나 노래에서 느낀 점을 말하기도 한다.
주관적이고 다양한 대답이 나올만한 질문을 좋아한다.
가벼우면서 웃음을 주는 라디오 프로의 독자 사연이나 게스트의 대화에 가까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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