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9일 토요일

카드놀이

부모님은 내가 공부 외에 카드놀이나 게임을 하는 걸 좋아하지 않으셨지만
요즘 내가 하는 회사의 일은 카드놀이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다음에 어떤 패가 나올지 알 수 없는 것처럼 시장의 상황을 완전히 파악할 수도 없다.
단지 현재 펼쳐진 패만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경쟁자)의 패도 알 수가 없다.
가끔 실수로 상대방이 카드를 떨어뜨려서 볼 수도 있다.
그리고 내 실력도 중요하지만 상대가 바보라면 이길 확률이 커지고
도박꾼이라면 질 확률이 크다.
사기꾼이라면 거의 100% 질 것이다.


유한 시간내에 가능한한 heuristic을 모두 동원해야 하고
결정을 미룰 수 없다. 물론 현실 세계에서는 미룰 수도 있지만
너무 미루는 것은 약간 잘못된 결정보다 더 나쁜 것일 때가 많다.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다.


하지만 카드놀이처럼 symmetric하고 거의 공정한 게임과는 다르다.
세상 일은 대칭적이지도 않고 그리 simple하고 아름다운 법칙이 지배하고 있는 것이 맞는 지 알 수가 없다.
노력과 기술에 따라 더 유리해지기도 하고 초기조건(준비자금, 상속받은 재산, 교육의 기회, 지리적 조건 등..)에
따라 불리해 질 수도 있다.
이상한 곳에서 승리와 패배가 찾아오기도 하고 내가 온 승리를 파악하지 못할 때도 있고 놓칠 수도 있다.


------------------
아무튼 내가 하고 있는 인생이라는 카드게임은
살아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하고 있는 것이다.
부모님의 결정에 의해 이 게임에 참가하게 된것이지만 (출산이라는..)
아무튼 내게도 내 인생(시간)이라는 밑천도 주어졌고
이것이 아니면 달리 다른 것을 할 것도 없다.
(자살하거나 백수로 지낼 수는 없으니까.)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