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25일 월요일

[기사]유시민계, "헌재의 권위는 이미 조롱거리"

[프레시안 이지윤/기자]  행정수도 특별법을 위헌으로 결정한 헌재 판결에 대한 견해가 여권 내에서도 다양한 가운데, 유시민 의원을 중심으로한 구 개혁당파 모임인 '참여정치연구회'(참정연)가 헌재 논리를 정면 반박하며 공개토론을 제안하는 등 헌재에 대한 공세를 계속했다.
  
  정장선 의원등 당 일각의 헌재판결 수용 촉구에도 불구하고 주류에서는 불복 움직임이 계파별로, 조직적으로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사법부의 입법권 침해가 위헌소지"
  
  참정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나라의 헌법질서와 법률체계는 '서울이 수도라는 것은 관습헌법'이라는 자의적 해석을 허용하지 않는다"면서 "헌법 재판관 7인의 주장은 근거없는 낱말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참정연은 " 참정연은 '서울=수도는 관습헌법'이라는 억지 논리에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며 "현재 대한민국 수도가 서울이라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고 관습헌법이라는 법률적 용어도 존재할 수 있지만, 이 두 사실이 결합해 법리적 문제제기가 될 수는 있어두 위헌 판결의 법적 확신이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참정연은 "위헌 결정을 위해 꿰맞추기식으로 관습헌법을 끌어다 붙인 결과, 최고 헌법기관의 권위는 이미 조롱거리가 돼 버렸다"며 "10월21일은 우리 사법역사에서 가장 부끄러운 날로 기록될 것이다. 부끄러운 일이다"고 비꼬았다. 참정연은 또 "재판관들은 '판결로 말했으니 됐다'는 낡은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정연은 이어 "헌법재판소는 그릇된 권위주의와 우월의식을 버리고 국민과 법조인 국회와 토론해야 한다"면서 "참정연은 헌법재판관들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참정연은 "정치적으로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다"고 단서를 붙였으나
  
  더욱이 참정연은 "법률 제정 당시 국회는 물론 국민도 이 법률이 '관습헌법에 의해 위헌 판결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지만 최고 입법기관도 알지 못한 생소한 법해석으로 위헌판결을 받았다"면서 "사법부에 의한 심각한 입법권 침해이며 그 자체가 위헌적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참정연이 홈페이지와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주장한 데 대해 참정연 소속 유시민, 유기홍 의원 등은 "의원들의 의견이 아니라 법인 차원의 제안인 것 같다"면서도 "정당한 제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충청권 의원, "행정타운 불가, 국민투표 강행"
  
  이날 충남도지부 소속 문석호, 박상돈, 복기왕, 양승조, 오시덕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헌재의 결정은 성문헌법 체계를 채택한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커다란 혼란을 가져오는 결과를 초래했고, 수구 기득권층과 야당의 반대를 의식한 자의적이고 지극히 정치적인 결정으로 의심된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국가의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결코 포기할 수 없으며, 이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결의한다"면서 이날 '신행정수도사수투쟁위원회'를 발족시키기로 했다.
  
  이들은 "헌법재판소에서 적시한 대로 국민투표를 통해 신행정수도 이전이 흔들림없이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모든 방법, 수단을 통하여 신행정수도 이전 추진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문석호 의원은 "국민투표를 통해서 관습여부를 따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충청도 의원들은 국민투표에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입장이다"면서 "신행정수도 건설만이 국토균형발전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행정타운이나 행정도시는 고려치 않고 있다"고 여권의 '우회로' 대안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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