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20일 수요일

밤샘 2

밤샘은 이 사회에서 성실의 표상으로 보이지만
사실 밤샘을 많이 할 수록 바보가 될 수 밖에 없다.


다른 일에 신경쓸 겨를이 없어지기 때문에
제대로 씻거나 꾸미지도 못하게 되고 그래서 오히려 지저분하고 게으른 인상을 준다.
신문 볼 시간도 없기 때문에 세상 어떻게 돌아가는 줄도 모른다.
제테크를 할 수도 없다.
바보처럼 일만 해야 한다.
계속 일만 하다보면 여유도 없어지고 상식도 부족해지고 연봉협상시에 말빨도 줄어든다.
점점 어눌한 사람으로 변해간다.
그저 시키는 일이나 열심히 하기 바쁘고 눈이 점점 멀어간다.


이게 우리나라 이공계가 바보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밤샘하면서 연구하고 공부만 하다가 30살 넘는 어느날 바깥 세상을 보니
나는 월급 60만원 짜리 박사인데, 은행원도 월급 300만원은 준다.
부동산이 뭔지도 모르고 집을 사거나 구경해 본 적도 없다.
경제, 주식, 부동산, 협상, 언론, 마케팅, 경영, 관리.. 뭐 이런걸 알리가 없다.
몸과 마음이 다 망가진다.


세상은 이렇게 사람을 바보로 만들면서 이렇게 속삭인다.
"더 열심히 일해, 더 밤을 많이 새란 말이야."
"문서 남길 시간이 어디있어 얼른 만들기나 해."
그리고 나중에 이렇게 말한다.
"이런 바보 같은 녀석, 네 건강 네가 챙겨야지, 누가 건강 해치면서 밤새래?"
"네 실속은 네가 챙겨야지, 세상 물정 어두운걸 누구 탓 하는 거지?"
"네가 뭘했는 지 증거있어? 문서로 남은 것도 없잖아."
악순환이다.

댓글 1개:

  1. 사람들이 지하철 끊긴다고 12시 넘으니 들어갔다.

    디버깅 하다가 혼자 궁시렁 거리다가 12시 반에 들어갔다.

    베짱 좋게 헬스장 갈 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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