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31일 일요일

[영화]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정말 이 영화를 보고 나서는 잠을 잘 수 없었던 것 같다.
라디오에서 인터뷰할 때 서로 같은 말을 한 것이라든지, 엠파이트 스테이트 빌딩에서의 운명적인 만남,
빌딩 옆에 켜진 하트.
그들을 맺어주기 위해 노력한 톰 행크스의 딸.


그리고 삽입곡 "When I fall in love"도 너무 멋있었다.


http://movie.naver.com/search/movie_detail.php?code=A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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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가정을 꾸리던 샘(Sam Baldwin: 톰 행크스 분)에게 비극이 닥친다. 아내(Maggie Baldwin: 캐리 로웰 분)가 암으로 죽은 것이다. 크리스마스 이브, 신문 기자 애니(Annie Reed: 맥 라이언 분)는 이상적인 남자 월터(Walter: 빌 풀만 분)와 약혼했음을 가족들에게 발표한다. 애니는 차를 몰고 가다 라디오를 듣는데, 샘이 죽은 아내에 대한 사랑을 회상하는 내용이 흘러나온다.

  샘의 아들 조나(Jonah Baldwin: 로스 맬링거 분)가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진 아버지를 보다 못해 라디오 방송에 전화를 하게 된 것이었다. 애니는 샘이 자신의 운명적인 짝이 아닐까 궁금해 한다. 운명의 남자가 따로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월터에 대한 마음은 조금씩 식어간다. 애니는 샘이 자기 짝인지 확인하기 위해 월터를 속이고 멀리 시애틀까지 날아가 이들 부자의 다정스런 모습에 흐뭇해 하지만, 다른 여자를 만나는 실망스러운 장면을 목격하고 오해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운명적인 만남이란 건 없다는 결론을 내린 애니는 다시 월터에게 마음을 돌리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하다는 걸 확인하게 되고 월터에게 작별을 고한다. 그리고 그 순간, 엠파이어스테이츠 빌딩에서 드디어 이들 부자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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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혀 알지 못하던 남녀가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사랑을 이루게 되는 로맨틱 코메디로,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로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되었던 여류 각본가 노라 에프론이 연출한 작품. 헐리웃 영화 사상 로맨틱 코미디로서는 최고의 흥행성적을 달성한 이 영화는 더우기 액션 대작이 많은 여름 시기에 감성적 로맨틱 코메디가 이례적으로 1억 5천만 달러(!)라는 대박을 터뜨려, 이야기와 캐릭터가 탄탄하다면 경쟁력이 있다는 걸 증명했다.

  당초 애프론 감독은 시나리오로만 참여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프로듀서 게리 포스터가 그녀의 첫 감독 데뷔작 <행복 찾기>(92)을 본 후 감독직을 제안하였다. 또 여주인공도 처음에는 줄리아 로버츠에게 제안되었지만, 그녀가 거절하자 감독은 자신의 시나리오 작품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 출연했던 맥 라이언에게 이 역할을 주었다. 총 12주에 걸쳐 촬영되었는데, 그 중 9주는 시애틀에서, 나머지는 시카고, 발티모어, 뉴욕에서 진행되었다.

  아내를 잃고 힘들어하는 아버지를 보다 못한 꼬마 아들이 새 엄마를 찾아달라며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다. 꼬마의 하소연하는 목소리는 전파를 타고 수 백명의 여자들에게 들린다. 그중에는 이제 곧 약혼을 앞둔 애니(맥 라이언)도 듣게 되는데. 그녀는 샘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시애틀에 가보기도 하지만, 그가 자신의 운명적인 남자가 아니라 생각하여 돌아온다. 애니가 샘에게 부치지 못한 편지는 그녀의 친구에 의해 전달되고, 이 두 사람의 아슬아슬한 만남은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로 약속이 잡힌다.

  로맨틱 코미디 정석대로 해피 엔딩이지만 운명적인 배필을 만남으로서 사랑의 마술적인 체험을 하게 되다는 신비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러한 사랑에 대한 환상이 쾌락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찰나적 사랑과 대조되며, 남녀에게는 제각기 알맞은 짝이 있다는 숙명적인 인연을 감미롭고 코믹하게 펼쳐진다. 감독 스스로 이 영화의 주제는 '사랑'이 아닌 '영화 속의 사랑'이라고 말한다. 즉, 비현실적 이야기인 만큼 영화를 보고 즐기고 위로받으려는 관객들에게 충분한 만족과 공감대를 주려 했다는 것. 감동적인 로맨스와 주-조연 배우들의 개성있는 상큼한 코메디가 가미되어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가슴저리는 사랑의 감동과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다. 톰 행크스와 맥 라이언의 매력이 여전하고, 아역 배우 로스 맬링거의 귀여운 연기, 여기에 영화 내내 감미로운 곡들이 화면을 수 놓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들. 영화 속에도 잠시 등장하지만 이 영화는 57년도 명작 <러브 어페어>를 참고하였다. / 영화 장면 중에 뉴욕의 어느 상점 유리장의 초콜렛 상자 위로 있는 커플의 실루엣은 사실 톰 행크스와 맥 라이언이었다고. / 이듬해 94년 '미국 코미디상'에서 맥 라이언은 가장 재미있는 여배우상을 수상했다. / 이 영화의 스크립트 책임 작가 메리 켈리(Mary A. Kelly)는 비행기에서 초조해하는 여자로 잠깐 출연한다. / '파커 포지'란 배우는 원래 이 영화에 캐스팅 되었으나 나중에 배역에서 잘렸다. 그런데, 98년 이 영화의 두 주연 배우가 출연한 <유브 갓 메일>에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영화와 TV 시리즈 <프레지어(Frasier)>(93)와 재밌는 공통점이 몇 개 있다. 우선 둘 다 배경이 시애틀이며, 배우 '데이비드 하이드 피어스'와 '톰 맥고웬'이 두 곳에 다 출연한다. 그리고 둘 다 심리적인 도움을 주는 것으로 시청자 전화 참가 라디오를 이용했으며, 둘 다 라디오의 DJ가 그 자신의 특유의 멘트인 'I'm Listening'이라는 말로 청취자를 맞이한다.

  옥의 티. 작은 보트를 통해 레이크 유니온(Lake Union)에서 알키 비치(Puget Sound's Alki Beach)까지 가는 시간은 사실 영화에서 나온 것보다는 훨씬 오래 걸린다. 또 조나가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끊을 때 제시카는 키보드의 아무키나 막 누르는데, 영화 화면에는 제대로 된 글자가 뜬다. 한편, 월터가 애니에게로 갈 때 월터 차의 창문으로 녹음용 붐 마이크를 볼 수 있으며, 애니와 월터가 장갑을 보고 있을 때 가게 창문으로 빨간 불이 들어온 카메라가 비친다.

  그외 편집 오류들. 애니가 그녀의 오빠를 방문할 때 그녀의 팔과, 비디오를 보면서 팝콘을 먹을 때의 손이 이상하다. 또 엠파티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애니가 가방을 집은 후에 그녀의 스카프의 길이가 갑자기 더 길어진 것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월터가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물 반잔을 마셨는데, 몇 초 지난 후에 다시 그 잔은 꽉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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