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9일 토요일

방문자

요즘 사람들은 초대하지 않는 사람들이 벨을 누르면 잘 열어주지 않는 편이다.
대게 외판원이나 종교를 권유하는 사람 혹은 강도일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쉽게 들어오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공기업에 근무하는 엔지니어나 공무원, 경찰을 사칭하면 된다.


전기 안전점검, 가스점검, 전화/케이블 설치자
아무도 의심없이 열어주고 집안을 살 필수도 있다.
(집 구석을 살필 수도 있다.)
PDA, 영수증, 서류 1장으로 점검하는 척하고
기관명이 적힌 작업복을 입고
스티커 한 장 붙여주고 돌아가면 된다.
설문조사 혹은 서류 작성을 위해 개인 정보를 쉽게 알아내기도 한다.
이름/전화번호/주민등록번호
나같이 왜 개인정보가 필요한지 꼬치꼬치 캐물어도 대충 얼버무리면 된다.
"다른 집도 다 했어요. 뭘 그리 캐물어요?"
"난 말단 기술자라 잘 몰라요. 위에서 시킨 거예요."
"반드시 필요한 겁니다. 안전을 위한 거죠."
어떤 대답이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니다.;;a
한국 사람들은 정치인이나 공무원, 공기업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아무튼 권위에 잘 따르고 남이 했다고 하면 잘 묻지 않는 다.
그리고 정부/공기업에서 하는 일이라고 하면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편이다.
"녀석들 정말 형편없어.", "쓸데없는 일을 공무원들이 하는 군."이라고
말하지만 그 쓸데없는 일에도 매우 잘 협조한다.
"따지기 귀찮으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 하지뭐."
"쓸데 없지만 이상한 사람(모난돌, 불만이 많은 사람)이 되기는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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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 가스 안전공사에서 어떤 사람이 나와서 문을 열어줬는 데,
마지막에 개인 정보를 자꾸 묻길래, 그게 왜 필요하냐고 내가 캐물었더니.
위와 같은 대답들을 했다.
뭐 그래서 그냥 가짜 정보로 얼버무려줬다.
그가 진짜 가스안전공사 사람이라고 해도 그는 나의 안전을 위해
가스 누출을 점검해줬고 내가 원하는 것은 모두 달성했으니까.
내 생각에 그 개인정보는 내 정보가 유출되는 것 이외에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공기업들은 쓸데 없이 권위적이라서 그런 정보를 모으길 좋아한다.
아마도 엔지니어가 제대로 일을하는 지 확인하는 수단으로 거주자의 이름과 몇 가지 개인 정보를 적어가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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