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셔온 핵심 인재「왜 떠나나」 |
임상균 기자 (매일경제) |
2004/09/07 |
삼성전자가 글로벌 도약을 위해 해외에서 스카우트해온 ‘S급 인재’들이 속속 회사를 떠나고 있다. 이를 두고 국내 대기업 중 위계질서와 폐쇄성이 가장 강한 삼성 문화에 해외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
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그 동안 글로벌마케팅 실장으로 삼성의 브랜드 관리 총책을 맡아온 김병국 부사장이 인텔 마케팅 담당 최고책임자로 옮기기로 했다.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석사(MBA) 출신인 김 부사장은 99년 삼성전자 마케팅 담당 전무로 영입됐으며 2001년 글로벌마케팅실을 맡아 삼성전자의 해외 마케팅을 주도해왔다. 지난해에는 영화 매트릭스에 애니콜을 등장시키며 전세계적인 프로모션에 성공했으며 미국 타임지가 뽑은 글로벌 기업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재직기간 동안 올림픽 스폰서 비용, PPL(간접광고), 200여 개 국 이상에서의 해외광고 등을 포함해 대략 총 100억 달러(한화 11조 5000억 원) 규모의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다. 브랜드 컨설턴트 회사인 인터브랜드의 평가에 따르면 같은 기간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52억 달러에서 126억 달러로 74억 달러나 상승했다. 김 부사장 후임으로는 미국 코넬대 경영경제학을 전공한 뒤 P&G, 켈로그, 존슨 앤드존슨 등에서 마케팅을 담당해온 이종석 부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사장은 오는 10일 삼성과의 5년 간 계약이 만료된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김 부사장은 계약기간 동안 삼성의 브랜드 가치 제고와 해외 마케팅 역량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며 “가족 등 모든 근거지가 미국에 있는 관계로 그동안 한국 생활을 매우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 부사장이 반도체 업계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인텔로 옮겨가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인텔은 세계 최대 반도체회사로 컴퓨터 핵심 칩인 CPU 부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D램 부문 최대 기업이긴 하지만 새롭게 부상하는 플래시 메모리 부문에서는 인텔을 추월하는 등 양 사간에 경쟁부문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또 김 부사장이 삼성전자에서 겸직했었던 디지털 홈네트워크의 전담 조직 ‘디지털 솔루션 센터’의 경우 홈네트워크를 비롯한 디지털 컨버전스를 총괄하는 조직이었다. 개인용 컴퓨터(PC)에서 기술발전을 얻은 인텔이 TV와 다른 소비자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반도체 부문으로의 성장을 꾀하는 전략적 차원에서 김 부사장 영입이 추진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00년 3월 루슨트 테크놀로지 부사장에서 삼성전자 디지털 솔루션 센터장으로 영입됐던 전명표 부사장도 지난해 6월 3년간의 계약기간을 마치고 회사를 떠났다. 디지털 솔루션 센터는 이건희 회장이 강조한 ‘5~15년 후 삼성을 먹여 살릴 미래 사업’을 발굴하는 조직으로 윤종용 부회장의 직접 지휘를 받는 핵심 조직. 전 부사장은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영학 석사로 NCR 국제사업개발담당 이사, AT&T 기업전략 및 사업개발담당 부사장, 루슨트 테크놀로지 최고전략담당자(CSO)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업체의 요직을 거친 인물이었다. 전 부사장은 재직기간 동안 삼성전자 게임 사업의 상업적 성공과 KT와의 포괄적 제휴를 이끌었다. 또 2000년 3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의 최고기술담당자(CTO)에서 삼성전자의 초대 디지털 미디어 연구소장으로 영입됐던 오영환 부사장도 2003년 회사를 그만뒀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영입한 S급 인재들이 계약만료와 동시에 다시 떠나는 것을 두고 외부 영입인사가 적응하기 힘든 삼성 특유의 문화 영향도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김 부사장을 영입한 직후 이 같은 조직문화를 우려해 “(해외에서 데려온 우수인력을) 나무 꼭대기에 올려놓고 흔들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경고한 일화도 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해외 영입 인재들이 초기에 한국 특유의 조직문화에 이질감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외국의 기업문화는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더 좋은 조건을 찾아 떠나는 것이 일상화된 만큼 이들의 이직을 이상한 시각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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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능력이 뛰어날수록 이직도 쉬운 것 같다.
2. 어떤 사람들은 기술,정보보호 협약 같은 것 때문에 동종업계에 이직도 쉽지 않은 데,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쉽게 옮겨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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