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득 밖에 나가 잠시 햇빛을 쬐다보니 조건반사처럼 이런 생각이 났다.
(과거 회상)
어렸을 때 우리집은 2층 집이었는 데. 2층에 살았었다.
(유치원 ~ 초등학교 4학년 때)
심심할 때면 가끔은 마당에 나가 (2층인데 마당이 있었다.)
햇빛을 쬐면서 앉아있었다.
따뜻한 햇빛.
마당가의 난간에 기대어 길가를 지나는 사람들을 볼 수도 있었다.
(2차선 도로보다 폭이 넓은 길이었는 데. 중앙분리차선같은 건 안 그어져 있었고
그냥 사람과 차들이 섞여서 다녔다. 차보다는 사람이 많이 다녔던 것 같다.)
한가롭게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기도 하고 하늘의 구름을 쳐다보기도 했다.
그 때도 생각은 참 많이 했다.
저 구름은 얼마나 높이 있을 까? 저기 하늘 위로 계속 올라가면 어떨까?
아득하게 뚫어지게 쳐다보면 뭔가 다른 것이 보이지는 않을 까?
저기 걸어가는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무슨 생각을 할까?
한 번 어디로 가는 지 따라가 볼까?
2층에서 집 옥상으로 올라가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는 데.
사다리타는 게 어려워서 자주 가보지는 못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마당에서 세상을 구경하고 있으면
엄마가 아들 잃어버린 줄 알고 빨래나 밥 하다가 나와 보신 일도 있다.
"현성아~ 어디갔니~"
요즘은 주위가 큰 건물로 둘러쌓여있고 햇빛도 안 들어오고
코엑스는 사람들이 지하로만 다녀서 길을 걸어다니는 사람을 구경할 수도 없다.
너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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