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30일 금요일

[기사]기업들 벅스뮤직 잡기 ‘물밑다툼’

기업들 벅스뮤직 잡기 ‘물밑다툼’














SK.CJ.다음.네오위주 닷컴 1위 꿈꿔
벅스쪽 지분매각 전략적 제휴에 무게


“1500만명 회원을 보유한 벅스뮤직을 잡아라.”

국내 최대 무료 스트리밍(실시간 분할전송) 음악사이트인 벅스뮤직을 붙잡기 위해 대기업들은 물론 대형 포털들까지 가세해 치열한 ‘물밑 다툼’을 벌이고 있다. 벅스뮤직은 하루 방문자가 400만명에 이르고 동시접속자 수가 70만명을 넘어, 이 업체를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인터넷 업계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벅스, 누구 품으로=현재 벅스뮤직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업체는 에스케이텔레콤 자회사인 에스케이(SK)커뮤니케이션즈와 씨제이그룹 계열사인 씨제이(CJ)엔터테인먼트, 대형 포털사이트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네오위즈 등 4곳이다.

벅스뮤직 쪽은 공식적으로는 “어느 업체에도 문이 열려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경영권 인수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대기업들보다는, 포털 사이트와의 전략적 제휴 쪽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벅스뮤직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음악사이트 쥬크온을 보유한 네오위즈와 온라인 음반·기획 사업을 하고 있는 다음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0억원 정도에 지분 20%를 넘기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회사 박성환 사장은 “에스케이나 씨제이 쪽도 경영권에 욕심을 내지 않고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얼마든지 협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몇년 안에 1위 닷컴업체로 키운 뒤 해외로 진출하는 게 목표”라며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으면 통째로 팔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벅스 창업자인 박 사장의 지분율은 77%이다. 벅스뮤직은 다음 주부터 가격 협상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트닷컴의 덩치를 키워가고 있는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는 벅스뮤직만 가져오면 단번에 닷컴 1위로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인데, ‘선 지분 참여, 후 인수’도 고려하고 있다. 씨제이그룹도 종합엔터테인먼트그룹의 꿈을 이루려면 벅스뮤직이 절실하다고 보고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 유료화 이후 전망이 변수=협상 과정에서는 벅스뮤직 유료화 이후 잔류 회원 예측치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유료화 이후 회원들이 대거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유료화한 네오위즈의 쥬크온도 회원이 400만명에서 4만~5만명으로 급감했다.

벅스뮤직 관계자는 “전면 유료화보다는 한번 구매한 곡은 인터넷에 저장한 뒤 계속 들을 수 있게 하는 고급 스트리밍과 파일 다운로드 등 일부 서비스에 한해 유료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음반업체들이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하이텔, 한미르, 메가패스 등을 하나로 합친 대형 포털을 오는 7월 초 출범시킬 계획인 케이티 자회사 케이티에이치(KTH)는 ‘사업전망 불투명’을 이유로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터넷 전문가 강호경씨는 “벅스뮤직은 메신저, 카페 등 인기 인터넷 서비스들과 연계도 가능하고, 회원의 충성도를 크게 높일 수 있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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