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잠이 든 날에는 이런 꿈을 자주 꾸는 것 같다.
Vitual Space 속에 내 자신이 존재하는 데, 내가 하는 일은 책을 읽는 것이다.
내 눈 앞에는 책 한 권이 펼쳐져있고 배경은 그냥 까만색이다.
책에는 나의 생각이 그대로 기술되어 있다.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한다.
한 줄 한 줄 읽으면서 내 자신이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다가 꿈에서 깨어나려면 책장에 책갈피를 꼿고 덮으면 꿈 속에서의 생각이 중단되고
깨어 나게 된다.
아직 깰 시간이 아니라면 다시 잠에 들고 책을 다시 펴서 계속 읽는 다.
읽다가 생각이 막히면 다시 읽는 다. 다시 읽으면 방금전에 했던 생각을 다시 할 수 있다.
(그런데 내가 어느 Page를 읽을 지, 어떤 생각을 읽을 지 control할 수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방금전 읽었던 문장을 다시 읽거나, 다음 문장을 읽거나,
책장을 덮는 것 뿐이다.)
프로그래밍을 하다가 잠든 날에는 이런 꿈을 또 꾼다.
책 읽던 거랑 비슷한데. 이번에는 내 생각이 프로그램 코드로 화면에 나타난다.
계속 디버깅하고 추가해 가면서 내 생각을 실행시킨다.
실행하다가 멈추면 내 생각에 문제가 있는 것이니까 오류를 찾고 다시 실행한다.
장기나 바둑을 두는 날에는 장기의 말이나 바둑나라에 사는 사람이 된다.
바둑이 지면 내가 속한 집단도 지는 것이고 이기면 나도 산다.
동료들이 쓰러져가는 것을 보면서 나도 두려워 한다.
내 마음대로 움직이고 싶어서 움직일 수 없고 그 세계의 룰에 맞추어 이동해야 한다.
내 차례가 아니면 갈 수가 없다.
마치 액자형 소설을 읽는 것 같이 꿈 속 세상을 사는 것 같다.
Vitual Space의 관찰자인 내가 책, 프로그램 등의 형태로된 나의 생각들을 관찰(reading, running)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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