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한숨쉬기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는 데.
6살때도 그랬던 것 같다.
그 당시 우리 가족 중에 나를 가장 객관적으로 보고 말해주는 사람은 이모였는 데.
(아빠는 항상 출장 가셔서 한 달에 1번 오셨고 엄마는 자기 자식을 객관적으로 말할 수 없는 사람이다.
고슴도치 자식이잖아. ㅎㅎ)
이모가 내게 자주 하는 말이 몇 개 있었는 데.
"넌 꼬마인데, 왜 그리 자주 한숨을 쉬니?"
"겉모습은 꼬마지만 생각하는 거나 말하는 건 노인이라니깐."
(그 때 이모 나이가 지금 내 나이쯤 되네.)
그 때도 생각을 무진장 많이 하고 비관적, 회의적이고 신경질적이었던 것 같다.
바지 입을 때도 빨리 입으려다가 걸려 넘어지기도 했고
젓가락질이 안되서 화가 나기도 했고
무김치를 깍뚜기처럼 작게 잘라주지 않고 내 손바닥만하게 크게 잘라줘서 쉽게 베어먹을 수가 없어서
짜증도 많이 났다.
(요즘은 작게 잘라먹는 데, 나 어렸을 때는 엄마가 김치도 지금보다 더 크게 잘랐던 것 같다.
너무 작게 자르면 맛이 없다나... 요즘은 작게 자르신다. 20년간 내가 깽판쳐서 얻은 건가;;)
코를 너무 자주 풀어서 헐기도 하고
손톱을 물어뜯어서 항상 피도 났다.
걸을 때도 오른발, 왼발 서로 먼저가려고 해서 넘어져서 무릎이나 팔굽치도 깨졌었다.
(그 뒤로 한동안 반바지를 싫어하게 됐다.)
삼촌이 쓰는 면도기를 나도 써보겠다고 하다가 입술이 다치기도 했고
집에 있는 식기세첵용 세제를 가져다가 물을 타서 비눗방울 놀이도 했다.
비눗방울 놀이는 정말 좋아했는 데. 엄마가 못하게 세제를 위에 올려버렸다.
그 때는 키도 작아서 싱크대까지 손이 닿지도 않았다.
장난감 블럭이나 칼, 야구 방망이를 가지고 놀았고.
6살때 야구나 구기 종목에 관심이 있었는 데, 공만 몇 개 사줬어도 중고등학교 때 많이 했을 텐데.
(엄마한테 날마다 공 사달라고 졸랐다. 야구공.)
6살 때 흥미를 잃은 후로는 학교 들어가서 구기종목을 무서워하게 됐다.
TV만화 프로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봤고
아침마다 우유랑 야쿠르트도 하나씩 마셨다.
(사실 6살 때는 우유는 싫어했다. 양도 많고 맛도 없었다. 주로 야쿠르트만 먹고 도망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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