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짓기'(Name it)에 대해 자주 생각하고 있다.
언어(Language)는 이름 짓기의 확장이라고 할 수 있다.
언어의 발전 과정을 생각해보면 아마도
감탄사 -> 지시(pointing) -> 각 개체의 이름 -> 명사 -> 형용사 -> 부사(부정어 등..)
-> 수량형용사
하지만 추정만 할 수 있을 뿐 음성언어를 연구할 수 있는 data는 없을 테니.
대략 어린이들이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추정해야겠군.
(촘스키의 변형생성문법 책을 읽어 볼까? 유아발달학? 발생학적 기법인가?)
이름짓기와 그 발달 과정을 보면 거기에는 추상화(abstraction)이라는 것이 들어가는 데.
언어와 수학의 공통점이라고 하겠다. (전산학에서도 마찬가지.)
그래서 심지어 Programming Language, automata 시간에는
언어(Language) = 문제(Problem) = 프로그램(Program) = 계산가능(Computable) 이라고 말한다.
(Automata 시간에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쩌면 수학자와 전산학자가 풀지 못한 많은 문제를
인문학에서 먼저 해결할지도 모른다고..)
나는 engineer니까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이름 짓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각각 개체들 뿐만 아니라 이전까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다른 개념에 대해 이름을
지을 수 있다면 이것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셈이 될꺼다. 새로운 사고, 새로운 분야의 창조.
예를 들자면 뉴턴 이전까지 미적분의 개념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을 정리하고 '미분', '적분', '도함수'라고
구체적으로 부를 수는 없는 primitive한 상태였기 때문에 매우 어렵고 흐릿한 개념이었지만
뉴턴이 미적분을 완성하고 현재에 와서 잘 다듬어진 후에는 고등학생이면 누구나 아는 개념이 되었다.
3,4,5의 법칙으로 불리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도 그렇다.
그것을 구체적으로 부르기 이전의 상태에는 단지 직각삼각형의 신기한 성질, 그냥 그것(it) - (what is it?)
단지 세상의 사물을 '그것', '그 때 그것', '내가 말했던 것'이라고 부를 때와
구체적으로 이름을 지어서 부를 때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대수학(algebra)의 발전에서 처럼
(대수학 - 간단히 말해서 변수 x, y 이런 걸 도입한 것. 산수가 수학으로 진보한거라고 보면 된다.)
언어의 분절성, resolution과도 관련이 있다.
색을 나타내는 방법이 다양하고 정밀할 수록 그 언어는 색에 대한 resolution이 큰 것이다.
(이누잇(에스키모)의 언어에는 유채색이 없다.)
이름을 가장 많이 지은 사람은 누구일까? 단순히 갯수로 따진다면 '린네'가 많이 지었을 것 같다.
그는 그 시대에 자신이 발견한 모든 생물종에 이름을 붙였다.
(예 - 호모 사피엔스 린네)
어린 아이들이 엄마에게 곰인형 하나를 막 선물 받았을 때.
그것은 단지 곰인형 한마리에 지나지 않지만 좀 더 자세히 말해서 기껏해야 크고 아이보리색의 곰인형 한마리.
그것에 이름을 짓는 순간 그 곰은 아이의 것이 되는 거다.
길에서 주은 강아지도 이름을 지으면 내것이 되고
들판의 잡초도 이름을 지어주면 그것은 장미가 되고 민들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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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짓는 것과 정확한 걸 좋아해서 그런지 나는 대명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다.
사람들이 자꾸 '그것'이라고 말할 때 나는 너무나 혼란스럽다.
내가 "그게 뭔데?(what is it")"이라고 물으면
사람들은 다시 이렇게 대답한다.
"그거 있잖아. 그거.."(hmm, well. hey, you know~. it. just it.)
@ 나는 모르겠다. (What the hell is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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