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9일 토요일

에버랜드

항상 그런 곳은 부모님과 주간에만 가서 꼬마들이나 가는 곳이라고 생각했는 데,
야간 개장을 이용해보니 그렇지도 않았다.
야간은 역시 연인들의 시간이다.;;a
(비록 나는 아저씨들과 놀이 기구를 타긴 했으나..)


조명도 멋지고 불꽃놀이도 해준다.
분수도 여기저기 많이 있고 어둡기까지 하다.
유치하기 이를 데 없어서 아주 재미있기도 하다.
"호로롱 어쩌고 저쩌고 당신도 마법에 걸렸어요."
"마법의 나라, 애버랜드예요." 등..
알바생의 닭살 멘트.


커플들의 유치한 대화.
"이 오빠가 얼마나 담력이 큰지 보여줄께 냐하하하. 자, 롤러코스터 타러 가자."


그리고 난무하는 비명소리들..
스릴을 즐기는 것보다는 비명 지르는 데 재미를 붙인 이용자가 더 많은 것 같다.


공돌이들에게도 무수한 대화거리를 제공해 준다.
그런 거대한 기계공학적 시설은 대거 건축물, 비행기, 군사용 무기, NASA의 시설이나 입자가속기가 아니면
보기 힘든 것들이니까 말이다.
"롤러코스터는 요즘 너무 빨라져서 좋은 것들은 비행기에서 쓰는 재료를 쓴데."
"G-force를 느껴보자."
"대단한 기계 설비군.. safety factor가 어쩌고 저쩌고 안전성과 가속능력, 각운동량 보존, syncronization, timing..."
"전력 소비량이 크겠는 걸, 기계적 오차나 고전역학적 물리 성질(관성 등..)을 잘 이용해야 겠어."


moving walk도 있어서 다리아프지 않게 정상까지 올라갈 수도 있었고
꼬불꼬불한 길을 다니면서 재미도 느끼고 이동 시간을 늘려서 더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게
만들어 놨다.
대기 행렬(Queue)의 size도 사슬을 통해 쉽게 제어하고 있었고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장치와 interface도 특이했다.


이용권이라는 시스템도 재미있는 것 같다.
어떤 공간을 통과하는 데, 요금을 지불하고,
어떤 경험을 하는 데 요금을 지불한다는 것이 미래 사회(Next society, Age of access)를 실천하고 있다.


자유이용권의 재질도 특이했다.
손목에 종이 비슷한 것을 붙이는 건데,
나중에 뜯어보니 지폐와 거의 같은 재질이었다.
종이가 아니고 천이나 플라스틱을 합성한 것으로 매우 질기고 물과 땀에도 강했다.
가위가 없으면 찟기는 불가능했고 layer가 많아서 벗겨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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