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10일 일요일

수락산

용과 함께 다녀왔다. 지난 주에 같이 갔던 성종이는 결혼식이 있다고 하고
재혁이형은 전화를 안 받고 우영은 귀찮아서 안 가기로 했다.
원래는 도봉산을 가려고 했는 데,
수락산이 좀 더 쉬워보이기도 하고 7호선 가는 길에 사람들이 더 많이
내리길래 그냥 수락산으로 갔다.
이모집 근처라서 이모부와 함께 갈 수도 있었는 데,
그 때는 올라가지 않았었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코스는 단조롭고 돌로 계단을 쌓아놔서
아주 쉽게 갈 수 있는 곳이었다.
절반 쯤 그 코스를 따라 갔더니 너무 지루했다.
그래서 등산 잘하는 아저씨-아줌마 팀을 따라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로 방향을 바꿨더니 관악산보다 훨씬 스팩타클해져버렸다. -0-
관악산은 능선으로 가도 항상 길이 보이고 돌에 홈이 패여져 있는 데,
수락산은 능선을 따라가면 관악산보다 훨씬 험했다.
길이 전혀 없고 거의 60~70도 경사의 바위를 재빨리 올라야 했다.
실수로 떨어지면 30~40m는 추락할 것 같았다.
(관악산은 떨어져도 5m정도 인데..)
어떤 곳은 바위에 모래도 쌓여있고 낙엽도 많이 떨어져 있어서 미끄러웠다.
운동화를 신고 갈 곳은 아니었다.
바위를 기어오르는 데 맞게 제작된 신발이 필요했다.
거의 목숨걸고 다녀왔다.
다행히도 돌 자체는 꽤 거친편이라서 마찰계수가 컸다.
관악산 바위는 손으로 짚고 올라가도 아프지 않은 데,
수락산에선느 바위에 손목이 많이 긁혔다.
콘크리트를 거칠게 부어 만들어놨을 때랑 비슷한 표면이었다.
그리고 관악산에는 험한 곳은 로프도 있고 했는 데, 수락산은 없었다.
관악산에 비해 별로 권장할 코스가 아닌 듯 싶다.


계곡은 숲 속을 걸으니 산림욕하는 기분이고 능선을 따라가야 경치가 좋아지는 데,
관악산만큼 좋지는 않았다. 작은 산이라서 그런가보다.
내려올 때도 길을 몰라서 계곡보다 난이도가 높은 곳으로 내려왔다.
모래가 매우 많아서 미끄럽고 길이 중간에 잠깐씩 없어져서 바위 밑으로
기어가기도 하고 나무뿌리를 잡고 내려오기도 했다.
원래 험한산인데 계곡 쪽은 계단을 놔서 쉽고 다른 곳은 힘든가보다
그 근처 산들이 삼각산이라고 해서 다들 날카롭고 위험한 산들 같았다.
도봉산은 더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입구에서 산 정상까지 거리는 3.9Km니까 오늘도 산을 8Km정도 걸은 셈이다.
지난번보다 다리는 덜 아프고 발목은 좀 더 아프다.
매일 헬스를 해서 다리는 좀 더 세지고 산이 험해서 발목은 더 많은 충격을 받은 것
같다.
등산화를 살 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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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 모임, 아침식사
10시 : 출발
11시 : 7호선 수락산 도착
2시 : 정상 도착
4시 : 하산 완료
5시 : 집


산에 다녀와도 요즘 친구들은 다들 저녁에 모임을 가지니까 친구들이랑 노는 대도 별 지장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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