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가 흔들린다 | |
12일 KAIST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김희정 의원(한나라당)은 “2004년 KAIST 박사과정 학생의 24.2%, 2003년에는 23.6%가 제때 졸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통상 4년 만에 졸업하지 못하는 ‘연차 초과’ 학생은 기숙사 배정이나 장학금 수여, 학생 수당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김의원은 “박사과정 학생들이 과다하게 프로젝트를 수행하느라 정작 개인 연구를 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KAIST는 예산 중 절반 가까이를 프로젝트 연구사업비로 충당하고 있다. 전체예산 중 연구사업비의 비율은 2001년 40.2%에서 2002년 41.9%, 2003년 46.6%, 2004년 47.4%로 증가하고 있다. KAIST가 이처럼 연구사업에 몰두하는 것은 정부의 미흡한 지원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강성종 의원에 따르면 학생 1인당 연간 지원비가 미국 MIT의 경우 2천4백82만원이지만 KAIST는 92만원으로 20분의 1 수준이다. 자퇴생도 많다. 2000년부터 2004년 8월까지 5년간 학부 91명, 석사과정 124명, 박사과정 211명 등 총 426명이 자퇴했다. 전체 학생(학부·석사·박사과정)의 연도별 자퇴자 수는 2000년 80명에서 2001년 76명, 2002년 78명으로 줄더니 2003년엔 114명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들어선 지난 6월까지 78명이 자퇴해 2003년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교수 1인당 학생의 비율도 17.6명이나 돼 과학영재 산실이란 이름이 무색하다. 미국의 하버드대(8.2명), 스탠퍼드대(10.2명), MIT(10.6명)에 비해 1.5배에서 2배가량 높다. 1인당 도서수(단행본 기준)도 29권으로 스탠퍼드대(703권)의 24분의 1, MIT(259권)의 9분의 1 수준이다. 200권인 포항공대에도 훨씬 못미친다. 지난 8월 KAIST 대학원 총학생회가 실시한 ‘대학원 연구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학원생 중 55%가 미래에 대한 비전이나 희망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당연한 귀결이다. 김의원은 “KAIST가 당초 설립 목적에 따라 세계적인 인재를 양성하려면 대학원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과 박사논문 주제와 관련없는 프로젝트를 제한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정 과학전문기자〉 |
2004년 10월 12일 화요일
[기사]KAIST가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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