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19일 월요일

다른 사람 평가하기.

나는 회사의 말단 사원이라 다른 누군가를 평가할 입장은 아니다.
오히려 모두에게 평가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그런데도 혼자서 이 사람 저 사람 평가하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나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과 선배들이 나를 평가하는 것처럼 나도 그들을 관찰하고 평가한다.


그들은 어떤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는 지, 어떤 일은 잘했고, 어떤 일은 부족했는 지,
누구와 성향이 비슷하고, 누구와 함께하면 일을 잘하고 못 할지..
하나 하나 발견해가고 있다.


어떻게 보면 참 웃기는 짓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함으로써 나는 주인의식을 조금이라도 더 가지고 리더쉽을 기르는 데도 조금은 도움을 받는 다.
성공론 책 중에서 이런 말을 하는 곳이 있다.
"성공하는 사람이 되려면 CEO처럼 생각하는 신입사원이 되라."


나는 신입사원이지만 CEO, CTO처럼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가 팀장이라면 CEO, CTO라면 어떻게 했을 까?
저 상황에서 가장 올바른 판단이었나? 뭐 이런 것들을 항상 생각해본다.
때로는 팀장급 회의에 발언권은 없지만 observer로 참석해서 그들의 의사결정과정을 구경하기도 한다.
(우리 회사의 장점은 모든 회의는 아니지만 일부 팀장급 회의에 observer로 참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뭐 요즘은 내가 참석할 권한이 주어진 회의가 없지만 올해 초에 하나 있었다. 매주 1시간씩 구경할 수 있었다.)
- 네 일도 아닌 데, 왜 일은 안하고 주제넘고 쓸데없이 그런 회의에 들어가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내 능력에 비해 야망이 큰 사람이다. (이것은 비극일수도 있고 희극일 수도 있다.)


그것은 자신의 시야를 넓혀주고 나중에 manager가 되었을 때, 당황스러움을 줄여줄 수 있다.
준비된 지도자가 될 수 있게 해준다. 나는 내 자신이 남보다 부족한 리더쉽을 그런 식으로 보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단기적으로도 상사의 성향을 잘 파악하면 나와 잘 맞는 사람들을 찾아서 그들과 같이 일을 할 수도 있고
동료들과 cowork를 할 때 더 원만해 질 수도 있다. 그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니까.
(내가 생각하는 '이해'라는 무조건 'yes', '네 맘대로 해라.', 가 아니다. understand와 negotiation을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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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내가 막내라서 항상 그들에게 평가받아야 하고 질문을 하고 그들의 시험에 대답해야지
반대로 그들을 평가하고 그들을 시험하고, 질문에 대답해 주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는 두 가지 다 했으면 좋겠다. 물론 그들을 평가하고 시험하는 것은 그들이 모르게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평가하고, 혼자 간직하고 있으려고 한다.), 질문에 대답해 주는 것도 그들이 마음상하지 않게 조금만 해줘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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