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살 꼬마 현성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아기곰 푸우였다.
그것 다음으로 좋아한 책은 정글북,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40권짜리 전집으로 있었는 데.
유난히 그 책을 가장 자주 봐서 닯도록 본 것 같다.
책장도 점점 뜯어지고, 접히고 난리였다. 누가봐도 그 책을 가장 많이 봤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였다.
10~20페이지 밖에 안되는 동화책이라 보는 데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하루에 2~3번씩 봤다.
아기곰 푸우를 좋아한 이유는 그림이 가장 예쁘고 동글동글한 캐릭터들 밖에 안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쁜 사람도 없다. (그 동화책에서는 그랬다.)
그 다음은 정글북이 좋았는 데, 아기곰 푸우와 배경이 비슷한 숲속이라서 그랬고
거기에는 호랑이라는 악역이 한 마리 나와서 아기곰 푸우보다는 덜 좋아했던 것 같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그 때는 좀 어려운 책이었다.
(사실 지금 봐도 이해 안될 듯.;;a)
난해하고 논리적이지 않은 일들이 마구 전개되서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신데렐라도 유명한 책이라 한 두번 봤는 데, 계모 왕비가 너무 끔찍해서 자주 보지는 않았다.
심리적으로 분석해보면 정신상태가 불안할 때, 계모 왕비가 내게도 사과를 줄지 모른다는 공포가 있었다.
(남자 아이인데, 공주병이 있었나?)
그리고 동양에서 아기를 삼신할머니가 준다면 서양에서는 팰리칸이 부리에 아이를 담아서 각 가정에 배달해
준다는 미신이 있는 데, 그 책은 펼쳐 보지도 않았다. 미운 오리 새끼와 그 책에서는 새가 나오기 때문에
그 때도 나는 새를 너무나도 싫어했다. 유치원 때 광주 시민 공원에 비둘기들에게 밥을 주러갔을 때도
다른 꼬마들은 재미있어 있는 데, 너무나 무서워서 도망치려고 했고
(사실 너무 무서워서 움직일 수도 없었다. 비둘기가 사람들을 에워싸니까.)
그보다 더 어린 5살 때 새들을 박제해 놓은 것을 유리창 너머로 봤을 때도 너무 무서웠다.
너무 어려서 부모님께 새가 싫다고 표현할 수가 없어서 그냥 막 떼를 썼다.
(어른들은 어린 아이들의 생각이나 표현을 너무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
여섯살 때 했던 행동들이 지금하는 행동들을 대부분 설명해주는 것 같다.
지금도 집에 곰, 사자, 호랑이, 강아지 인형들을 가끔 하나씩 사다 놓는 다.
친근감이 있어서 좋다.;;a
새를 여전히 싫어하는 것도 마찬가지이고
신데렐라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인간 캐릭터가
그리 좋지 않았던 것처럼 사람 닮은 인형이 싫다.
(단백질 인형이나 구체관절인형, 바비 인형 등...)
여섯살 때도 책을 좋아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집에 꼬마가 볼만한 책이 많지 않았다. 우리 집안은 좀 처럼 책을 사지 않는 집안이니까.
답글삭제친구집에 가면 항상 블럭 쌓기 놀이를 하거나, 거기 있는 동화책을 빌려보곤 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