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에 있어서 가시성도 상당히 중요한 것 같다.
회사에 와서 내가 맡은 일들은 거의 대부분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라서
매우 의욕을 상실하고 있다.
리팩토링, Package화, scripts 자동화, monitoring 툴, P2P presence server,
문자열 처리, filter 관리, pagerank, link popularity 관련 data processing 프로그램..
뭐 이런 것들을 했는 데.
내가 뭘했는 지 모르겠다. 별로 티가 나지 않는 일들만 했고 내가 한 일 중에 50%이상은 그대로 사장 되버렸다.
지금 하고 잇는 일도 그렇다. 지난 2개월간 이것저것 시도를 해봤지만 누구에게 말할만한 진전은 하나도 없다.
굳이 자신을 위안해보자면 '이 방법은 효과가 없다.', 정도의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 이런 저런 많은 것을 배우고 있긴 하지만 너무 고통스럽다.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프로젝트는 너무 힘든 것 같다.
마치 내가 하는 일은 연구소의 프로젝트와도 비슷한 면이 있다.
항상 뜬구름 잡기 식이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뿐이다. 실패할 가능성도 너무 크다.
이런 식이라면 나중에 연구자가 된다고 했을 때, 더 커다란 암흑과 혼란은 어떻게 극복할 지 모르겠다.
내가 보기에 대부분의 과학자는 30년간 연구를 해도 그리 도움이 되는 성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들은 어떻게 그 세월을 견뎌야 할까?
재미는 있지만 세상에 도움이 안된다면 얼마나 슬플까?
염산에 황산을 섞어보고, 별짓 다 해보지만 아무것도 새로운 것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차라리 내가 의사라면 환자가 나아가는 것을 보고, 돈을 버는 재미에 살고,
영업직이라면 내 물건이 누구에게 팔리고 새로운 계약서가 작성되고 하는 재미에 살텐데..
검사라면 오늘도 악의 무리들을 하나 잡았다는 기쁨이 있을 테고..
아무튼 내가 하는 일이 재미(흥미)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성과나 결실이 없어서 너무 괴롭다.
에디슨은 전구 하나를 성공시키려고 한 10,000번의 실패는 어떻게 감수했을 까?
지겹지도 않았을 까? '이것도 안되는 군'이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어떻게 했지?
티코 브라헤는 20년간 하늘의 별을 보면서 종이에 점만 찍었는 데, 어떻게 감당했을 까?
그는 관찰만 죽도록했지 아무 결과도 얻지 못했다. 물론 브라헤의 제자가 결실을 맺기는 했지만
자신은 죽을 때까지 아무것도 얻지 못했는 데, 후회되거나 고통스럽지 않았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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