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24일 토요일

[기사]고기압 + 푄현상 `압력솥` 더위

(::바닷가 포항이 내륙 대구보다 기온 높아::)

10년만에 찾아온 살인적인 더위가 온나라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장마가 끝나자마자 지난 19일부터 대부분의 지방에서 섭씨 30∼ 38도의 고온을 기록했고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되는 열대야 현상 도 계속되고 있다. 바닷가 포항 지방이 내륙 대구보다 높은 기온 을 기록하는 이상현상도 보이고 있다. 7월 들어 제주도 지방의 열대야 발생일은 24일 현재 10일이나 된다. 최악의 폭염이 찾아 왔던 지난 1994년 같은 기간의 열대야 발생일(16일)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다. 1994년 7월1∼24일의 열대야 발생일은 대구 14일, 서울 11일, 강릉 7일 등이었다. 올 7월 현재 대구엔 6일, 서울엔 1일, 강릉엔 5일 동안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지 난해 같은 기간에는 열대야가 단 하루도 발생하지 않았었다.

◈푄 현상과 동고서저 기온분포〓이번 더위는 특히 강릉·속초 등 동해안 지방을 강타, 동고서저형 기온분포가 계속되고 있다. 이는 습기를 머금은 남서 내지 서풍이 산맥을 넘어가면서 고온건 조한 바람으로 바뀌어 기온을 끌어올리는 ‘푄 현상’ 때문. 23 일 서울의 낮최고기온은 33.2도였으나 강릉은 36.2도로 3도 높았 다. 지난 20일에는 서울의 낮최고기온이 26.8도에 머물렀으나 강 릉은 7도 가까이 높은 33도까지 치솟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 만 동쪽에 위치한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남 부지방을 중심으로 고온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또한 우리나라 부근 1.5㎞ 이상 상공에도 서해상을 중심으로 더운 공기가 위치 하고 있어 북극으로부터 찬공기를 끌어내리는 강풍축(제트기류) 이 북위 40도 부근에서 남하하지 못하고 있다”며 더위의 원인을 분석했다.

◈ 짧은 장마, 지루한 더위〓기상청의 예보대로 올해 장마는 유 난히 짧았다. 중부와 남부지방은 평년(32일)보다 8일이나 짧은 2 4일만에 장마가 끝났다. 특히 제주 지방의 장마기간(6월24일~7월 11일)은 18일로 평년(33일)보다 무려 보름이나 짧았다. 강수량도 예년(296㎜)보다 65% 적은 104㎜에 그쳤다. 제주도는 연일 30도 를 웃도는 고온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농작물 가뭄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23일부터 가뭄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일주일째 계속되던 더위는 이번 주말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잠시 주춤하겠 다. 그러나 27일부터 다시 기온이 상승해 다음달 중순에나 평년 수준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일본과 중국에 각각 위치하고 있는 고온대가 합쳐지거나 확산·이동할 경우 지난 1994년과 같은 최악의 폭염이 나타날 수도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이렇게 될 확률이 그리 높은 것은 아니지만 가능 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24일 밤늦게 서울·경기, 강원 영서 및 충북 지방을 중심으로 시 작된 비는 일요일인 25일 제주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지방을 적시겠다.

24∼25일 예상 강수량은 서울·경기와 강원, 서해 5도 등지 20∼ 50㎜, 강원 영서의 많은 곳은 70㎜ 내외이며 충청과 전북, 경북 지방은 10∼40㎜의 비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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