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25일 일요일

선불제와 후불제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선불제와 후불제.
(그 이외에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일시불제에서 지불 시점에 대해서만 언급하자.)


선불제는 공급자에게 주도권이 있다.
먼저 돈을 받고 물건을 나중에 주기 때문이다.
반면에 후불제는 소비자에게 주도권이 있다.
먼저 물건을 받고 나중에 돈을 주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물건이 맘에 들지 않았을 때, 후불제가 더 recall하기 쉽다.
물건을 돌려주면 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선불제라면 물건을 다시 보내고 돈도 다시 돌려 받아야 하기 때문에 참 불편하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후불제를 선호한다.
후불제로 지불할 수 있다면 더 쉽기 때문에 더 많이 산다.
그것을 이용한 예로는 신용카드(credit card)가 있다.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선불제로 사더라도 신용이라는 buffer를 통해 후불이 가능하다.
카드사에 지급하는 시점이 1개월간 딜레이되고 '지급 취소'라는 방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일부 통신 판매 업체에서도 후불제를 시행하고 있다.


후불제를 위해서는 공급자에게 큰 자신감이 필요하다.
돈을 떼일 위험이 적은 시장에서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래서 수도, 전기, 가스, 전화, 도로 통행료 같은 곳에서만 쓰일 수 있다.
그것들은 생필품에 해당하고 infrastructure이기 때문에 안 쓸 수가 없다.
그리고 거의 독점 시장이라서 원래 주도권이 공급자에게 매우 편향되어 있다.

댓글 1개:

  1. 숙박시설을 이용할 때도 사용자에게는 후불이 유리하다. 그래야 원래 계약기간보다 짧은 기간동안 묶었을 때도 돈을 적게 지불할 수 있다.

    미리 일주일치를 지불하고 3일만 묶으면 나머지 4일치를 돌려받기 매우 애매하다.

    테니스 강습을 받을 때도 선불보다 후불이 유리하다.

    (사실은 그래서 선불강의보다 후불강의가 더 비싸다. - 우리 동네 테니스 강습이 그렇다.;;)

    선불주고 배우면 강사가 성의없어도 돌려 받을 수가 없는 데, 후불이라면 다음에 안 나가면 되니까 더 잘 가르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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