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29일 목요일

부담스러운 선물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방법 중에 하나는 부담스러운 선물을 주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자면 강대국이 약소국에게 항공모함 1대를 제공한다고 하자.
항공모함은 약소국을 지켜줄테지만 항공모함 1대의 유지비는 약소국이 가진 재산보다는
크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거절하면 강자의 성의를 무시한 것으로 간주되어 외교적 문제가 되고
받아들이면 도저히 국가를 유지할 수가 없다.


비슷한 예로 강대국들은 약소국을 침범할 때 우선 선교사나 자원봉사자를 파견시킨다.
그들은 도움을 주기는 하지만 사실 매우 성가신 선물이다.
강대국의 입장에서는 개화, 자원봉사, 도움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약소국의 문화, 정치적인 면을 많이 건드리기 때문이다.
(빤스만 입어도 행복하게 잘 사는 사람들에게 바지를 입힌다거나..)
그렇다고 선교사나 자원봉사자를 내쫓을 수도 없다.
그들은 매우 신앙이나 의지가 강해서 쉽게 나가지도 않는 다.
강제로 내보내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그걸 빌미로 강대국은 약소국을 침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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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비약해서 보자면;;a


요즘 CEO님이 팀장님들에게 사준 PDA도 그럴 수 있는 것 같다.
PDA는 참 신기한 물건이지만 적응하기도 힘들고, 불편한 점도 참 많다.
기록의 민첩성을 보면 메모지보다 떨어진다.
그렇다고 안 가지고 다닐 수도 없다. 상사의 성의를 무시한 셈이니까.
기존에 다른 기종의 PDA를 가지고 다니던 사람도 새 PDA에 적응해야 한다.
예전 기종이 익숙하지만 선물 받은 걸 바로 팔 수는 없으니까..
(예전 껄 팔아야 한다.;;a 덕분에 회사 내의 다른 사람들이 싸게 산다는 잇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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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아무튼 이제는 내 차례인가.
팀장님이 한 달간 나보고 그 PDA 쓰란다.
한 달간 고장 안내고 써야 할텐데, 막상 하루 정도 이것저것 깔고보니 더 할 일이 없는 것 같다.
무슨 기능있나 분석은 거의 다 했고.. 뭐 재미있는 게 없을 까? 잘 활용해 봐야 할 텐데.
(필기인식은 꽝이고 터치스크린 타이핑은 너무 느리다.)
출퇴근 시간도 짧으니까 PDA 볼 시간이 없다.
남들처럼 지하철을 30분이상 탄다면 심심할 때 좋은 장난감이 되겠지만..
흠.. 휴가 때 버스 오래타니까, 그 때 써볼까나..
(한 달이라고는 말했지만 확정적인 기간도 아니고 내일이라도 팀장님이 회수해 갈 수 있다.
 나는 단지 주인의 말(horse)을 잘 기르다가 가끔 눈치보면서 타고 내놓으라면 줘야하는 하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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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담스러운 선물의 예로는 술도 있다.
나는 술이 독이라고 생각해서 공짜라도 안 먹는 데, (먹은 뒤 24시간 동안은 condition 제로다.)
그들은 자신들이 큰 선물을 베푸는 데, 왜 거절하는 지 매우 불쾌해 한다.;;

댓글 1개:

  1. 대지주가 소작농에게 개간하기 힘든 돌밭을 주는 상황도 비슷하다.

    돌밭은 어차피 대주주가 경작하기 귀찮아 버려둔 것인데, 소작농이 지어본다니 싼값에 빌려주면 되고 그럼 그동안 소작농은 돌밭을 잘 정리하고 관리해서 좋은 땅으로 바꾼다.

    소작농이 잘 바꿔두면 내년에는 안 빌려주거나 더 비싼 값에 빌려주면 된다는 말씀.

    부지런하고 그 돌밭이 아니면 굶어죽을 소작농 덕에 지주는 쉽게 이득을 본다.

    소작농이 돌밭 개간을 포기하고 그냥 굶어죽어버려고 지주는 별 손해가 없다. 원래 버린 땅이었는 데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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