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25일 일요일

친구 사귀기(Friends)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어렸을 때 친구를 많이 사귀어 두렴."
"진정한 친구는 어렸을 때 만난 친구야."


일단 어렸을 때는 다양한 친구를 사귈 수 있다.
그 친구가 나중에 부자가 될 수도 있고 거지가 될 수도 있다.
다른 지역에 살 수도 있다. 아군이 될 수도 있고 가끔은 적이 될 수도 있다.
어른이 되면 만날 수 있는 사람의 범위가 줄어든다. 지금 내가 만나는 사람의 80%는 프로그래머이다.
같은 부류의 사람들 밖에 만날 수가 없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일주일에 5~6일은 프로그래머 밖에 만날 수가 없다.
MSN에 로그인해있는 사람이 많지만 하루 종일 로그인하는 사람은 프로그래머 밖에 없다.
보는 눈이 좁아진다. 사용하는 어휘가 줄어든다. (물론 깊이가 깊어지는 점은 있다.)


어른이 되서 만나는 사람들은 나와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 뿐이다.
아무 이유없는 만나는 사람은 얼마되지 않는 다. 겨우 수영장 같은 반 맴버 정도가 있을 뿐이다.
그들도 내게 잘 말을 걸지는 않는 다.
회사 동료가 커피나 술을 사줄 때도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왠일로 사는 거야? 왠일로 보자고 했어?"
뭔가 부탁할 일이 없으면 내가 msn으로 말을 거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학교 다닐 때는 다르다. 심심해서 말을 걸고, 그냥 같이 놀려고 말을 건다.
나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경우도 적다. (물론 숙제를 해달라거나 하는 사람도 있지만.)
딜레마적인 상황도 적다. (정보를 빼달라던지 하는 식의...)


그것은 단순한 기간의 문제가 아니다.
10년을 사귄 친구라고 해도 10살 ~ 20살까지 사귄 친구와 20살 ~ 30살까지 사귄 친구는 매우 다르다.


그리고 친구를 사귀는 비용에 있어서도 큰 차이가 있다.
학교에 다닐 때는 돈이 들지 않는 다. 친구를 만나는 것은 그냥 생활의 일부분이다.
수업시간에는 짝꿍이 있고 점심 시간에도 밥을 같이 먹는 친구가 있다.
길을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같이 이야기를 하면 되고
저녁에는 룸메이트와 이런 저린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어른이 되면 친구를 만나기 위한 절차와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미리 스케쥴을 챙기고 약속을 잡아야 하고 물리적인 특정 장소로 이동을 해야 한다.
그동안 부족했던 commmunication 장벽을 넘기 위해 안부를 많이 물어야 하고
달라진 어휘를 맞춰야 한다. (vocabulary redefine)
상당한 돈을 지불하고 커피점이나 팥빙수 가게에 가야 한다.
저녁을 사먹을 때도 조금은 좋은 레스토랑에 가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렸을 때 많이 사귀라고 말하고
대학 다닐 때 이성친구도 사귀라는 이유가 그런 것 같다.
(회사 와봐라.. 아줌마, 아저씨들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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