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18일 일요일

기술과 시장

솔직히 작년까지만 해도 software engineering, marketing은 말장난이라고 생각했다.
방법론이라는 것들이 다들 그런식인데, 만약 내가 학교를 계속 다니고 바로 대학원에 진학했다면
지금도 그렇게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다.


길지는 않지만 1년 반 동안의 경험이 내 생각을 조금은 바꾸고 있다.
학교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는 것들을 말이다.
올해 초까지는 기술의 트랜드를 잘 따라가는 팀에 있었고 요즘은 시장의 트랜드를 잘 따르는 팀에 있다.
기술과 시장이 각각 어떻게 변하는 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지난 번 있었던 팀은 기술은 앞서가는 데, 시장과는 멀리 떨어져있는 팀이었고
이번 팀은 시장은 잘 읽고 있지만 기술은 예전의 것을 쓰고 있다.


여러 팀을 다니면서 그런 점을 비교 할 수 있어서 좋다.
한 곳에 오래 있어서 얻는 장점은 적응시간이 줄어들고 숙련도가 높아진다는 점이고
몇 곳을 돌아다니게 되면 숙련도가 올라갈 수는 없지만 타성에 젖지 않을 수 있다.
두 곳 중에 한 곳에만 계속 있었다면 아마 시장과 기술 두 가지중 어떤 것도 제대로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아무튼 그렇다고 계속 팀을 옮길 생각은 없다. 다음에는 좀 장기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면 좋겠다.)


내년에 복학을 하게 된다면 아무튼 공부를 계속 해야 겠다.
그리고 지금은 2년만큼의 가치를 얻어서 가야겠다. 연봉이나 인센티브에서 얻은 것은 그리 큰 것이 아니다.
(많이 주면 좋은 거지만..;;)
그런건 과외나 부모님이 몇 천 만원 더 부자인 사람이라면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학교에서 공부를 할 때는 도대체 이건 어디에 쓰는 걸까? 저건 왜 배우는 걸까? 하는 궁금한 점들이 많았다.
공학은 실생활과 떨어져서 생각할 수가 없다. 그래서 공부가 더 지지부진 해졌던 것 같다.


회사에서 배운 스킬들이나 언어의 문법이나 작은 팁들이 수백개 모인 것도 큰 것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역시 나중에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떤 습관을 가져야 할까? 그런 것들을 더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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