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작년까지만 해도 software engineering, marketing은 말장난이라고 생각했다.
방법론이라는 것들이 다들 그런식인데, 만약 내가 학교를 계속 다니고 바로 대학원에 진학했다면
지금도 그렇게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다.
길지는 않지만 1년 반 동안의 경험이 내 생각을 조금은 바꾸고 있다.
학교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는 것들을 말이다.
올해 초까지는 기술의 트랜드를 잘 따라가는 팀에 있었고 요즘은 시장의 트랜드를 잘 따르는 팀에 있다.
기술과 시장이 각각 어떻게 변하는 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지난 번 있었던 팀은 기술은 앞서가는 데, 시장과는 멀리 떨어져있는 팀이었고
이번 팀은 시장은 잘 읽고 있지만 기술은 예전의 것을 쓰고 있다.
여러 팀을 다니면서 그런 점을 비교 할 수 있어서 좋다.
한 곳에 오래 있어서 얻는 장점은 적응시간이 줄어들고 숙련도가 높아진다는 점이고
몇 곳을 돌아다니게 되면 숙련도가 올라갈 수는 없지만 타성에 젖지 않을 수 있다.
두 곳 중에 한 곳에만 계속 있었다면 아마 시장과 기술 두 가지중 어떤 것도 제대로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아무튼 그렇다고 계속 팀을 옮길 생각은 없다. 다음에는 좀 장기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면 좋겠다.)
내년에 복학을 하게 된다면 아무튼 공부를 계속 해야 겠다.
그리고 지금은 2년만큼의 가치를 얻어서 가야겠다. 연봉이나 인센티브에서 얻은 것은 그리 큰 것이 아니다.
(많이 주면 좋은 거지만..;;)
그런건 과외나 부모님이 몇 천 만원 더 부자인 사람이라면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학교에서 공부를 할 때는 도대체 이건 어디에 쓰는 걸까? 저건 왜 배우는 걸까? 하는 궁금한 점들이 많았다.
공학은 실생활과 떨어져서 생각할 수가 없다. 그래서 공부가 더 지지부진 해졌던 것 같다.
회사에서 배운 스킬들이나 언어의 문법이나 작은 팁들이 수백개 모인 것도 큰 것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역시 나중에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떤 습관을 가져야 할까? 그런 것들을 더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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