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어떤 박사 학위 중인 선배가 내게 조언을 했다.
산업기능요원보다는 전문연구요원이 낫다고.
어차피 사회에 진출할 것이라면 산업기능요원으로 낮은 연봉을 받은 후 대학원 학위 후 다시
들어가게 되면 산업기능요원 때의 경력은 거의 인정 받지 못하고 대학원 졸업자의 경력만 인정받는 것이 되고
반대로 대학원 졸업시 전문연구요원이 되서 취직하면 같은 나이에, 대학원 학위 + 전문연구요원 기간의 경력도 인정받고 같은 기간동안 벌 수 있는 돈과 지휘도 전문연구요원이 낫다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산술적으로 봤을 때 그 조언은 타당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 더 큰 걸 얻었다고 생각한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 지 조금 더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그 액수보다 큰 기회를 얻었다. 더 젊은 나이에 유학을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병역이 해결되서)
더구나 유학을 가면 우리 나라처럼 쓸데없는 대학원공부를 하지 않아도되고 기간도 더 짧은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왜 이리 긴지 모르겠다. 석사, 박사 꼬박 2년, 4~5년 채우고도 교수님이 더 부려먹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참 바보같은 나라이다. 대학원생들을 데려다가 비서나 알바생, 심부름꾼, 우체부 같은 걸로 부려먹고 있다. 그러고도 이 나라의 실업률은 높다. 예전처럼 사람이 없어서 그들이 학문과는 관련없는 업무를 하는 게 아니라, 세상이 비효율적으로 돌아가서 그런 일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