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2일 금요일

[기사]이명박 시장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






이명박 시장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
[오마이뉴스 조호진/신미희 기자]













▲ 이명박 서울시장이 지난 5월 31일 새벽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청년·학생 연합기도회'에 참석, '서울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봉헌서를 낭독하고 있다.
ⓒ2004 기독교TV(www.cts.tv) 화면
이명박 서울특별시장이 최근 한 기독교 행사의 봉헌식에서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골자의 봉헌서를 직접 낭독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이번 행사는 기독교TV를 비롯, 행사에 참여한 대형교회의 자체 방송을 통해 방영됐다. 봉헌이란 교회에서 신자들이 미사·성사 집행·전례, 또는 심신 행위와 관련해 자발적으로 바치는 일종의 예물을 뜻하는 말이다.

서울 소망교회 장로인 이 시장은 평소 종교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개인 자격이 아닌 서울시장 명의로 대규모 종교 행사에 참석, 직접 '서울 봉헌'을 공표한 것은 직위 남용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다.

이 시장은 '서울의 부흥을 꿈꾸는 청년연합'이 지난 5월 30일 밤 9시부터 31일 새벽 4시까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주최한 '청년·학생 연합기도회'에 참석해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서울을 하나님께 드리는 봉헌서'를 직접 낭독했다.

이 시장은 봉헌서를 통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거룩한 도시이며, 서울의 시민들은 하나님의 백성"이라며 "서울의 회복과 부흥을 꿈꾸고 기도하는 서울 기독청년들의 마음과 정성을 담아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고 다짐했다.

이번 봉헌서는 '서울특별시장 이명박 장로 외 서울의 부흥을 꿈꾸며 기도하는 서울 기독청년 일동'이란 명의로 작성됐다. 특히 이 시장의 직함인 서울특별시장을 별도로 적시, 개인 차원의 참여가 아님을 한눈에 알 수 있으며 봉헌서 표지에는 서울시 공식 휘장까지 새겨 있다.

교계, 2007년에는 대한민국을 봉헌할 계획도 선포















▲ 이명박 시장이 낭독한 봉헌서.
ⓒ2004 '도깨비뉴스' 게시판
'Again 1907 in Seoul-서울에서 예루살렘까지'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교파를 초월, 서울지역 대형교회와 청년선교단체 등에 소속된 1만여명의 청년들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룬 종교집회이다.

주요 참가단체는 광림·충신·온누리·여의도순복음·왕성·사랑의 교회 등 서울시내 100여개 교회와 예수선교단·순회선교단·한국대학생선교회(CCC)·청년목회자연합(Young 2080) 등 20여개 청년선교단체 등이다.

특히 수도 서울의 영적 회복을 기치로 내건 이번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기독 청년들은 이 나라의 도덕적 위상을 바로세우고 영적 회복과 부흥을 위해 우리의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서울 기독청년 선언문'도 채택·발표했다.

한편 '서울의 부흥을 꿈꾸는 청년연합'은 올해 행사를 통해 서울의 영적 회복뿐 아니라 세계 대부흥을 일으키는 도화선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따라서 '서울의 부흥을 꿈꾸는 청년연합'은 내년, 후년에도 이같은 행사를 치르는 데 이어 2007년에는 대한민국을 하나님께 봉헌하는 전국적 행사를 개최하겠다고 선포했다. 2007년은 17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해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대형교회의 이같은 행사가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둔 이명박 서울시장의 정치적 행보와 맞물린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특히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이 시장의 봉헌서 낭독과 관련, 개인의 종교행위를 넘어 다른 분야의 종교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적절한 처신으로 비판하고 있다.

또 아무리 상징적인 표현이라 할지라도 서울시장이 서울시를 '봉헌한다'는 특정 종교행사에 선언자로 직접 나섰다는 것은 공직자 윤리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대형교회들의 경우 비판적 여론을 의식한 듯 자체 홈페이지에 걸었던 이번 집회 동영상을 폐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시장측 "개인적 종교활동을 왜 비종교적 관점에서 해석하는가"














▲ 이명박 시장이 봉헌서를 낭독하고 있는 가운데 행사 참가자들이 열광하는 모습.
ⓒ2004 '도깨비뉴스' 게시판
그러나 이 시장측은 개인 차원의 종교활동을 비종교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목영만 서울시 비서실장은 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종교인 장로로서의 종교 행위와 서울시장으로서의 행정행위는 별개"임을 강조하며 "개인의 종교 활동을 어떤 의도를 갖고 기사화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목 실장은 이 시장의 이번 행사 참여에 대해 "개인적으로 근무 외 시간에 참석한 것인데 크게 문제될 게 있느냐"며 "행정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닌 종교적 행위 자체를 다른 시각으로 해석하는 게 더 이상하다"고 말했다.

또 '수도 서울을 바친다'는 봉헌사 낭독에 대한 지적과 관련, 목 실장은 "'사랑'이라는 기독교 정신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에 다름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시장의 직접적인 설명을 듣겠다는 요청에 목 실장은 "이번 건으로 (이 시장이) 기자와 직접 통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연결을 거부했다.

다음은 이명박 서울시장이 직접 낭독한 '서울을 하나님께 드리는 봉헌서' 전문이다.

<서울을 하나님께 드리는 봉헌서>

흐르는 역사 속에서 서울을 지켜주신
하나님의 사랑과 섭리하심에
감사와 영광을 돌리며,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거룩한 도시이며,
서울의 시민들은 하나님의 백성이며,
서울의 교회와 기독인들은
수도 서울을 지키는 영적 파수꾼임을 선포하며,

서울의 회복과 부흥을 꿈꾸고 기도하는
서울 기독 청년들의 마음과 정성을 담아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합니다.

2004년 5월 31일
서울특별시장 이명박 장로
서울의 부흥을 꿈꾸며 기도하는 서울 기독청년 일동






























2007년에는 대한민국을 하나님께 바치자?
시민들 "올바른 시정 수행자세인지 모르겠다"

이명박 시장의 봉헌이 단순한 종교행위를 넘어 시장 직위를 남용한 부적절한 처신였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2007년 대선을 내다본 정치행보와 연관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는 가운데 시민들은 불교 등 여타 종교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번 집회를 보도한 기독교TV 최현정 기자는 방송 멘트에서 "(주최측이) 2007년에는 대한민국을 하나님께 봉헌하는 전국적인 기도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또한 참석자 중 일부는 2007년 대선을 암시하는 듯한 표현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일부 대형교회가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정권호(32·회사원)씨는 1일 "장로라고만 했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봉헌서에 서울시장 직함과 휘장까지 새겨서 바친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며 "왜곡된 종교행위를 넘어 2007년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행위로 볼 수밖에 없으며 이는 다른 종교활동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강호(33·서울시 강서구)씨는 1일 "시장이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하는 게 과연 올바른 시장의 시정 수행자세인지 모르겠다"며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야 할 선출직 공무원이 다른 종교를 위축시키는 행동을 한 게 답답하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 시장이 청계천 복원과 시청광장 조성, 종교행사까지 대형 이벤트를 선보였는데 앞으로는 무엇으로 시민들을 혼란스럽게 할지 걱정"이라고 꼬집었다. / 조호진 기자
/조호진/신미희 기자 (tajin@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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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대한민국 서울공화국이 종교국가가 되었는 지 모르겠다.
개인적인 믿음은 자유지만 이명박은 시장이지 성주가 아닌데,
어떻게 도시를 특정 종교의 신에게 바칠 수 있는 거지?
곧 있으면 부시처럼 전라민국이나 경상도국에 성전(holy war)을 선포할 지도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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