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촘스키,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 1, 2/ 데이비드 마사미언 인터뷰·강주헌 옮김/ 시대의창 펴냄·각 권 1만원 | ||
"권력은 절차로 내용 지배
옮음·그름의 기준은 '공익'
저항·투쟁만이 문제 해결"
이라크, 북한, 쿠바…. 미국이 이른바 ‘불량국가’로 분류하고 수십년 간 경제 제재와 위협, 심지어 침략전쟁까지 서슴지 않았던 나라들이다. 그러나 노엄 촘스키는 오히려 국제질서 위에 군림하면서 국제규범을 무시하는 미국이야말로 국제사회의 ‘불량국가’라고 규정해 부시 행정부의 심기를 건드렸다. 2000년 쓴 <불량국가:미국의 세계 지배와 힘의 논리>라는 책에서다.
1928년생인 촘스키는 자신이 태어난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대학에서 언어학·수학·철학 등을 공부했다. 나이 서른일곱에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의 석좌교수가 됐고 지금까지 쓴 저서만 70여권, 논문은 1천편에 이른다. 그의 ‘생성문법이론’은 현대 언어학의 한 획을 그은 탁월한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그의 관심사는 언어학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철학·인지과학·심리학뿐 아니라 정치·경제·역사·사회·문화·사상 등 거의 모든 분야를 넘나들며 세상에 대한 진지한 성찰로 학문적 성과를 쌓아왔고 실천적 열정을 불살라왔다. 세계 평화와 인류의 진보적 가치를 억압하는 오만하고 횡포한 권력의 정반대편에는 항상 그의 신랄한 비판과 투쟁이 있었다. 인류의 양심을 대변하는 진보적 학자이자 행동하는 양심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유다.
촘스키가 이 책에서 옳음과 그름을 가르는 기준은 ‘공익’이다. 그는 공익을 생각하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촘스키 자신은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런 기준에서는 좌익과 우익의 구분도 별 의미가 없어진다. 그는 “(공익 대신) 정치권력에 탐을 낸 레닌주의자들은 많은 점에서 극우에 가깝다”고까지 비판한다.
그럼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세계적인 석학이 제시하는 방법은 뜻밖이리만치 단순하다. 그는 “끊임없이 저항하고 투쟁하는 것”이라고, “인식을 행동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마법의 열쇠’는 없다는 것이다. “삶 자체가 그렇듯이 우리는 뭔가를 하면서 배워갑니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조직을 만들어보십시오. 그러면 새로운 문제가 생기고 새로운 해법과 전략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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